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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의 로렌스 아라비아의 로렌스
francesca22 2008-05-14 오후 11:19:09 1413   [4]
로렌스의 이상주의는 철저히 패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로렌스를 형편없는 실패자로 치부하지 않는다. 그럴 수 없다. 누가 로렌스를 패배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데이비드 린이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면 영화감독이 되지 않았을 거라는 감독이 참 많다. 우리가 잘 아는 스필버그서부터 시작해서 많은 유명 감독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 아마 이 영화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꽤 많은 멋진 영화들을 놓쳤을 거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이런 영화는 그 이래로 나오지 않았다.
이 영화를 tv로 보고서 영화를 봤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바보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70mm 의 이 거대한 영화를 대한극장의 그 커다란 화면에서 제대로 보지 않고서 어떻게 영화를 봤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마 샤리프가 저 멀리 그림자처럼 흔들리며 나타나는 모습과 여인들의 허밍이 울리는 그 솟아오른 암벽들 아래로 엄청난 대군이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달려가는 모습을 보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이 영화를 평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이 가슴이 아팠다. 로렌스 만한 인물조차 자신의 이상을 이룩하는데 실패하는 것을 보면서, 저런 사람조차 저런데,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는 노력했고, 또 절반은 성공을 이루었다. 하지만 결국에 그는 거대한 국가라는 세력에 의해 압사당해버렸다. 그는 너무나 위대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그렇게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알리(오마 샤리프) 조차 결국에 그렇게 말한다. "나조차 그를 두려워하는데 누가 그를 사랑할 수 있겠나!"
로렌스란 인물은 실제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우리에게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이것을 감독의 단순한 영웅담으로 보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인물이 실제로 세상을 살았던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보자. 그러면 왜 이 영화가 이토록 장엄할 수밖에 없는가를 깨닫게 된다. 이것은 단순히 화면만의 문제가 아니다. - 물론 이 영화의 거대함은 타이타닉 따위의 오늘날 영화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타이타닉을 보면서 누군가는 감동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보면 그야말로 뒤로 넘어가고 말 것이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는 순간 그대로 사막에 서 있는 것이다. - 인간이 세상을 살다 간다는 데 대해 조금은 더 생각해 보자. 감히 우리가, 노력조차 하지 않는 우리들이 세상 살기 힘들다, 따위의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세상에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토록 노력하다가 치여 죽어가는 사람도 있다.
가슴이 참 많이 아프다. 이 영화를 인생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은 정말로 불행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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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의 로렌스(1962, Lawrence of Ara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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