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영화는 감정의 예술! 거기에 매료된 김윤진!
2005년 11월 29일 화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남편의 외도로 절망에 빠진 주부 ‘미흔(밀애)’, 소주 없인 하루도 살수 없는 화끈한 ‘지니(아이언 팜)’,냉철한 범죄 심리 분석관 ‘희수(예스터데이)’. 공통점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이 세 명의 모습은 김윤진의 안에 투영되어 있다.

미국에서 건너와 세련되고 지적인 이미지의 그녀가 브라운관에 나왔을 때, ‘가족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고국에서의 연기 생활을 결심했다는 어느 매체의 인터뷰를 읽고 잠시나마 오래가긴 힘들겠구나 란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가족적’ 이라니. 그 ‘가족’적인 분위기에 오랜 외국생활이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랬다.한국영화의 전성기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쉬리>의 여전사 이방희로 나왔을 때 전국의 600만 관객이 그녀의 이중성과 비애에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4년이 흐른 뒤, 23회 청룡 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는 ‘명실공히 한국의 여배우로 자리 잡았구나’ 하는 안도감까지 밀려왔다. 그 해 남녀 신인상을 <로드 무비>의 황정민과 <오아시스>의 문소리가 받은걸 생각하면 그녀의 연기생활은 결코 짧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김윤진하고 나하고의 인연도 스칠 듯 안 스칠 듯 겉돌다가 이제야 겨우 만난듯한 느낌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서로 다른 배우의 인터뷰로 간 장소에서 두 번이나 마주쳤고,(한번은 식사, 한번은 영화관련 미팅인지 시나리오를 읽고 있었다) 이 인터뷰가 결정 나기 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LOST>를 뒤늦게나마 5편까지 보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그녀의 귀국이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이었다.

 <font color='#4e73c6'><b>
“아쉽네요. 5편까지 보신 거면 제 사연이 나오기 바로 전편인데.(웃음) 미국 프로덕션에서 PR할 때 하도 ‘한국의 줄리아 로버츠’ 뭐 이런 식으로 홍보가 나와서 좀 곤욕스럽긴 했었지만 사실 <LOST>의 역할 자체가 없었어요. 제작자인 J.J.아브람스가 저의 프로필을 보고 흥미를 느꼈었대요. 한국에서 연기 공부를 한 게 아닌, 미국에서 연기를 배우고 되려 한국에 가서 유명해진 케이스는 정말 재미있다고 말하면서 우선 만나나 보자고 했던 거였죠.” 오디션 역할도 극중 누군가가 아닌 그냥 ‘여자1’로 ‘Help, The air plane is crashed!’ (도와줘요. 비행기가 떨어졌어요) 이 한마디 였다고 한다.

그 짧은 대사 한마디를 보고선 오디션은 끝났고 며칠 후 김윤진을 캐스팅 하기 위해 ‘선’이란 역할이 만들어졌다면서 같이 작업하자는 연락이 왔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은 주연배우가 12명 정도 되는 것도 무척 드문 케이스예요. 그런데 저의 연기를 보시곤 주연을 14명으로 가자고 했다는 거예요. 저를 캐스팅하면서 ‘선’의 남편역할도 같이 만들어진 거죠.”그렇게 뒤늦게 시작된 드라마는 소위 대박을 터트려 제니퍼 가너가 시즌 7까지 계약했다던 <앨리어스>가 5편으로 단축되는 등 전세계적인 시청자들을 거느리게 됐다.

에릭의 본격적인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보도에 가려 김윤진의 국내 영화 복귀는 미스터리 한 인물로 꽁꽁 쌓인 채 반 이상 촬영 됐다는 영화 현장 공개에서도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 당시 알려진 사실은 극 중 34살인 신은경과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점과 이미 자신의 촬영분량을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이었다. 영화의 개봉을 코앞에 두고 열다섯 아들을 둔 주부라는 점이 밝혀지고 표면적으로 봐도 참 복잡한 인물이란 생각에 쉽지 않은 선택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죠. 계산을 해보면 19살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건데, 제가 결혼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웃음) 처음엔 어떻게 접근할까 막막했던 게 사실이에요. 거기다가 ‘왕따’에 대한 이야기라 더 난감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일단 마음에 둔 시나리오는 엄마에게 먼저 보여주는데 이런 인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더니 1초의 생각도 없이 ‘나라도 이렇게 했을 것’ 이라며 적극적으로 공감하셨어요. 같이 공연한 신은경씨도 아이를 낳아보니 극중 서윤희란 인물이 이해된다면서 여러모로 조언도 해주었고요.” 자신은 기술 시사에 참가하지 않아서 아직 영화가 어떻게 나왔는지 잘 모르지만 너무 기대된다면서 (이 인터뷰는 기자시사 전 진행됐음을 밝힙니다.) 자신의 학창 시절 얘기도 들려줬다.

