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김빠진 첩보 스릴러 투어리스트
sh0528p 2010-12-19 오후 11:20:00 651   [0]

 

아무리 훌륭한 재료라도
어떤 요리사가 만드느냐에 따르다.

 

 

 

영화는 배우의 비중이 중요하지만 배우만으로 좋은 영화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현존 최고의 남녀 배우라고 꼽기에 충분한 두 배우가 출연한다. 단지 몸값만 비싼게 아니라 비싼만큼 흥행도 보장하는 배우라는 점에서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높고 그런 만큼  <투어리스트>는 개봉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행복한 영화(?)였다.

 

그러나 <투어리스트>는 그런 기대감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작품이다.

최고의 섹시남으로 뽑힌 경력의 조니 뎁. 그러나 그는 멋지고 깔끔한 배역을 고집하기 보다는 실험정신 넘치는 영화에서부터 흥행을 염두에 둔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소위 특급 배우다. 그런 그에 파트너로 전혀 손색이 없는 안젤리나 졸리는 넘치는 카리스마에 섹시함까지 겸비한 무한 아우라를 뽐내는 배우가 아니던가.  그런 그들이 보여주는 첩보 로맨스는 화려한 배경과 어울려 잘 어울리는 그림을 선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도시가 선사하는 환상의 영상만큼 이들의 로맨스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두 배우가 어울리는 모습만으로도 한폭의 영상미학이 될 수 있음에도 왜 이들의 로맨스는 빛을 발하지 못할까? 바로 그점이 <투어리스트>가 가진 치명적인 약점이다. 최고의 배우가 아무리 명연기를 펼치더라도 영화는 연출의 미학인 예술이다. 이들은 주어진 대본과 상황에 맞는 연기를 펼치는 연기자이지 연출자처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창조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각본과 연출자가 달라 서로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하면 그것도 아니다.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각본에까지 참여했기에 자신만의 철학에 빠져 각본의 핵심을 놓치며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실제로 <투어리스트>의 각본은 영화를 보면서 참 괜찮은 각본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게 한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를 이용하지만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그 남자 또한 자신이 미끼로 이용당했음을 알았어도 그녀를 위해 목숨을 건 모험을 한다는 스토리는 낭만적인 로맨스와 함께 남자의 운명이 어떤 결말을 맞을 지 그리고 대체 애초 이런 상황을 만든 비밀의 인물은 누구일까라는 미스테리가 잘 접목된 이야기 흐름을 갖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 보자.

 


우선 영화 초반 여자를 추적하고 문제의 인물인 알렉산더와 엘레제 (안젤리나 졸리)의 상황은 마치 007처럼 비밀 작전을 보는 듯한 긴장감을 갖게 한다. 실제로 007 본드였던 티모시 달튼이 출연해서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 그리고 엘리제가 기차에서 프랭크에게 다가가 시작되는 로맨스는 <비포 선라이즈>에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모습과 흡사하다. 마치 우리가 낯선 기차 여행에서 꿈꾸는 누군가와의 로맨스처럼 이들의 모습은 가슴 두근거리는 로맨스의 풍취가 진하게 흐른다. 그러다 상황이 꼬여 금융범죄 수사대와 자신의 돈을 찾기 위해 직접 나선 악당과의 꼬인고 뒤틀린 기묘한 상황은 토니 스콧 감독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처럼 복잡한 상황이 꼬여가다 한번에 정리되는 카타르시스도 느껴질만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투어리스트>는 최고의 배우라는 훌륭한 재료를 이미 검증된 레시피를 이용한 요리방법에도 불구하고 결국 김빠진 맛을 낸 요리로 결말을 맺는다. 탄산음료에서의 탄산이 핵심인 것처럼 이 영화에서 알렉산더의 정체는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그것 하나가 최고의 핵심이 될 정도로. 그럼에도 그 비밀은 영화 초반부터 보인 상황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는 치명적 실수를 한다. 그러다보니 알렉산더의 베일이 벗겨지는 그 순간 이미 김빠진 탄산 음료를 먹는 느낌을 주며 영화의 하일라이트를 미리 알고 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타인의 삶>은 인생에서 꼭 봐야 할 작품이라 생각할 정도로 진한 감동을 받은 작품이었다. 자유가 억압받던 시절 누군가를 감시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듣고 감시했던 인물이 상황이 변해 마주하는 결말은 쉽게 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긴장감과 기나긴 여운을 남긴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투어리스트>에선 그런 느낌을 좀처럼 받을 수 없었다. 두 영화가 같은 감독이란 점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넘치는 김장감과 신비스러운 로맨스가 적절히 배합된 첩보 로맨스가 될 수 있었음에도 감독 특유의 '촉'이 사라진 <투어리스트>는 김빠진 탄산음료를 먹는 딱 그런 느낌이었다.


"에필로그"
 조니뎁과 안젤리나 졸리도 <타인의 삶>을 연출한 감독을 믿었기에 출연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감독에 대한 기대가 컷다.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큰 것일까... 영화 엔딩 타이틀에서 'Muse - Starlight'를 듣게 된 점은 놀랍고 반가웠지만 이 노래를 들었다고 영화에 대한 평가가 바뀔 정도는 아니었다. 

 


(총 0명 참여)
1


투어리스트(2010, The Tourist)
제작사 : Spyglass Entertainment, Studio Canal / 배급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수입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9608 [투어리스트] 베니스의 아름다움...안젤리나 졸리의 매력에 뭍히다. s921601 10.12.27 975 0
89560 [투어리스트] [투어리스트] 무언가 빼먹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sch1109 10.12.21 1117 0
현재 [투어리스트] 김빠진 첩보 스릴러 sh0528p 10.12.19 651 0
89551 [투어리스트] 두 사람만으로도 화끈한! ohssine 10.12.18 502 0
89540 [투어리스트] 베니스의 모험과 낭만을 위하여. macbeth2 10.12.16 470 0
89525 [투어리스트] 조니 뎁..예전으로 돌아와 줘요 pskwin 10.12.14 883 0
89502 [투어리스트] 로망액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everydayfun 10.12.09 775 0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