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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그 이후. 애플시드
peacenet 2006-10-06 오전 1:11:14 957   [11]

전쟁은 끝났다. 공식적으로, 그러나 솔져들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영문도 모를 각개전투에 일임한다. 서기 2131년의 지구, 비핵세계대전으로 이미 모든 도시는 황폐화 된 지 오래. 그 폐허 속을, 듀난은 반자동 소총 한자루를 거머쥐고서 생존을 모색한다.

모든 도시?

한 군데만 제외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나. 올림푸스. 바이오로이드와 인간의 공존의 도시.. 애초 인류를 보조하기 위한 목적에서 탄생한 바이오로이드, 자체 생식기능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수명도 인위적으로 그리고 정기적으로 연장받지 않는 한 급속한 노화작용으로 폐기처분 되고 마는, 우수인자의 클론으로 구성되었으나 감정도, 행동도 철저하게 억제된 존재. 그러나 올림푸스에서는, 바이오로이드가 질서를 통제한다.

올림푸스의 평화는 지극히 인위적이며, 따라서 모종의 불협화음이 억제된 상태를 불안하게 유지해 간다. 권력. 그것이 인류의 손에 있지 않고 그들이 창조한 다른 존재에게 주어져 있다는 것 만큼이나 견딜 수 없는 것이 또 있을까. 올림푸스 정규군은 결국 바이오로이드 인큐베이트 시설에 대한 대규모 테러를 감행, 더이상의 바이오로이드 생산은 물론이거니와 살아남은 개체들의 생명연장조차도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린다.

화는 화를 불러온다. 올림푸스를 통제, 바이오로이드와 인류의 균형에 힘쓰던 슈퍼컴퓨터 가이아와, 그의 조언자이며 완충장치의 역할을 겸하는 7인방은 끝내 극단의 조치를 감행하기에 이른다.

그 모든 것의 열쇠를, 그 시초이자 종말의 씨앗을 가지고 있는 듀난. 과연 올림푸스는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인류는 과연 다른 존재와는, 아니 제 스스로와도 공존할 수 없는 존재이며, 따라서 궁극적인 폐기처분의 대상에 불과한 것인가.

유토피아를 둘러싼 권력과, 그 권력의 배후에 도사린 음모. 한편으로는 화려한 3D 영상, 부드러운 실사 애니메이션 그리고 공각기동대에서나 볼 듯한 파격적인 전투씬이 자칫 지나치게 화면을 압도해 버린 덕분에, 조금만 더 부각되었으면 좋았을 바이오로이드의 존재가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다소 위축되어버린 것이 아쉬움이랄까. 마지막으로 듀난이 내던진 한마디, "인류의 원죄에 대한 책임은, 단지 인류가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해서 갚을 수 있는 것은 아니야." 단지 살아남기 위한 핑계로만 들리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그와는 반대로, 귀에 확 꽃혀버린 다른 한마디: "바이오로이드는, 다른 바이오로이드를 죽이지는 않아." 결국 정규군의 장군이 마지막 순간에 반란의 손길을 거둔 것,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 좀 해 보게 하는 애니메이션 한 편. 아니, 유전자 과학과 관련한 도덕, 윤리적인 문제같은 거 말고. 너무 뻔한 얘기가 될테니까.

- 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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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시드(2004, Apples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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