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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도 허락되지 않은 남자 이야기 무산일기
aizhu725 2011-05-02 오후 4:34:25 917   [0]

무산일기The Journals Of Musan, 2010)
그 무엇도 허락되지 않은 남자 이야기
마지막 결론이 참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화면이 검게 페이드아웃 되더니 정적이 흐르고 고 정승철 군에게 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이 올라가는. 이게 끝이야? 탈북자들의 삶이 그 어떤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루하고 비참하게 끝나는 것인가 싶어서 안타까웠다. 황당한 결말만큼 충격적으로 다가왔다고나 할까.
아이러니함에 조소가 나오는 대화들(콕 찍어서 적고 싶지만, 머리가 좋지 않아서 듣고 다 잊었다). 교회와 사회의 부조리함. 우리가 흔히 요령, 심하게는 사기라고 표현하는 행동과 대화들이 지나치게 원칙적이고 우직한 승철에 의해 까발려지고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승철의 행동은 한숨이 나올 정도로 우직하고 답답하다. 탈북담당 형사가 옷도 좀 제대로 챙겨입고, 머리도 정리하라고 하는데 말 안 듣고. 친구한테 옷 빌려입고. 친구가 몰래 훔친 바지 절대 안 입고. 그게 맞는 거긴 한데 영화상 굉장히 답답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성가대의 숙영의 뒤를 밟다가 노래방을 하는 것을 알게 되고, 전단 붙이는 일은 힘들기도 하고, 늘 자기네 구역이라고 텃세 부리는 사람들 때문에 돈도 제대로 못 챙겨받고, 노래방에서 알바 하는 중에 특유의 답답함으로 짤린다.
그 후에 교회 기도모임에서 탈북자임을 밝히고 숙영이의 동정심이라고 해야 하나. 같이 성가대도 하고, 노래방에서 다시 일하게 된다. 그러나 편의점에 맥주 찾으러 가던 중에 강아지에게 남은 육포를 먹이고 다녀오다가 강아지가 차에 치여 죽은 걸 보게 된다. 애정을 쏟아붓던 유일한 안식처, 강아지마저 죽어버리고. 영화는 막을 내리고, 결국 그 남자는 아무것도 가질수 없었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였다. 너무 현실적인. 감독과 친구였던 사람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처절한 그들의 삶이 겪어본 사람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지 않았을까 싶다. 정착지원금도 나오고 한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살 줄은 몰랐다. 한편으로 고위간부로 있던 사람들은 남으로 내려와서도 보복 당할까 정부에서 보호해주고 한다는데 남한이든, 북한이든 뭔가 한따까리 했던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잘 사는 걸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북한에서 물건 훔치고, 사기 치고 했던 사람은 결국 남한에 잘 살러 와서도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기에. 북에서도 잘 살던 사람은 교육 받은 것도 있고, 다른 문물이나 생각들을 접한 게 있어서 남쪽에서도 비슷하게 적응하며 살 수있는 게 아닐지.
그러면서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한민족이 하나가 된다는 아주 당위적이고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한편으로 문구로만 다가오는 가슴벅찬 내용 말고. 현실적으로 그들을 수용할 수 있을까? 지금도 이태백, 사오정 등 취업의 문제가 만만치 않고, 20대가 주로 하던 주유소마저 퇴직한 50대들이 성실함을 무기로 뺏어가서 20대는 알바자리 마저 줄어들고 있어서 세대간 일자리다툼도 생기는데 통일이 되면, 새로운 일자리 갈등이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2010년에 본 여성연출가들의 공연에서도 느꼈던 부분이다.
아무튼, 무산. 원래는 지명이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비빌 언덕 하나 없는 산이 없는 사람이 된 남자의 안타까운 이야기. 가슴에 묵직하게 뭔가가 내려앉아버렸다. 통일을 할 거면, 통일비용도 미리 준비하고, 통일세가 됐든 다른 방법으로 재정을 건실히 모아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휴전을 종전으로 선언하고 아예 다른 나라로 나가든. 무언가 결판을 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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