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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ye> 슬픔의 전주곡이 공포를 감싸 내린다. 디 아이
gamequen 2002-08-15 오전 1:24:49 846   [2]
  세상에는 많은 귀신들이 있다. -실제 있는 지는 당연히 필자도 알 수 없다.- 귀신에 대한 총체적인 정의를 내린다면 어떨까.. 살아 있지 않지만 움직이는 존재? 그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귀신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동양의 귀신과 서양의 귀신은 확연히 다르다. 동양의 귀신은 거의 하얀 소복을 입고, 입에서 피를 흘리며, 긴 머리를 소유하고, 신체의 어디 한 부분이 사라져 있거나 하여 비정상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아이러니컬 하게도 동양의 귀신은 슬쩍 겉보기에는 살아 있는 사람과 별반 다른 것이 없어서 더 무섭다. 반면 서양의 귀신은 살아 있는 사람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표현된다. 흡혈귀 처럼 송곳니가 날카로워 사람의 피를 빨아 먹는 특정 행동(?)을 한다든지, 망토 같은 것을 쓰고 날아 다닌다. 귀신이라기 보다는 유령에 가깝다. 그러나 서양의 공포영화에서는 귀신의 존재 보다는 아예 다른 세계에서 온 생물체, 즉 외계인을 유령보다 더 흔하게 다룬다. 아니면 귀신 인척 하지만 결국에는 끔찍한 살인자-그냥 평범한 인간-이거나, 원래의 모습을 알 수 없는 악령을 표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서양의 귀신과 동양의 귀신. 어느 귀신이 더 무서울까.. 라는 질문을 한다면 정말 우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영화 속 귀신들은 사람을 놀래키기 위해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과 영혼'에 등장하는 귀신은 아름다운 사랑을 지키려는 귀신, '자귀모'에 등장하는 귀신은 사람의 일상과 다를 바 없는 귀신, '크리스마스의 악몽'에 나오는 귀신은 귀여운 귀신, '천녀유혼'에 등장하는 귀신은 아름다운 귀신이다. 그러나 역시 귀신 영화의 골자는 '무서움' 이다. 일본 영화 '링'이 그렇고, 한국 영화 '가위''폰''여고괴담', 미국 영화 '오멘''엑소시스트''사탄의 인형'이 그러하다. 사람들은 급작스러운 공포에 신체내에서 어떤 화학 작용이 일어나고 그 때문에 무서운 영화를 보면 소름이 돋으면서 시원함을 느낀다는 데 그때문에 공포 영화는 여름 시즌인 7~8월에 주로 몰리고 사람들 또한 여름이 되면 습관적으로 공포 영화 한편을 찾곤 한다. 공포 영화의 광팬인 필자에게 일본 영화 '링' 이후 놀라움과 무서움을 안겨준 영화는 딱히 없었다. 전무 후무하게 최고의 공포 영화 였던, 길게 비명을 질러 제꼈던 공포 영화 '링.' 보고 나면 왠만큼 간이 부은 사람도 무서워 한다는 입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디아이'란 영화. 과연 간이 퉁퉁 부은 필자에게 이 새로운 영화는 또 다른 공포를 안겨 줄 수 있을 것인가.

  문은 각막이식수술로 19년만에 처음으로 눈을 뜬다. 그러나 붕대를 푼 날 가장 먼저 본 건 검은 그림자. 아직은 뿌연 세상이라 그녀는 하찮게 넘겨 버린다. 하지만 그림자를 본 날은 늘 항상 누가 죽는다는 걸 알게되고,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세상이 보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에게는 조금 특이한 행동을 하는 일반인들... 이제까지 눈을 떠 본적이 없어 그것이 정상이라 믿었던 그녀는 어느 순간 그것이 정상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고 그녀는 무서움에 떨면서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 와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유를 찾아 나선 문과 와. 그것은 눈 주인이었던 링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귀신이 보이는 밝은 세상과, 아무것도 모르는 어두운 세상중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영화에서 강조되는 것은 바로 '눈'이다. '눈'은 외부를 인식하는 매개체 이며, 다른 어떤 기관 보다 먼저 우리에게 세상을 알게 해 주는 연결 통로이다. 물론 우리 몸 자체의 여러가지 감각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입체적으로 받아 들이지만 세상의 슬픔을 알고, 아름다움을 알고, 공포를 알고, 그 외의 여러가지 감정을 느끼게 해 주는 첫번째 통로는 바로 '눈'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 대부분은 어두운 곳에 혼자 남겨 질때의 감정을 그리 유쾌하게 여기지 않는다. 어둠속에 혼자 남겨진 대부분은 밝은 곳으로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며, 약간의 두려움, 촉각, 후각 등에 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영화속 주인공은 다르다. 그녀는 눈을 얻어 새로운 세상을 본다. 그것은 일반인에게 보이는 평범한 세상이 아니라 귀신들이 보이는 별세계 이다. 눈을 뜨는 자체는 행복하나 여러가지 감정이 복합되어 다가와야 할 눈을 통한 세상이 온통 무서운 것만 가득한 세상인 것을 알게 되는 그 순간 오히려 다시 눈이 안보이는 예전을 그리는 문. 그것은 필시 일반인들의 욕구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신선한 소재, 어떻게 보면 심오하기까지한 소재를 디아이는 그렇게 맛깔나게 소화해내지는 못한듯 하다.

