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만에 배우 손예진을 다시 만났다. 시간이 지났어도 손예진은 손예진이었다. 그녀는 세월의 흔적을 담은 깊은 눈빛으로 무장한 채, 청순함과 아름다움의 대명사답게 변함없는 외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사진의 전반적인 느낌이 그녀의 출연작 <공범>의 느낌을 해치기 싫어서, 그녀에게 웃을 필요는 없다고 미리 귀띔했다. “지금 이 카페에 있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조금 지루하고 쓸쓸함을 느끼고 있을 즈음이에요.” 시간과 공간에 따른 분위기를 설명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테이블 앞에 앉아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그녀의 눈빛과 작은 몸짓으로 연기가 시작되었다. 많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그녀는 포토그래퍼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바로 알고 있었다.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그래서 조용히 그녀 곁에 있어주고 싶은 느낌을 담고 싶었다. 성실하게 느낌 있게 함께 작업해준 손예진 배우에게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한다.
글, 사진_김재윤 실장(studio Z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