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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이지만 곁에 두고 싶지 않은... 블루 재스민
ldk209 2013-10-09 오후 6:08:47 1066   [0]

 

매력적이지만 곁에 두고 싶지 않은... ★★★★

 

영화의 형식은 현재와 과거가 계속 교차하며 진행되긴 하지만, 이를 시간 순서대로 간략히 정리해보면, 뉴욕에서 상위 1%의 삶을 누리며 화려하게 살던 재스민(케이트 블란쳇)은 남편 할(알렉 볼드윈)의 바람으로 이혼을 한 후, 곧이어 경제적으로 파산까지 겪은 후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여동생 진저(샐리 호킨스)를 찾아 캘리포니아에 도착한다. 경제적으로 파산했지만 재스민은 여전히 상위층의 삶을 누리려 하고, 평범하게 사는 진저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시궁창 같은 현실에 힘들어 하던 어느 날, 다시 자신을 고위층의 삶으로 이끌어 줄 드와이트(피터 사스가드)를 만난 재스민은 새로운 활력을 내기 시작한다.

 

뉴욕을 떠나 오랫동안 유럽에서 영화를 만들던 우디 앨런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완전히 돌아왔다고 느껴지지 않는 건 아무래도 영화의 대부분이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블루 재스민>의 간략한 이야기를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비비안 리 주연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우디 앨런이 따로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예전부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무한 애정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분명 <블루 재스민>은 우디 앨런식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일단 반갑다. 다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근작으로 오면서 유럽에서 만든 우디 앨런의 영화들은 영화라기보다 마치 관광청 홍보 가이드 영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로마 위드 러브>. 그랬던 우디 앨런이 간만에 미국에서 만든 <블루 재스민>은 우디 앨런식 유머와 함께 오래 전 그를 떠올리는 시니컬함이 듬뿍 묻어나, 결국 가슴이 싸해지는 느낌을 안겨준다. 아, 도대체 이 노인네의 우물 깊이는 어느 정도기에 그렇게 퍼내도 여전히 맑고 신선한 물이 담겨져 나오는 것일까.

 

무엇보다 <블루 재스민>은 뛰어난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캐릭터의 묘미를 지켜보는 맛이 제일 크다. 당연히 그 중에서도 갑 오브 갑은 케이트 블란쳇의 재스민.(벌써 다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몸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상류층의 느낌이랄지, 여동생 등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사람들을 향해 자연스럽게 나오는 무시한다는 느낌은 오싹할 정도로 생동감이 넘쳐난다.

 

이야기도 흥미진진해서 재스민의 화려했던 과거와 곤궁한 현재의 대비, 정반대 가치관을 가진 재스민과 진저의 대비, 드와이트에게 하는 재스민의 거짓말, 나아진 삶을 꿈꾸는 진저의 몸부림, 뭔가 감춰진 재스민의 과거사 등 몇 가지 주요한 가지들이 강물이 넘실대듯 유려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말 그대로 신묘의 재능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 아무리 현실이 곤궁해도 재스민이라는 캐릭터는 별로 걱정이 안 된다. 좀 얄밉긴 해도 이런 캐릭터는 분명히 어느 골빈 남자(?)가 구원해 줄 것이며, 그럴만한 매력이 있다. 실제 옆에 있다면 짜증나고 싫겠지만 말이다. 반면, 마음이 기우는 건 여동생 진저다. 그토록 헤쳐 나오고 싶어도 결국 그 자리로 돌아가는 우리네 삶이 그녀에게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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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재스민(2013, Blue Jas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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