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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부담 없이 멋진 모습으로.. 배우 문정혁의 비상!
2005년 12월 3일 토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자리에 앉자마자 협박 아닌 협박으로 “말수가 적은 배우로 기자들 사이에서 원망(?)이 자자하니 말좀 많이 해달라”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운을 떼었다. 표현은 안 해도 분명 기분 나쁠 텐데 웬걸. 약간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신선하다. '반듯하다' 라는 표현은 바로 문정혁을 두고 하는 말 같다. 말을 나눠보면 볼수록 시원한 콧날하며 짝 진 쌍꺼풀 마져도 비율이 정확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축감을 들게 한다.

문정혁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하나.
무비스트에 들어오기전 어렵사리 잡힌 그와의 인터뷰가 갑작스럽게 서면으로 변경된 후 워드로 작성된 판에 박힌 (어쩌면 매니저나 소속사에서 작성했을지도 모르는) 답장을 기다리고 있던 나에게 직접 글씨로 시험지 답안 메우듯 보내온 인터뷰 지를 보고 잠시 감동했던 일이 있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그 얘기를 잠시 비쳤더니 “엇. 그 글씨 알아보셨어요? 엉망이라 거의 못 읽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라며 웃어 보였다.

가수일 때 문정혁은 ‘할말은 하는’ 가수였다. 작년 이맘때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다. 자신의 그룹에 대해 ‘돈벌이에 급급한’ 이란 논조의 글을 읽고 "우릴 비판하고 싶다면 자격부터 갖춰라. 그리고 당신의 글이 단순한 분위기 타서 ‘관심끌기용’ 글이 아니고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남아있다면 개인적으로 날 찾아오길 바란다. 신화를 만나기가 그리 쉽진 않다."라는 다소 러프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소속사에도 글을 올리고 나서야 문자로 연락을 했다는 에릭의 ‘당당함’과 마지막 문장 ‘신화를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라는 일종의 ‘곤조’를 보고는 나는 단박에 신화의 팬이 돼버렸다. 에릭이 미국시민권도 없어진 (한국에서의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포기했다는)마당에 굳이 ‘에릭’보다는 본명인 ‘문정혁’으로 연기생활에 매진 한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도 역시 생각있는 행동이라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드라마의 성공 이후 스크린으로의 정식 데뷔를 앞둔 그의 현재 심경은 어떨까. “쉽게 긴장 하는 편이 아닌데 어제 잠을 못 잤어요. 지금도 시사회 앞두고 무척 떨려요. 계속 홍보 인터뷰도 진행해야 되고 그래서 긴장하는 것 같아요”라며 눈을 내리깔았다. 사실 <6월의 일기>현장 공개 때 미리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주연배우들의 입장을 기다리는 취재진에게 재미있는 소식이 들려왔다. ‘배우’로서 이런 자리가 처음인 문정혁이 ‘모범답안을 준비하느라고 약간 늦는다’는 연락이었는데 벽 하나 사이를 두고 열심히 알찬 대답을 준비하고 있는 문정혁을 상상하면서 배시시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긴장을 많이 했었죠.(웃음) 영화를 찍으면서 그런 ‘현장공개’는 처음이라 미리 질문지 준비하고 대답을 준비해서 나갔어요. 그때도 어찌나 떨렸는지…” 이제 보니 수줍음이 장난이 아니다. 준비성이 철저한 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캐릭터에만 도전한다는 문정혁은 이번 영화도 처음 시놉시스를 읽고서 ‘해 볼만 하겠다’ 보다는 ‘할 수 있다’란 생각으로 캐릭터에 접근했다고 한다.

