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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바라는 것은...

왓 위민 원트

alstn3001

2001-01-17 오전 1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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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듯이,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이며, 말투로만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들다..근데, 만약 그 사람이 동성이 아닌 이성이라면, 한길 사람속은 어느새 열길 속으로 변해버려 복잡미묘해지기 마련이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What Women Want"는 이런 남녀심리를 재치와 위트로 그려낸다.

제목은 분명, 여자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건 비단 여자들이 필요로하는 점을 충족시켰다기 보다, 여자. 남자 양성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바라는 점은 진정 무엇일까..하는 점을 숙지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흔히 갈등이 야기되는 상황이 생기면, 으레 생각하는 것이..왜 저사람은 내 맘과 같지 않을까..하는 푸념섞인 말투를 내뱉는것처럼..
그러면서, 한번쯤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신비한 무언가를 갈구할때가 있는 것처럼..^^

물론 전반적인 건 남자주인공인 닉이 많은 여자들을 겪으면서, 여자들의 모든 것을 안다고 밉지않은 생각을 했었지만, 어느 순간 전기를 통해 여자들의 맘을 읽으면서, 자신이 생각해왔던 여자의 피상적인 모습과 내면의 모습은 영화속 위트처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는 존 그레이 박사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흡사한 모습이다...화성에서 살아왔던 남자는 금성에서 살아온 여자를 보며 자신과 다른 모습에 매력을 느끼게 되지만, 한해 두해 지날수록 서로 다른 심리, 성격, 환경의 차이를 느끼면서 서서히 불신을 갖게 된다는...하지만, 사랑과 이해와 존경이 함께 하면, 화성, 금성의 차이를 극복하면서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순조로울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준다.

남자들 세계에 익숙한 닉이 여자들의 세계 마저 알아가면서, 남자와 여자의 중성적인 심리적 요소를 지니게 되어, 인간의 모든 모습을 이해하는 장면은 코믹하지만, 그래서 가벼워보이지 않는다..크리스마스 악몽처럼 구두쇠 스쿠루지를 선량한 모습을 되돌려놓은 과거,현재,미래의 유령은 이 영화에서 전기감전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로맨틱 코미디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재미라는 요소를 소금간처럼 뿌려놓긴 지만, 사람이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영화를 보는 내내, 저렇게 쉽게 사람을 이해하면 좋겠다..했을 정도로..

끝까지 속마음 읽기에만 몰두된 영화였으면, 이정도의 감동조차도 느껴지질 않겠지만, 남의 마음을 읽으면서, 남을 서서히 이해하면서, 어느새 환경적인 영향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여자를 불신했던, 사회를 불신했던 그의 마음이 돌아설때...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다소 심층된 모습으로 전환되는 것 같다..

물론 속마음이 귀에 들리는 첫순간, 그가 느끼는 당혹감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의 속마음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점차 따뜻하고, 순수해지는 그의 변화가 흥미롭다고 할까?

무엇보다 더 이상 상대의 마음을 읽지못한다 하더라도, 주의깊은 관심과 사랑만 있으면 눈을 통해서, 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하지만, 이런 생각도..
사람이 얼마나 많은 걸 감추면서 사는지..속에선 무슨 말을 하든, 겉으로 웃으면서 동조하면, 우린 곧 입으로 나오는 말만 듣게 되는데.. 그 속모를 마음에선 도대체 어떤 오만가지 생각들이 교차되는지..
말 많아지고, 탈 많아진 세상에서 한번쯤 겉엣말 점검도 중요하지만, 속엣말도 가끔씩은 클리어 해줘야 하지 않을까..싶은...

아울러 이미 내안의 거울을 깨끗하게 닦아놓은 상태라면, 나를 향해 다가오는 상대의 마음도 조심스럽게 비춰지지 않을까...하는..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