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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영화를 본다는 것 쇼생크 탈출
tmdgns1223 2006-04-30 오후 11:56:56 3053   [4]


"쇼생크탈출". 1994년 여름,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때 관객들은 "진부하고 고전적인 감옥영화", "철학과 종교적인 내용이 범벅된 엉뚱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의 외면을 당했다. 더군나나 스피드, 포레스트 검프, 마스크, 라이온 킹이 개봉된 94년 여름시장에서 쇼생크탈출이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 예상에 맞게, 쇼생크 탈출은 흥행에 실패하였다. 그러나 9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7개부문 후보에 오르며 쇼생크 탈출은 다시 리바이벌 되었고, 그 해 비디오판매 전세계 1위를 기록한 뒤, 아직까지도 비디오 시장에서 판매율 상위권에 랭크되어있고, 세계 최대의 영화사이트 IMDb에선 "대부"의 뒤를이어 유일한 9점대 영화로 기록되어 있다. 시민케인, 멋진인생, 블레이드러너, 카사블랑카가 영화 개봉당시 악평을 들은 뒤, 한 참 후에 재평가 되었지만, 쇼생크탈출은 영화 개봉후 6개월 후에 다시 빛을 본 것이다. 관객들과 평론가들은 세기에 길이남을 "걸작"을 알아본 것 이다.

감옥 영화. 빠삐용과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를 먼저 떠오르게 하는 이 영화는 감동적인 스토리로 관객을 패닉상태로 만들며, 개봉 하자마자 걸작반열에 올랐다. 흔히 감옥 영화하면 생각나는 장면들이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가 "탈옥"이다. 쇼생크 탈출은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제목부터 "탈출"이란 말을 쓰면서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이 탈옥을 하게 될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앤디가 왜 탈옥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올드보이의 이우진이 "왜 가뒀느냐가 아니라 왜 풀어줬느냐가 중요하다"라는 것 처럼 이 영화도 탈옥을 했느냐가 아니라 왜 탈옥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쇼생크탈출은 기본적인 스토리의 탄탄함을 바탕으로 탈옥까지의 과정을 설득력있게 밀고나가고 있다.

먼저 앤디가 은행원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우연히 교도서관의 돈을 지키는 것을 도와준 뒤로 앤디는 교도서장의 돈세탁을 거의 15년간 해온다. 그렇다면 15년동안 은행과 사회의 변화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앤디는 서장의 신뢰를 받아 도서관까지 열게 된다. 은행원이라는 직업때문에 희망을 가지지 못했던 죄수들은 앤디를 통해 희망을 얻게 된다. 또, 앤디와 친구들이 식사하는 장면을 잘 지켜보자. 다른 영화같으면 주인공의 시선에 집중을 할건데, 이 영화는 앤디가 아니라 모든 죄수들의 군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은 앤디이지만, 앤디를 통해 희망을 얻은 사람을 위한 이야기란 것을 나지막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또, 앤디의 감방을 유심히 볼 필요성이 있다. 다른 죄수들의 감방(영화에선 실질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혹은 보통 감옥영화에 나오는 감방은 어둡고 침침하며 죽은 자들이 사는 것만 같은 공간이다. 그러나 앤디의 감방은 그렇지 않다. 리타 헤이워드, 마릴린 몬로, 라켈 웰치등의 여자사진이 벽에 걸려있고, 자신의 취미인 돌다듬기를 한 돌조각들이 있다. 다른 사람이라면 절망해버릴 감옥이란 공간에서 앤디는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 그곳은 "자신의 방"으로 만든 것이다.

레드와 브룩스. 각각 40년씩 복역한뒤 가석방된다. 앤디. 20년동안 감옥에 있은 뒤에 탈옥한다. 레드와 브룩스만큼은 아니지만 20년동안이나 감옥에 있었으면 앤디 역시 감옥에 길들여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레드와 브룩스는 이미 20년동안 아무 희망없이 살다가 남은 20년을 힘들게 살아간다. 브룩스는 그 길에서 자살을 택하지만 레드는 친구인 앤디를 찾아 떠난다. 레드는 앤디를 통해 "희망"을 얻은 것이다. 아일랜드계이자, 살인죄로 들어온 레드가 흑요석을 알고, 돌의 단단함과 무름을 아는 것은 앤디 덕분이다. 스토리의 연관성은 이렇듯 앤디와 레드의 중점을 맞추면서 다양한 군상을 통해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토미를 비롯한 많은 동료 죄수들은 전혀 범죄자 같지 않다. 서로 담배내기를 하고, 야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그들은 오히려 현실에 굴욕되면서 있는 현대인보다 더 자유롭다. 무차별한 폭력과 욕설을 하는 부패 교도관보다 한 번 실수로 감옥에 왔지만 영혼만은 순수한 죄수들을 관객들은 더 착한 사람으로 아는 이유이다. 이 장면은 쇼생크 탈출 최고 명장면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피가로의 결혼씬"에서도 잘 나오는데, 감옥에 와서 한번도 노래를 들어본 적 없는 죄수들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천사같은 목소리에 모두 넋을 잃고 있을 때 쯤, 교도소장과 교도소관은 앤디에게 빨리 노래를 끄라고 명령한다. 노래를 흔히 듣는 교도소장과 교도소관들은 이미 세상의 혹독함에 인생의 주름살이 진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노래를 들어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지만, 죄수들은 어둡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노래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그 고풍적인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듣고 넋을 잃는 것이다.

