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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 중경삼림
francesca22 2007-05-12 오후 11:22:40 2088   [6]
중경삼림이라. 예전엔 미친듯이 세간의 명성을 쫓아 영화를 찾아보던 때가 있었다. 지금 안그런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수준높은 영화를 본다는 과시욕이 강해서 수준이 높은 영화를 본다면 나도 덩달아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결과는 소화하지 못하는 지식만을 쌓아 놨다고 할까. 덕분에 지금에 이르러서 무엇을 하나 하나 알아갈수록 막연했던 영화의 실체에 다가갈 수는 있게 되었지만 망상과 망각이라는 시간의 형벌은 선명해진 실체들마저 하나씩 지워가고 말았다. 다시 본다면 재미있게 보겠지만 처음 보는 만 할까.



중경삼림은 왕가위 감독의 대표적인 영화이다. 한 영화 감독에게 대표적인 작품이라는 단어가 이만큼 어울리는 영화가 있을까. 1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중경삼림은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을 이야기할때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만큼 신선했었고 센세이션했었다. 물론 왕가위 감독의 최고 작품을 논할때는 아비정전,춘광사설(해피투게더), 타락천사 등을 빼놓을 순 없다. 그러나 아비정전이 왕가위 감독의 지휘 아래 화려한 캐스팅 (장국역, 장만옥, 유덕화, 장학우등) 에 비해 형편없는 흥행성적을 거둔 것을 비교해 볼때 -거의 저주받은 걸작 수준- 난 중경삼림이 대중적으로도 높은 인지도를 받고 있는 대중적인 대표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춘광사설은 아직 제대로 보질 못했고 타락천사는 별로 여서- (씨네 서울에서 2005년한 여론조사에서는 춘광사설이 1위를 했군..쩝)



어렵게 본다면 무척이나 어렵게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지만 난 그냥 내 기억 속에 아련한 추억을 꺼내듯이 적어볼까 한다. 지금도 선명히 기억나는 건 금발머리 가발을 쓴 임청하가 제일 먼저 기억이 난다. 아마 내 기억으론 그 해가 임청하가 연예계를 은퇴를 하던 해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어쩌면 중경삼림이 임청하의 필모그라피에 거의 마지막 칸을 채운 영화가 아니었을까. 임청하에 대해 열렬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한국의 어린 소년에게 이 영화는 그래서 더욱 간절한 영화였다. 그러나 그 기대는 사실 어느정도 실망으로 연결이 되었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임청하는 사실 중경삼림에서 그다지 큰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영화를 통해 새롭게 보게 된 배우가 바로 금성무였다. 어찌보면 어리버리하면서도 사람을 끌리게 하는 매력을 가진 금성무는 -개인적으로는 할리우드에 존쿠삭 같은 느낌이 드는 배우- 이 영화에서 왕가위 특유의 감성을 맛깔스럽게 잘 살려주었다. 특히 파인애플 통조림을 뜯어 먹는 장면과 지금도 기억나는 그 대사. 잠이 든 임청하의 신발을 벗겨주며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여자는 발을 편하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였던가? 아무튼 그와 비슷한 대사를 던지던 모습이 어찌나 친근하게 느껴지던지. 어리버리하면서도 순진한 그의 모습에 많은 여성들이 매력을 느끼지 않았을까. ㅎ



중경삼림은 두가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이다. 이 첫번째와 두번째 에피소드의 연관성이라고는 금성무가 자주가는 패스트 푸드점의 여직원 이야기라는 정도이다. 두번째에서는 왕정문과 양조위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독백과 이미지, 그리고 핸드헬드라는 왕가위 특유의 촬영기법으로 전개되는 영화지만 첫번째의 비해 두번째 에피소드는 극을 이해하는데 더 편한 느낌이 든다. 그것은 첫번째에 비해 두번째 에피소드가 더 서사적인 극의 구성을 따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두번째 에피소드에서 특별한 기억은 역시 중경삼림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바로 그 노래이다. califonia dreaming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비행기 미니어처를 들고 흥얼거리는 왕정문(혹은 왕비) 의 모습은 중경삼림을 이야기 할때 꼽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지금도 이노래를 들으면 그 생각이 난다. 짧은 머리에 비행기를 들고 흥겹게 놀던 그녀의 모습이.



영화는 4명의 주인공으로 각약각색의 사랑 혹은 소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혹자는 왕가위 감독영화를 통해 하루키를 느낀다는 사람도 있더라. 나같은 경우는 하루키를 늦게 알았으니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그런 말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야 ''아, 그러고 보니 비슷하네.'' 라는 생각을 갖었었다. 허나 토니 타키타니 (최초의 하루키 소설을 영화화한 영화)를 본다면 왕가위감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물론 감독의 스타일의 차이도 있지만 토니 타키타니는 소설의 특징을 살리는데 많이 노력한 영화이므로 어느정도 비교대상이 될 수 있을 듯- 다만 둘다 도시 속에서 갇혀버린 현대인들을 이야기함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의 혼란을 겪는 것 같다. 나도 포함해서..ㅎ



이 영화에서는 모자르지도 넘치지도 않은 왕가위 감독의 핸드헬드 기법을 엿볼 수 있다. 조금은 어지러울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왕가위 감독을 이야기 할때 그 특유의 미장센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이야기할까. 몽환적이며 판타스틱한 그 특유의 매력적인 프레임들은 항상 내 가슴 속에 살아있다.



중경삼림이후 타락천사를 봤을때는 중경삼림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이후 화양연화나 2046같은 영화는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은 무언가 퇴색되어지고 무거워진 그의 영화를 만나고 싶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다시 그의 영화를 보게 된다면 아비정전과 동사서독, 중경삼림을 제대로 보고 싶다. 어쩌면 굉장히 지루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어린 시절 몰래 몰래 빌려보거나 텔레비전에서 편집되고 더빙되었던 영화를 지켜보던 과거와 만날수 있을지도 모르니깐.


(총 0명 참여)
shelby8318
이 분이 쓰신 영화 감상 좋네요/   
2007-09-11 15:19
kyikyiyi
금성무 너무 멋지다고 생각되었어요 이영화보구선...
한번쯤들 보셨을 영화죠ㅎ   
2007-05-13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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