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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은 모르겠고 부모자식간 싸움은 칼로 물베기. 아이 킬드 마이 마더
ermmorl 2015-01-09 오후 6:28:13 15060   [2]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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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이라는 표현을 우리는 쓰곤 한다.
이 표현은 무척이나 위태로운 상황에서나 모호한 상황에서 쓰인다.
범죄를 꾸준하게 저지르는 경우 언제 뒷덜미를 잡히지 못할 때,
애인 몰래 다른 사람과 바람을 피울 때, 위험을 피하고자
폭탄이 날아오는 틈 속에서 다리 밑에서 숨죽이고 있을 때 등.
(물론 더욱 많은 용도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은 이것뿐.)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밀당을 한다'는 표현을 하곤 한다.
밀고 당기기를 줄인 말로써 그들의 미묘한 심리 싸움을 말한다.
이때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도 '아슬아슬한 줄타기'같은 느낌이 있다.


관련된 음악도 있고, 연애를 시작하기 전 이러한 심리 싸움을 할 때,
'썸'이라는 표현을 하여 미묘한 그 관계를 표현한다.


이와 같은 신조어는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이 되고 있고,
기성세대는 잘 모르겠지만, 많이들 알고 있다.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연인간 혹은 발전해가는 단계에서
이와 같은 행동을 했지만, 지금과 같은 용어만 쓰지 않은 것이다.


그것이 썸이건 밀당이건 그들 간의 아슬아슬한 관계는 존재하고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발생 되고 있다.


남녀의 사이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이러한 것은 남남 혹은 여여 등
연인 관계일 때를 말하는 것이며, 워낙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기에
단순하게 연인만을 위한 어휘도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미묘한 감정이 어떤 특별한 관계에서 나타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브로맨스'의 경우 단순한 우정보다 더 묘한 기류가 형성되어 새로운 분위기를 낸다.


서로 남이기 때문에 그 관계를 바라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수 있고,
위의 것보다 더욱 모자간에 발생하는 묘한 기류가 더 특별할 수 있다.


엄마는 여자이고 아들은 남자이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근친은 죄악이라며 그런 미묘한 느낌부터 반발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묘함을 가진 '아이 킬드 마이 마더'는 그래서 더 주목된다.
직접 둘의, 남자와 여자의 사랑을 조명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단지 그들 사이에 묘한 기류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평소 아들은 시종일관 엄마에 대한 불평불만을 토로하지만,
중간중간 셀프 카메라로 찍을 때를 보면 단순하게 엄마를 욕하는 게 아니라
엄마에 대한 사랑을 지속해서 이야기하며, 조금 독특함을 보인다.


아들이 엄마에 대한 불평의 소리는 조금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이지만,
그의 엄마도 거칠게 이야기를 하고 마찬가지로 강력하다. 모전자전처럼.


화를 내는 아들을 냉소적으로 대하는 그 태도는 분명 그녀의 대응도
너무나 강렬하고 거칠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세상에 수 많은 엄마가 있을 것이고, 그것이 그녀의 방식이기 때문에
잘못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여전히 강렬하긴 하다.


엄마를 사랑한다고 표현하지만,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을 하고,
학교에서 부모님의 직업 등을 묻는 숙제를 할 때, 당연하게
'엄마는 죽었다'고 하는 그의 태도에서 모순 아닌 모순이 있다.


단지 서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그것을 거부하는 다른 방식일 뿐,
그것으로 선생님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가 원하던 방향은 아니었을 것이다.


둘의 갈등이 절정에 다른 부분은 역시 아들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다.
아들에게 직접 들은 것이 아닌 아들의 남자친구 어머니에게서
그 사실을 들었을 때, 그녀의 표정은 온통 배신감에 빠진 것 같았다.


'엄마를 미워한다'는 코드라기보다는 '서로 맞지 않는다'는 느낌.
그 공통점 때문에 선생님은 그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주고 도움을 준다.