  물론 디아이에 등장하는 귀신들은 충분히 관객들을 긴장시키고, 공포에 빠져 들게 한다. 다리가 없어 슬슬 미끄러지는 귀신들, 다리가 공중에 떠 있는 귀신들, 급기야는 문에게 달려 드는 귀신들까지 관객들은 변형된 형태의 귀신들을 보면서 공포를 느낀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디아이에 등장하는 수많은 귀신들은 엄청나게 무서웠다고 할수는 없다. 우리가 공포영화에서 항상 보아 왔던 많은 귀신들. 그리고 그 귀신의 변형에 조금도 더하거나 모자란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많은 공포 영화에서 귀신들을 보아 오지 않았는가?-특히 디아이에 등장하는 저승사자는 잘 나가는(?) 무서운 귀신들에게 외려 상처를(?) 주는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네 한국 사람들은 저승사자라고 하면 검정색 두터운 도포에 검정색 갓을 쓴 무섭고 험악한 표정의 부채 하나 들고 있는 그 옛날 근엄한 양반 형색의 저승사자를 그린다. 그러나 팡 형제의 저승사자는 스판 소재의 옷을 입은 흐릿한 형태의 팹시맨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팹시맨 같은 저승사자의 형태가 가끔씩 남들 소리 지를때 키득 키득 웃는 요인이 되어 버린 이상한 -적어도 필자의 눈에는 우스웠다.-형태의 저승사자...

  또한 디아이는 '눈'을 통해서 라는 아이러니컬한 의미를 담은 좋은 소재에도 불구하고 영화 후반으로 들어설 수록 너무나 상투적인 모습으로 관객에게 실망을 안겨준다. 재작년 겨울 비디오로 보았던 한국 영화 '가위'와 '디아이'의 링의 상황 설정은 너무나 흡사하다. 그나마 필자는 가위 라는 영화를 상당히 무섭게-귀신이 상당히 무섭게 나와서 며칠동안 잠을 제대로 못 이루었던 것으로 기억된다.-보았고, 내용 구성도 꽤 괜찮다고 생각했기에 그나마 '디아이'라는 영화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공포를 느껴 보고픈 관객에게는 한참을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기 십상일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만든 팡 형제와 영화 소개 코너에 등장하는 '영화 시작 1분을 놓치지 말라~!그 순간을 놓치면 당신은 후회하게 될것이다.'라는 의미 심장한 말도 막상 닥치고 보면 영화와는 별로 관련이 없는 '무서운 영화를 접할 준비가 되셨는가?' 라고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쇼'에 불과하여 내심 기대를 했던 나에게는 허무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이 영화가 공포를 줄수 없었던 것은-이건 순전히 개인 적인 차이이다. 무척이나 무서워한 분들 역시 많다.-등장하는 귀신이 무섭지 않다거나 팹시맨 같은 저승사자가 우스워서가 아니다. 각막 기증자를 찾아떠나는 문과 와의 마지막 20분은 공포와 함께 슬픔을 선사한다. 나는 알고 있는데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나는 절실한데 사람들은 이해해 주지 않는다. 나는 다급한데 사람들은 너무도 태평하고 무지하다. 나는 최선을 다하지만 그들은 태평한 극과 극의 대치 상황. 그러나 소수는 항상 외롭고 고립된다. 문도 역시 그러하다. 그렇게 마지막 슬픔의 전주곡은 지난80여분간의 무시무시한 귀신에 대한 공포를 한순간에 감싸안아 버린다. 슬픔의 강도가 가슴속에 너무나 찌릿하게 전해져 버린 나머지 무서움도 잊어버린 그순간 더이상 디아이는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게 된다.-이것이 필자에게는 가위라는 영화와의 겹침 때문에 슬픔의 강도가 덜 했다는 것은 열외로 하자- 그때는 이미 팹시맨 같은 저승사자도 더이상 우습지 않다. 너무나 아련한 슬픔이 도로를 온통 채우고 있고 나는 이미 그 한가운데서 같이 슬픔을 받아 내린다...

  디아이는 한마디로 말해 공포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지는 못했다. 공포영화라면 어디서나 등장하는 많은 귀신. 그리고 상투적인 결말과 상황설정. 또한 '눈'을 통한 공포 라는 먹음직스러운 소재를 그렇게 잘 버무려 내지 못했다는 데서 훌륭한 공포영화라는 찬사를 듣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공포 영화를 극장으로 보러 가는 이유는 공포의 극대화와 그로 인한 알게 모르게 느끼는 희열일 것이다. 그렇다. 상투적인 귀신들이지만 일상생활에 보이지도 느낄수도 없는 귀신들을 영화속에서 몇번이고 새로이 다시 태어나게 하는 상황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적어도 얼마동안은 영화속 무서운 장면과 관련된 일상의 소품에 대해서 무서움을 느끼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인 것이다. 내가 인간이란 것을 느끼기 위해서는 죽음과 극도의 공포를 알아야 한다 했던가? 한여름밤 마다 우리를 찾아 오는 공포영화. 두려움에 눈을 가리고 스크린을 피하고 싶다면 이미 공포 영화 관람은 물건너 간 것이다. 눈을 떠라~! 그리고 등장하는 귀신들을 충분히 즐겨라~!

p.s www.freechal.com/game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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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이(2002, The Eye)
제작사 : Applause Pictures / 배급사 : 코리아 픽쳐스 (주)
수입사 : 코리아 픽쳐스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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