앤디가 탈옥할 때를 지켜보자. 그 냄새나는 오물길을 헤치고 나가 앤디는 하수구를 뚫고 나온다. 이 때, 앤디와 함께 나오는 오물들. 아기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오는 게 연상된다. 즉, 이 영화 원제에서 처럼 "구원"을 받는 장면인 것이다. 어머니의 자궁처럼 뱃 속에서 아무 저항도 못한 채 어머니가 담배를 피면 담배를 받아 먹고, 술을 먹으면 술을 받아 먹는 아기처럼. 앤디도 교도소장이 돈세탁을 하면 같이 거들어주고, 악질을 하면 같이 악질을 거두어 주는. 결국 앤디는 교도소장이라는 어머니의 품안에서 멋지게 탈출 한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앤디가 없어진뒤 교도소장은 어머니의 마음처럼 더욱 안절부절 못한다.) 그러나 비로소 어머니의 품에서 탈출 한 뒤, 앤디는 죄수복을 찢어 버리며 하늘을 향해 손을 편다. 아기가 세상에 나오면 우는 듯이, 앤디는 자유를 얻고 모두가 동등해지는 하늘을 향해 손을 펴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특별한 대사도 없다. 아기가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우는 것과 같이, 앤디도 자연스럽게 자유를 만긱한 것이다.

완벽한 영화. 많은 평론가들은 영화 "시민케인"을 두고 완벽한 영화라 칭한다. 스토리와 연기는 물론 모든 스텝적 요소까지 전세계 최고 반열에 올라도 손색없다는 말이다. 물론, 평론가들 입장에선 그런 영화가 완벽한 영화다. 그러나 일반 관객들에게서 완벽한 영화의 기준은 바로 이것이다. 주인공에 대한 공감. 그리고 몰입. 주인공에게 얼마나 공감하고 얼마나 몰입되어 주인공이 슬플땐 슬픔을 느끼고 기쁠땐 기쁨을 느낄 때. 그 영화는 비로소 "완벽한 영화"가 되는 것이다. 물론 완벽한 영화가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시나리오도 뛰어나야 하고, 촬영, 편집, 음악등의 요소도 훌륭해야되고.... 쇼생크탈출. 이 영화는 완벽한 영화의 전형이다. 주인공과 영화에 대한 공감과 몰입은 물론이고, 시나리오, 연출, 연기를 비롯한 모든 요소가 거의 최상급이다.

영화의 마지막. 지와타네호에서 재회한 앤디와 레드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보고 웃는다. 그리고 레드가 상상한 거 처럼 푸른 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채 둘은 포옹을 하며 끝난다. 레드가 웃었을 때 당신은 무슨 감정을 느꼈는가? 마지막 장면에서 울었던 관객이라면, 영화에 대한 진정한 감동을 느낀 사람이고, 마지막 장면에서 레드처럼 웃음을 지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그 사람 인생에서 최고의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이 완벽한 영화에서 "몰입"과 "공감"을 동시에 했기 때문이다.

P.S - 저 이 영화 정확히 68번 봤습니다.(더 봤을 수도...) 제 친구중에 영화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이 영화 엄청 좋아해서 100번도 넘게 본 친구 봤는데요, 여러분들은 몇번 보셨는지.. ㅎㅎㅎ

20자평 - 요즘 못믿을 영화 평점이 많지만, 이 영화는 믿어라!

유의사항 - 감옥영화가 다 그렇지! 라고 편견을 가지시는 분들은 관람하지 마시길! 영화를 편견의 시각으로 바라본답니다.

비슷한 영화 -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이 장면만은 - 모든 프레임이 다 명장면이다. 그 중에서도, 피가로의 결혼신, 하수구 벽을 뚫고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앤디. 그리고 마지막 앤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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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1994, The Shawshank Redem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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