그녀가 아버지와의 관계가 생각보다 쉽게, 전화 한 통으로 해결이 되었다고 할 때처럼
모자 관계뿐 아니라 가족 간의 관계는 쉽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며 쉽게 끊어지는 것도
아님을 우리는 인식할 수 있다. 많은 일이 그들 사이에는 있었을 테니까.


더 재미있는 것은 그녀의 이후 행동이 단지 '왜 나를 죽여?'가 아닌
'내가 부끄러워?' 의 느낌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물론 전자의 감정도 크게 느껴지지만 어딘지 모를 감정이 있다.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에 수반되는 태도처럼 어딘지 모를
모순투성이의 모습에도, 우리는 늘 그렇기에 어딘지 어색하진 않다.


어딘지 위태로워 보이는 그들의 관계는 그의 이성관에 대해 반하는듯한,
독재적인 결정으로 인해 극에 달하며 해결이 되지 않을 것만 같다.


마치 그것이 '엄마를 죽인'것에 대한 대답이라는 듯하며, 그것에 반항하듯
집을 나가고 거리를 방황하는 것으로 그는 반응하곤 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 엄마는(혹은 아빠는) 나를 이해 못 한다며 기성세대라고
그들을 그렇게 치부해버리곤 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래, 그들은 우리를 이해할 순 없다. 그것은 시대적인 차이일 수도 있지만,
서로 남이기 때문에도 발생이 되는 부분이다.


부모와 자식 간 아무리 돈독하고 가깝다고 하여도, 그들은 결국 타인이며,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어려운 관계이기도 하다.
심적으로 무척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랄까.


제삼자가 바라보기에 그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래서 그들과 혹은 둘 중 하나와 가까운 사람이나 그의 모습이
이해가 되는 사람 입장에서는 더욱 안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 안타까운 사람은 선생님이며, 철저하게 그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외부에서 아들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돌아본다.


그녀가 아버지와의 관계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쉽게 풀렸다는 그 말처럼
정말 별것 아닐 수 있는 문제에 우리는 생각보다 과민하게 반응한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지만, 그 말은 잘못된 것 같다.
그 칼로 진짜 갈라지기도 하고 정말 칼부림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칼로 물베기 일지도 모르며, 단지
그러지 못한 관계가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간 싸움이 칼로 물베기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확신할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부부보다 가까운 혹은 이해하는 관계.
그렇게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그들의 관계는 묘하다.


무엇으로 딱 잘라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전혀 해결되지 못할 것만 같은 상태가 분명하게 지속하지만
'엄마를 죽여버린' 그의 태도에 대한 그녀의 답변이 혼자 있는
그의 어깨를 토닥임으로써 '엄마'라는 대답을 제대로 한 것 같다.


★ 5개 만점

★★★★(스토리 7 연출 9 비쥬얼 8 오락 8 연기 8 총점 8)
어딘지 묘하고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음이 가득한 그들의 관계 속에서 하나 분명하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그들의 끊임없는 투닥거림은 비교적 단순하게 해결이 될 수가 있었으며, 단지 표현 방식이 조금 날카로웠을 뿐이라는 것.
그 날카로움을 조금만 걷어낸다면, 우리는 너무나 익숙한 광경과 마주하게 되고, 그것이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알게 된다.
나는 부모님과 그러지 않는다고 하면, 그 외의 다른 어떤 사람과 유사한 관계 속에, 이러한 관계 속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늘 누군가와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며 줄타기를 하고 있고, 그것이 인간의 특성임을 알고 있다.
물론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 꼭 즐겁거나 쉽지는 않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닐까.
그의 질문에 길고 긴 길을 돌아 비교적 단순하게 답을 한 그녀의 행동과 같이.


진짜 금기로 여겨지는 관계가 아닌 어딘지 독특한 그들의 관계는 왠지 익숙하다. 칼로 물베기와 같은 그들의 모습이. 그래서 묘한 그들의 관계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가가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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