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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동화를 찾아서 그림형제 : 마르바덴 숲의 전설
kharismania 2005-11-16 오전 2:31:37 956   [3]
 어린시절 동화를 읽어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동화중 서구적인 냄새를 풍기는 동화는 대부분 안데르센이나 그림형제라는 브랜드였을 가능성이 크다.

 

 서구세계를 주름잡던 동화계의 양대산맥중 한쪽을 우린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들이 사기꾼이란다. 꿈과 희망의 창조자로 알려진 그들이 사기꾼이라니 조금은 연유가 궁금해지지 않은가?

 

 사실 그림형제의 이야기는 아는 사람도 많겠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만큼 원작은 아름답지만은 않다. 원작은 피와 살이 튀는 장인함이 난무하는 날것의 이야기들이 현재에 오면서 어른들의 심의에 의해 수정되고 보완되며 아름다운 이야기로 변모한 것이다.

 

 어쨌건 그림형제의 이야기는 골방에서 머리싸매며 탄생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유럽전역을 돌며 지역마다의 전설과 신화,민담 등의 설화를 수집하여 이를 각색하고 편집하여 그들의 작품으로 탄생시킨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림형제의 동화들이다.

 

 이영화는 그들의 여행길이 순수한 동화편찬을 위한 수집 목적이 아닌 돈벌이를 위한 사기행각의 목적이란 불손한 상상이 기본 모티브가 되었다. 영화 자체가 지닌 허구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판을 뒤엎는 발상이 이영화를 지탱하는 힘이다.

 

 또한 실존인물인 그들의 동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들과 인물들이 비슷한 모양새로 등장한다. 늑대한테 좇기는 빨간 두건의 소녀라든가 백설공주의 계모왕비와 흡사한 거울여왕, 헨젤과 그레텔, 키스를 받아야 깨어나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설정을 비롯해 라푼젤, 진저 브레드맨, 개구리 왕자 등 그들의 동화가 영화속에서 여기저기 패러디 되어 등장한다. 이러한 발상은 상당히 발칙하면서도 신선하다. 그들이 만든 동화가 단순히 여기저기 떠도는 이야기를 주워듣고 모은 것이 아닌 신비한 경험을 담은 여행담일수도 있음에 대한 상상을 영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상상력의 극대화와도 연결된다.

 

 이 영화는 영상적인 면에서도 볼거리가 많다. 할리우드 특유의 화려한 CG와 실제같은 초대형 셋트로 완전무장을 한 대형블록버스터의 외관은 말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이 영화는 생각보다 난잡하다. 그리고 내용의흐름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면도 있다. 솔직히 그들이 메르바덴으로 가게 되는 설정과 원인은 조금 납득하기 힘든 억지스러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그런 억지스러움에 이야기의 전달이 모호해지는 측면도 있어서 관객은 예상치못한 지루함에 잠시 맞딱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억지스러움에 끌려가주는데 성공하면 나름대로의 재미를 만날 수 있다. 특히나 메르바덴 숲에서 보여지는 환타지적인 생동감은 할리우드의 자본력이 투자된 영화의 영상은 보는 이에게 압도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여지없이 증명하고 있다.

 

 또한 이 영화의 출연진 역시나 무시할 수 없다. 그림형제의 형인 윌헴 그림 역을 맡은 멧데이먼이나 동생인 야콥 그림 역을 맡은 헤스 레저의 넉살있는 연기는 보는 이에게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거울여왕으로 등장하는 모니카 벨루치 역시 역할 비중은 작지만 그녀의 매력적인 외모는 이 영화의 또다른 볼거리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인물은 카발디 역으로 등장하는 피터 스토메어다. 그는 콘스탄틴에서도 루시퍼 역으로 출연함으로써 낯이 익은데 이 영화에서는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맡으며 영화의 분위기메이커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이 영화는 거장 테리 윌리암의 7년만의 신작이라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의 예전작만큼의 깊이는 덜하더라도 최고의 비주얼리스트로 꼽히는 그의 명성에는 손색이 없다.

 

 이 영화는 두형제의 성장을 담은 이야기이다. 단지 먹고살기 위해서 우매한 사람들의 등쳐먹는데만 관심있던 시시껄렁한 협잡꾼들이 어떻게 꿈을 지닌 동화를 만드는 작가가 되어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마술의 콩을 믿는 동생을 비웃던 형이 개구리에게 길을 묻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동화는 현실이 된다. 그들에게 동화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현실이 가로막고 있던 환타지의 꿈으로 시야를 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우리에게 꿈과 모험의 세계를 보여주던 동화는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가면 유치한 거짓말로 퇴색되어간다. 현실감각이 두뇌를 지배해버린 어른들의 사고방식안에서 동화가 생명력을 얻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대가 잃어버린 동화를 이 영화를 통해서나마 잠시 기억해낼 수 있다면 이 영화의 가치는 기대보다 큰 깨달음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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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 : 마르바덴 숲의 전설(2005, The Brothers Grimm)
제작사 : Dimension Films / 배급사 : 쇼이스트(주)
수입사 : 쇼이스트(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brothers-grim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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