스크린 속 모습이 킬러 아니면 형사처럼 거친 역할이 많은데 그 이유를 묻는 우문에도 “ 제가 킬러로 나온 <달콤한 인생>은 정말 영화에 대해서 잘 모르는 채로 접근했어요. 실제로 짧은 부분 나왔고. 하지만 그 짧은 촬영 동안에 배운 게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이 영화에서는 더 많은걸 볼 수 있었어요. 시야가 넓어 졌다고나 할까. <6월의 일기>의 동욱이는 거기서 더 발전된 캐릭터라고 보시면 되요. 거친 모습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왕이면 부담 없이 멋진 모습으로.(웃음)”라는 현답을 내 놓았다. 부담 없이 멋지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영화 속 ‘김동욱’ 형사는 비번인 날엔 도망가는 소매치기범에게 길을 내주고 7시 칼 퇴근을 밥 먹듯이 외치는 날라리 형사다. 형사가 된 이유를 묻는 선배의 질문에도 “공무원이잖아요.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대답해 관객들로 하여금 폭소를 자아낸다. 목숨 내놓고 일하는 게 형사의 본분이라는 지적에도 “음..제가 원래 좀 양면적인걸 좋아해요.”라고 천연덕스런 대답을 내뱉는 극 중 모습은 문정혁의 실제 모습과 얼마만큼 비슷할지 사뭇 궁금해 졌다.

“극 중 그런 대사가 있어요. ‘나랑 자고 싶어 안달 난 여자가 한방 가득, 베란다까지 줄서 있다’고. (신)은경 선배랑 찍는 유일한 베드신인 데, 일부러 제일 마지막으로 미뤄달라고 부탁했어요. 친근함이 쌓인 후 찍으려 구요. 실제 동욱이 같은 성격이면 미뤄달라고 하진 않았을 테죠. (웃음) ” 사실 “어디서 타는 냄새 안나요? “라며 불타는 자신의 마음을 닭살스럽게 표현하며 수많은 여성팬들의 애간장을 녹인 전력(?)이 있는 문정혁의 팬들은 <6월의 일기>에서도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했을지도 모르지만 선배 추자영 형사와 주고받는 대사들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자신의 엉덩이를 두들기는 여자선배에게 “변태”라며 대들고, 시체 해부를 놓고 선짓국과 내장탕을 들먹이는 신은경의 장난에 헛구역질을 하는 한국 영화계에 전례 없는 남녀콤비를 이룬 것. “무엇보다 두 카리스마 있는 배우들 사이에서 많이 큰 것 같아요. 영화를 처음 시작하는 저에겐 대단한 행운이죠. 특히나 감독님이 일관성 있게 대해주셔서 연기 하기가 편했어요. ‘내맘 대로 버전’이란 것도 우선 OK사인이 났는데도 마음 가는대로 해보라고 하셔서 생긴 거예요. 사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요. 상대배우들이 계속 맞춰줘야 되고. 은경 선배님이 절대 귀찮아 하거나 피곤해하지 않고 끝까지 가주셔서 너무 고마워요.”라며 상대배우와 감독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영화 개봉 전 긴장감을 달래기도 힘든 판에 몰려드는 인터뷰를 소화해 내야 하는 힘든 ‘배우’의 길에 들어선 문정혁.인터뷰 전 기자의 부탁 때문인지 조근조근 긴 대답을 들려주는 그를 보면서 어쩌면 배우의 길은 무대 위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는 다소 ‘피곤한’ 직업일 텐데 그 순간에 안주하지 않고 깊은 내면을 보여주려 결심한 문정혁의 ‘용기’가 부러웠다.

그러고 보니 그가 연예인으로서 ‘비굴’ 한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더없이 ‘(비)쿨(be cool)’한 그의 성격이 배우로 대성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욕심을 부리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취재_이희승 기자
사진_권영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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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qsay11tem
괜찮은 배우   
2007-08-10 11:59
kpop20
멋진 배우   
2007-05-26 17:06
theone777
글쎄요..   
2007-02-04 04:55
ldk209
솔직히.. 연기 참 못한다....   
2006-12-30 12:24
lkm8203
ㅎㅎ그냥 가요계로갔으면 하는 바램이..;;   
2006-10-10 03:14
js7keien
신은경의 터프함은 식상하고 문정혁의 귀여움만 남게 된다   
2006-09-30 15:32
ejlee716
기사 내용은 너무나도 좋은데..극중 캐릭터 이름이 신동욱이 아니라 김동욱이에요..기사 고쳐주세용~ ^^   
2005-12-0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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