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산 영화 <스노우 워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03년 작품임에도 2005년이 되어서야 한국개봉이 이루어진 것은 미국산 영화가 아닌 캐나다산 영화라는 한계때문일 것이다.
사실 최근에 개봉한 <오션스 일레븐>,<샤크>, 그리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영화 <키다리 아저씨>,<몽정기2>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가 4편의 영화보다 영화적 완성도나 재미가 결코 떨어지는 영화는 아니다. 만약 이 영화를 전혀 기대하지 않고 본 관객들이라면 영화에서 느끼는 재미나 감동은 다른 영화들보다 몇 배로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영화이다.
영화 <스노우 워커>는 북극해를 비행하는 베테랑 비행사인 찰리가 자신의 생일날 비행을 나섰다가 우연히 에스키모 일행과 마주치게 된다. 아픈 소녀를 도와달라는 그들의 애절한 간청에도 불구하고 등을 돌리던 찰리는 그들에게서 상아를 받고나서야 마음을 고쳐 먹게 되는데...
대충의 줄거리만 보더라도 이 영화는 세속적인 남자와 자연속에서 순수한 영혼으로 살아가는 에스키모 소녀와의 사랑을 다루게 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예상과 틀리지 않게 광활하게 펼쳐진 북극 설원에서 변모해가는 주인공 찰리의 모습과 그를 변화시키는 에스키모 소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장점 부터 이야기하자면, 영화 <스노우 워커>는 에스키모 소녀에게 동화되어 변모해가는 찰리의 모습을 심도있고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광활한 자연 앞에 자신이 모르던 새로운 세상을 배우게 되는 찰리의 심리적 변화를 통해 많은 관객들은 그와 같은 심리적 동조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미덕은 인간이 가지는 사랑이라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찰리와 에스키모 소녀와의 사랑을 통해 인류가 가지는 보편적인 사랑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잔잔하게 전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 영화의 가장 핵심은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인물이 생존을 위해서 서로에게 동화되고 변화되어가는 모습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특히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두 사람의 사랑이 진행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자신의 이야기처럼 가슴을 졸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영화에서 보여주는 광활하고 드 넓은 툰드라 대지는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보너스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도 여러가지 단점은 존재하고 있다. 우선 주인공을 제외한 주변인물들이 전혀 설들력 없는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개연성 없는 주변인물들때문에 영화를 보는 시간동안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낄수 있다. 그리고 영화 진행상 불필요한 장면등이 너무나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장면들을 편집과정에서 조금 더 잘라내거나 차라리 조난 과정을 좀 더 심도 있게 표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지금보다 세밀하게 각본을 준비했더라면 훨씬 더 큰 감동과 재미를 가져다 주는 영화가 되지 않았을가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영화 결말부분의 허전함 역시 영화적 재미를 죽여버리는 결과를 가져 오면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마저 허탈하게 만들 수 있다.
영화 <스노우 워커>는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단점과 장점이 공존하는 영화가 될 것 같다. 우선 순수한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면 느리게 진행되는 극 템포에도 불구하고 가슴 따뜻한 사랑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과 개연성을 중시하는 관객이라면 지루하고 아쉬운 영화가 될 것이다. 특히 끝 마무리의 부족은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치명적인 단점일 것이다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결국 관객의 몫일 것이다. 하지만 한번 극장에서 보더라도 아까운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최근에 나온 오락성 짙은 미국 영화나 작위적이고 인위적으로 웃길려고 드는 한국 영화보다는 이 영화를 보는 재미가 훨씬 컸다고 개인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다. 특히 연인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두배로 커질 수 있을 것이다.
P.S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영화이지만 근래에 본 영화중에 제일 가슴 따뜻하고 재미난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이 영화를 전혀 기대하지 않고 봐서 더 감동을 느꼈는지 모르겠네요
2005-01-09 오후 12: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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