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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유 캔 카운트 온미>가족을 그려낸 수작 유 캔 카운트 온 미
killdr 2001-12-11 오전 1:43:43 839   [2]
  연락이 없어서 걱정되었던 동생이 온다고 편지가 왔다. 가뜩이나, 새로온 은행 지점장이 깐깐해서, 아이를 픽업해오는 것도 봐주지 않는데, 참 기쁜 소식이다. 그렇게 새미는 동생 테리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어릴때 부모님이 급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신후 둘이 의지하며 살아왔던 그 동생을.

  그러나, 그렇게 돌아온 동생은 돈을 요구하고 떠나려 한다. 거기다 감옥에까지 갔다 왔다고 한다. 떠나려고 했지만, 사정상 누나인 새미집에 머문다. 그러면서 아버지없는 조카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 하게 되고. 그러나, 그것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아이에게 잘해주려고 친아빠를 찾아 주려다 오히려 아이에게 훨씬 큰 상처를 주고 만다. 그래서 새미와 테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데.

  이상이 이 영화 [유 캔 카운트 온미 You Can Count On Me]의 이야기이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갈등은, 남달리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던 두 남매의 오랜만의 재회와 서로 다른 삶의 방식때문에 생기는 필연적 갈등을 보여주는 이 영화의 이야기는, 그 사실적 표현만큼이나 사실적인 해결을 보여준다.

  아이를 당구장에 데리고 들어가는, 엄마 모르게 아이 아버지를 찾아가서, 그 아이 아버지때문에 상처받은 아들을 생각해, 분명히 사랑하면서도 동생을 떠나게 한다. 사랑하는데 헤어져야 하는것, 그렇다고 특별히 일이 있어서 헤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떠나가는 사람을 잡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말로는 꺼낼 수 없는 누나 새미, 남고 싶어도 그곳이 남을수가 없는 곳이라는 것때문에 계획도 없이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동생 테리의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가족이기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가 그렇게 해피엔드로 끝나진 않는다. 그것이 비록, 씁쓸하고 맘에 들지 않는 결말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일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많이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서로에게 안타까운 손짓을 하면서 헤어지는 장면이 주는 "삶"이란 말의 의미와 그 삶에 가장 중요한, 아니 중요했던 "가족"의 의미를 동시에 관객에게 던져준 감독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그리고, 또 다른 갈등.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는 새미와 은행 지점장, 그리고 오랜 친구 밥의 삼각 관계이다. 임신 6개월이나 된 부인을 두고 있는 지점장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새미와의 술자리에서 섹스 파트너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격정적으로, 시간을 가리지 않는 그 둘의 관계는 지속되어가고.
  작년에 새미가 결혼을 원했을때 청혼의 시기를 놓치고, 다른 남자가 생긴 시기에(물론 밥은 모르지만) 느닷없이 청혼을 하는 눈치없는 밥. 정말 사랑하면서도,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져가는 새미를 보며 안타까워하는 그들의 모습. 불륜이란걸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새미. 그리고 그런 불륜의 관계가 회사내에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곧바로 다시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들. 그러자 다시 밥에게 마음이 돌아서는 새미.

  이렇게, 늘 일상적이고 변함없는 하루하루의 삶에 다가온 변화. 하나는 사랑하는 동생이고 다른 하나는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오다 깊이 빠져버린 직장 상사이다. 그런 변화는, 몇년동안 별다른 변화없던 그녀의 삶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그런 흔들림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섭다고, 새미도 영락없는 그 꼴이다.

  처음 동생이 온다는 편지를 받았을때 기뻤던 그 기분은 이미 사라져버렸고, 이제 자신의 아이에게 상처를 남겨준 사고뭉치 동생의 존재가 버겁다. 그래서 떠나라고 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떠나가는 동생을 보며 가슴아픈것은 어쩔수 없이 가족이라는 굴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가족이란 말이 주는 일상성과 특별함이 함께 어우려져 화면에서 보여지는 것은 기쁜 일이다.

  어딘가, 갈곳이 없는 동생이 버스에 오른다. 잡고 싶은데, 떠나는 것을 보고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남매간이면서도 서로 살아가는 방식이 너무 다르기때문에 생긴 일일 것이다. 그것을 되돌리려고 해봐야 소용없음을 둘은 서로 잘 알고 있다. 차창으로 멀어지는 누나의 모습. 멀어져가는 버스의 뒷모습에 손을 흔드는 누나의 모습.

  그들은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서로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떠나가고 떠나보내지만, 그리고 슬프지만, 언젠가는 다시 만날 날이 있다는 것을. 그것이 가족이라는 것을. 아무리 말썽을 피우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어도, 가족이란 것이 그렇게 인연을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해피엔드가 아니면서 해피엔드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영화 유 캔 카운트 온미(You Can Count On Me)는 어떻게 영화를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극적 긴장감 없이 이어져가는 이야기의 전개로만 보면 확실히 재미있는 영화라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힘들다. 반면, 미국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시기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그 가운데에서 보여지는 가족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한 간접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주는 깊은 느낌을 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어떻게 보느냐, 어떤것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총 0명 참여)
jhee65
가족을 그려낸 수작   
2010-09-0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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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캔 카운트 온 미(2000, You Can Count On Me)
제작사 : Cappa Production / 배급사 : 디지털네가
수입사 : 디지털네가 / 공식홈페이지 : http://www.youcancounton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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