고등학교 연극반 시절부터 대학교 4년 내내 머리 검은 동양인은 자기 혼자 뿐이라 배역 제한이 있었지만, “그거야 말로 인종 차별이 아니냐”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해 금발에 백인들만 주로 맡았던 배역을 따낸 얘기부터, 도리어 여자라서 동양인들이 타겟이 된 놀림에서 빠졌던 얘기까지. 고급스럽고 많이 배운 이미지의 이 여배우는 강인한 자립심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전형적인 독립형 인간이었다.

사실 <6월의 인기>는 교내 ‘왕따’를 소재로 그로 인한 서슬 퍼런 복수를 그리면서 담담히 진정한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묻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영화다. 그녀가 신중히 선택한 영화였지만 올해만 해도 ‘복수’란 소재의 영화는 너무도 많이, 게다가 거의 다 흥행에 성공했다. 배우로서 자신의 영화가 <혈의 누>서부터 <친절한 금자씨>까지 다른 소재지만 맥락으로는 비슷한 <6월의 일기>가 다른 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이건 정말 의례적인 일이에요. 정말 그렇지 않아요? 어떻게 올 한해 한국에서만 이런 소재의 영화들이 연달아 개봉할 수 있는지. 결코 흔한 일을 아니라고 생각해요. 음…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읽었어요. 컵에 담긴 물한테 ‘사랑해’라던지 어떤 얘기를 하면 물의 결정체가 달라진다는 내용이 있어요. 물이 반응 하는 사실 자체도 신기하지만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건 뭔가 전할 메시지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속 김윤진은 딱 한번 환하게 웃는 장면이 나온다. 울거나 무표정한 표정이 거의 다인 ‘서윤희’에게 분명 잊지 못할 촬영이었을 터.

“사실 임경수 감독님이 그 장면을 LA로케이션 하신 다고 했을 때 영화란 게 예산 문제도 있고 찍다 보면 흐지부지 될 거란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도 너무 당연하게 스텝들을 이끌고 오셨더라구요. 그 노력과 꼼꼼함에 감동받아 하와이에서 촬영하다 기쁜 마음으로 공항으로 달려갔어요. CG촬영해도 됐을 장면을 감정선의 중요점을 아시고 미국까지 오신 것도 고맙지만 영화에서 ‘윤희’가 유일하게 행복했던 추억을 담고 있는 장면이라 어떻게 나왔을까 너무 기대 되요”배우로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계속 ‘연기’에만 매달린 거란 김윤진은 “영화는 감정의 예술”이란 멋진 말로 인터뷰의 말미를 장식했다.

실제로 만나본 그녀는 여러 캐릭터 속에 갇혀있지 않고 자신만의 생생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가 타국에서 흘렸을 눈물을 눈치 채지 못한 건 아니었다. 그 경험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당신의 용기와 결단으로 인해 우린 또한 명의 멋진 배우를 가지게 됐다고, 단지 마음속으로만 가슴 깊이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 화려해 보이지만 수줍음이 많은 그녀가 눈치채기 바라면서.

● 인터뷰 사진만 보면 서운하지! 김윤진의 다양한 표정은 보~너~스!


취재_이희승 기자
사진_권영탕 기자

5 )
loop1434
계속 열연해주길   
2007-09-07 13:06
qsay11tem
매력적이에요   
2007-08-10 11:58
kpop20
오랜만에 보네요   
2007-05-26 17:10
ldk209
오히려 한국에서 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음...   
2006-12-30 12:24
js7keien
김윤진이 아까왔던..신은경의 터프함은 식상하고 문정혁의 귀여움만 남게 된다   
2006-09-30 15:31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