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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이 될뻔한 안타까운 가위질의 졸작. 바빌론 A.D.
kaminari2002 2008-10-08 오전 1:23:44 15993   [0]

용두사미의 전형을 보여주고만 '바빌론 A.D'. 이 영화의 결말이 허무하다는 것도 알고 보러 갔고, 원작인 '바빌론 베이비'라는 소설이 있다는 것도 알고 보았고, 마티유 카소비츠의 영화이면서 안타깝게도 미국배급사의 수많은 가위질로 인해 160분짜리 영화가 90분짜리 액션영화로 살아남을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고 보았다.

바빌론 시대에 신이 되고픈 인간의 욕망으로 '바벨탑'을 세워서 하늘에 도달하려한 인간의 괘씸함은 신의 노여움을 사, 그들을 갈라놓고 각각 다른 언어를 주어 소통을 못하게했다는 '바벨'신화. 그 시대만큼 높은 고층건물을 세워가며 이제는 인간의 과학으로 인간배아까지 해나가며 신의 영역에 도전해가려는 영화속 '바빌론 시대'. 인간배아로 태어난 '오로라'를 두고, 또한 과학의 힘으로 동정녀의 몸으로 아이까지 잉태하는 그녀를 두고 '기적'의 면에서 종교적으로 이용하려는 '뉴라이트'와 그것을 막으려고자하는 창조자이자 과학의 편인 그녀의 아버지. 오로라를 두고 종교와 과학의 입장에서 대립하는 그들. 많은 걸 상징하지않나 싶다.

이런 설정과 내용들, 정말 괜찮다. 성경과 신화적 내용을 액션 블럭버스터에 끼워넣어 내용과 볼거리를 동시에 잡으려는 마티유 카소비츠의 꿈과 야망은, 아쉽게도 처참한 실패로 끝난듯하다. 원본인 160분짜리가 있으니, 본작인 90분짜리중에 무려 70분이나 걷어냈다. 영화반편의 분량이다. 과연 덜어낸 분량이 붙음으로써 더 괜찮은 영화가 될런지 확신은 못하지만, 적어도 붙어있는쪽이 지금보다 욕은 덜 먹지 않을까 싶다.

영화속 너무 많은 압축과 생략과 가위질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내용들. 왜 그녀가 국경을 넘어가면서 바이러스이자 무기가 된다는 얘기가 나오는지, 왜 두 패가 배치하여 서로를 공격하면서 그녀를 차지하려했는지, 마지막으로 그녀의 엄마라는 뉴라이트 군단은 쫓아오다가 마는건지 등등등 아무리 원작을 알거나 본인처럼 어느정도 내용과 그 속에 의미를 인지하고 갔더라도 이해안가는 부분이 많다. 이 부분들은 감독말마따나 덜어낸 70분의 서사부분에 있지않을까 싶다.

이 영화가 성경과 바빌론적 신화를 텍스트한 것은 내용을 보면 알수 있다. 동정녀 마리아가 아이를 잉태한 내용은 영화속 '오로라'를, 그녀가 2살때부터 9개국어를 했다는 것은 '바벨'탑 신화로 언어가 갈라진 세계를 그녀가 하나로 이끌 존재라는 것을 암시하고, 그녀가 낳은 아이 둘 흑인과 백인은, 마리아가 낳은 예수의 존재가 흑인이냐 백인이냐 하는 논란을 보여주는 듯 두 명의 흑백인종이 나오기까지 한다.

'바빌론 A.D'라는 제목도 바빌론 기원 후 라는 의미의 [Anno Domini]로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세상이 그 기원전과 후로 나눠진다는 기독교 성서의 내용으로, 내용상으론 영화 속 '오로라'가 낳은 두 아이의 존재가 그 세계의 뭔가 희망적인 존재로 비춰진다는 의미로 그렇게 지은듯하다. 다만, 원작인 '바빌론 베이비'가 영화속 '오로라'를 말하는건지, 아니면 그녀가 낳은 두 흑백 쌍둥이를 말하는건지는 조금 아리까리하다. 어쨌든, 이러한 모든 내용들을 이 90분짜리 영화를 보고서 그 누가 알겠는가?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영화의 맹점이다.

'바빌론 A.D'라는 제목은 사람들에게 뭔가 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할것 같지, 아무도 감독의 그런 의도를 파악하고 가지않는다. 그래서 뜬금없는 쌍둥이의 출산과 어이없는 결말은 관객들에게 벙찐감만 제공해주고만다. 이 영화가 막대한 프랑스 자본으로 유명 프랑스 감독과 다수의 유명 프랑스 배우들이 나와서인지, 프랑스에서만은 90분짜리 미국판이 아닌 11분정도 조금 더 긴 버젼으로 개봉해서, 지금만큼의 혹평은 안 받았다고 하니 역시 원판이 더 나을듯하다. 101분 버젼보다도 160분짜리의 원작이 이렇게 보고싶어진 적은 처음이었다. 그 가능성은 DVD 확장판에서나 이뤄질수 있을듯하다.

이게 만들어논 다라면 더 욕먹어도 나올게 없겠지만, 흥행을 위한 무참한 가위질로 인하여 이렇게 불쌍한, 그것도 관객들에게 흥행하기위해 잘라놓은 버젼으로 욕만 먹고 흥행도 못했으니 이렇게 처참한 지경도 없을것이다. 원판이 낫다고 100% 장담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것보다 낫겠지 싶다. 액션블럭버스터에 저런 다양한 신화적 텍스트를 심어넣은 것 조차 그냥 허접한 영화를 만들자고 한건 아니겠지 싶은 마음이다. 그럴꺼면 그냥 간단한 내용의 '트리플 X'나 더 만들지 싶은데말이다.

심오한 메타포적 신화 내용과 초중반까지 빈 디젤의 '트리플 X'에 버금가는 시원시원한 액션장면과 우리의 '예스마담' 양자경과 빈 디젤의 액션활극, 우울하고 암울한 디스토피아적 분위기, 이 모든게 결국 '가위질'과 '허무하고 뜬금없는 결말'로 인해 관객들에겐 '무(無)'도 아닌 '최악(最惡)'의 존재꺼리로 남아버렸다. 전형적인 용두사미의 결과이다. 앞에가 좋아놓고도, 뒤때문에 전체가 '최악'의 영화가 되어버린 안타까운 블럭버스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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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 A.D.(2008, Babylon A.D.)
제작사 : Canal+, 20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oxkorea.co.kr/babylon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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