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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 주저리 주저리...잡담...<飛> 파이란
nihil 2001-04-29 오전 5:38:12 1010   [2]
시간의 엇갈림...
그녀는 그를 만나러 간다..
그는 그녀를 만나러 간다..
서로는...서로를 보았다..
하지만...서로를 만나지는 못했다.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이들은 만날수 없는 운명이였나보다.
한명은 그를 알게 된후 죽기전까지 1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리고 또 한명은..그녀가 떠난 뒤 남은 빈자리의 시간동안 서로를 그리워해야 하는 운명이였나 보다.

무엇이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
단지 나의 남편...나의 부인이라는 사실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한 사람을 그리워하고...사랑하게 되는 안타까운 사랑과...
떠나간 이의 빈자리에 대한 아쉬움의 사랑을 하게 된 것인지도...


[파이란]을 보았다..
그 다음에 [파이란] 예고편을 보았다...
그리고...다시 [파이란]을 보았다..
처음 [파이란]을 보았을 때는 영화를 보기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가슴 아프게 다가온 두 사람의 모습에 그저 넋을 잃고 바라보기만 했었다.
하지만...예고편을 보면서 이전에 본 [파이란]의 장면들이 떠올라 마음 한 구석이 찡해졌다.
그래서...다시금 이 영화를 보러 발걸음을 돌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왜 [파이란]을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건 아마도 이전에 개봉했던 [천사몽]에서의 '여명'의 연기에 관객들이 대소를 터트리고, 영화의 흐름을 마구 끊었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영화에 출연한 다른 나라 사람....'장백지'로 인해 또 한편의 한국 영화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영화를 보면서 나의 걱정은 부질없던 것임을 깨달았다.
한국말에 서투른 파이란이 만나본적도 없는 서류상에서만의 남편인 강재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서 한국어교본을 뒤적여가면서 한자한자 적어내려가던 그녀의 입에서 매우 서툰 한국어가 나오더라도..
관객들은 절대로 웃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한마디에 함께 기뻐하고..
그녀의 한마디에....함께 눈물을 흘렸다.


영화 속 작은 장면들로 인해서도 슬픔을 느꼈다.
특히, 파이란의 집에 나란히 꽂혀있던 두 개의 칫솔...
그 사람이 언제 오더라고 자고 갈 수 있게끔...준비 해 놓았던 그 칫솔...
파이란의 칫솔은 점점 낡아만 가는데..그 사람을 위해 준비된 칫솔은 처음 상태 그대로인 모습을...
아침마다..그리고 저녁마다 보면서..슬퍼했을 파이란의 모습에는..너무나도 안타까웠다.
피를 토한후,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 후의 절망감으로 맞이하던 아침에 그 두개의 칫솔을 바라보던 파이란의 눈동자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이 영화는 시간의 공백을 허용하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를 구분없이 오고가는 시간의 구성..
어쩌면 보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줄 수 있는 구성이였음에도 관객들은 과거와 현재가 구분없이 오고가는 영화에 열중할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그 시간의 흐름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떠난 그녀의 자리를 찾아가는 기차안에서의 강재의 모습이 그 기차의 목적지였던 곳의 술집에 팔려가기 위해 기차안에 있던 파이란의 모습과 교차되는 순간에서 혼란보다는 오히려 안정을 느꼈다.
시간의 흐름은 이처럼 장소에서만 동일하게 같은 곳을 향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복적에서도 같은 곳을 향해 흐르고 있었다.
사진으로만 봐오던 강재를 실제로 만나기 위해 거리를 걷는 파이란과, 그녀의 모습을 보기 위해 영안실로 향하는 복도를 걸어가는 강재의 교차되는 장면까지도 어렴풋한 기대감과 긴장감으로 다가왔다.

이 영화가 그저 하나의 시간속에서만 흐른 것이라였다면 어떠했을까..?
일하다가 피를 토한후 잠 못 이루는 파이란의 모습뒤에..
그 곳으로 가는 버스에서 내린 강재...
이것이 하나의 시간이였다면...파이란...그녀는 매우 행복했을텐데..
마음으로만 그리던 남편이 자신을 만나러 옴에 정말 행복했을텐데...

하지만 너무나 안타까운 인연..
그녀가 죽지 않았다면 관객들 조차도 자신의 것인양 느꼈던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은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죽음으로 강재는 파이란의 존재에 대해 깨닫게 되고..
파이란이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을 자신을 그리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져도 되는것에 대해 얼마나 많은 망설임의 시간들을 보냈는지도 알게 되었다.

서로가 서로를 실제로 만나러 가기 위해 가는 장면에서조차...슬픔을 느끼게 된다.
나는 여기서 그를 혹은 그녀를 보고 있는데..
그 사람은 내가 왔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을...
....정작..보고싶어하던 상대는 자신을 찾아온 이가..바로 앞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을 예상하게끔 하는..그런 슬픈 상황을 알려주는 음악이 흐른다.


그들은 만났을까...?
아마도 그러했으리라 생각한다.
이 영화의 포스터는 영화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바로 앞의 미래에 대해 미리 알려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포스터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강재와 파이란의 모습으로 인해 영화를 보는내내 죽음이라는 것으로 인해 이 둘이 만날수 없으리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이 어쩌면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게 됐는지도..
하지만...그 기대에서 점점 어긋나서 이미 예상했던 바대로 서로가 만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다 안타깝게 여기고 가슴 아파했는지도....

떠난 자에 대한 원망과 남게 된 이의 떠난이에 대한 그리움이 그래도 위안받을 수 있던 것은..
비록 마지막을 맞이하는 시간은 달랐어도 서로의 마지막 순간에 그들은 함께 있을수 있었다.
파이란은...비록 강재가 옆에 있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강재가 함께 있었고..
강재 역시...마찬가지였다.

강재....그 사람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다.
파이란의 존재를 모르던 그 오랜 시간에서 조차도 파이란의 사랑을 받았고..
파이란의 존재를 알게 된 후에도..
그녀의 자신을 향한 크나큰 사랑을 느꼈으니까....
마지막 순간조차...자신에게 남겨진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표정들을 볼 수 있었으니까..
그녀의 남겨진 모습에서 따뜻하 눈물을 흘리면서 맞이하는 그의 죽음의 순간에서 조차...
....안타까움과...위안을 동시에 느끼게 했으니..

그래...어쩌면 잘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남은 자리를 바라보며 그저 아쉬움 속에서..그리워하며 사는 것보다는 조금 더 빨리 그녀에게 갈 수 있었으니까...
그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있다..
그에게 말하고 있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그녀는 그가 듣는것을 모른다...
하지만..그녀...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그녀를...그녀의 편지를 통해서만 그녀를 느끼던 그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목소리를 들으면서.....그녀를 만나러 간다..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3
재미 있습니다! 제가 자신있게 말하지요   
2001-05-06 02:31
맞아요..재미를 찾는 영화는 아니죠..하지만 재미 이상의 뭔가를 느끼실거예요..꼭 보셨으면   
2001-05-03 23:08
재미있다기 보다는 보고나서 후회하진 않으실 껍니다.. *^^*   
2001-04-30 06:19
한가지만 제대로 물어보죠? 재미있나요 ? 재미가 있어야 보지요..(^^)   
2001-04-2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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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2001, Fai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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