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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새로운 성장통을 겪다 <폭풍전야> 황우슬혜
폭풍전야 | 2010년 4월 2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언론시사가 어제 있었다. 영화를 보니까 어떤 느낌이 들던가?
좋게 봤다.(웃음) 당연히 배우이기에 연기부분에 있어서는 약간 아쉬운 점이 남았다. 뭐 매번 그래왔지만 말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까 후회는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아쉽던가?
캐릭터의 감정표현에서도 너무 감정을 억누른 것 같다. 어느 부분에서는 좀 더 과하게 감정을 표현해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감정의 절제를 중요시했기 때문에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휩쓸려 가 버렸다. 정말 이번 영화를 통해 감정 절제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극중 김남길과 윤제문의 몸싸움 장면에서 소리 없이 흐느껴 우는 미아의 모습을 보고 극도로 감정을 절제하는 것을 느꼈다.
정말 그 장면을 찍을 때 복받쳤다. 복받치면서 감정을 절제한 장면이 많았는데, 많이 편집됐다. 그나마 밖에 나와 소리치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것도 뒷모습만 나와서 아쉬웠다.(웃음)

영화 속 미아를 보면 울화통이 터지는 장면이 많다. 특히 수인을 좋아하지만 손 한번 잡지 않는다던가 사랑하는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 모습은 보는 내내 답답했다.
맞다. 영화를 찍는 내내 홧병이 생기는 줄 알았다. 오히려 슬픈 장면 찍고 나서도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가슴 치면서 계속 울었다. 덜덜 떨면서 엉엉 울었다. 안 겪어봐서 모르겠지만 정말 자연스럽게 홧병 생긴다.(웃음)

뒷모습만 나와 아쉽겠지만 한 편으로는 그동안 참고 참아왔던 답답함을 속 시원히 해소하는 듯 보였다.
속 시원했다.(웃음) 안 그랬으면 홧병 걸렸을 것이다.(웃음) 속은 후련했는데, 소리를 너무 지른 나머지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이래 저래 힘들었다. 영화를 보면 정말 감정을 폭발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미아는 죽을 때까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이기에 화도 잘 안내고 웃지도 않는다. 어제 영화를 보니까 미아는 자기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여자라고 보였다.
병원에서 의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미아의 응어리진 속내를 잘 보여줬다.
오! 맞다. 연기할 때도 이 장면은 미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했고, 이게 바로 미아의 본 모습이라 여겼다. 극중 대사는 이렇다. 의사가 “힘든게 있으면 말해봐요.”라고 묻자 미아는 “에이즈에 걸린 게 가장 힘들어요.”라고 말한다. 이 대사 들으면 그 때 들었던 울분이 떠오른다.(웃음)

이 장면을 보고 착하디 착한 미아 안에도 칼이 있구나 생각했다.
(웃음)감사하다. 미아를 만나본 적이 있나 보다. 이렇게 미아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다니…….

어찌면 <폭풍전야>는 미아로부터 시작해 미아로부터 끝을 내는 영화다. 미아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알려준 마술을 끝내 완성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영화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미아라는 생각이 들더라.
조창호 감독님도 얼핏 그런 이야기를 해준 것 같다. 감독님은 여러 가지 감정 기복이 있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캐릭터라고 미아를 설명해줬다. 나 또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인지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접근하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그러고 보니 제작보고회 때도 말이 나왔지만 미아가 조창호 감독님의 로망이 담긴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래서 매일 미아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미아는 감독님이 예전부터 좋아했던 이상형이 아닐까!(웃음)

그래서인지 감독님이 미아 캐릭터를 예쁘게 보여줬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촬영감독님이 잘 찍어 주신 거다.(웃음)

미아라는 캐릭터를 실제 연기해보니 어떤 매력이 있던가?
영화를 보면 미아는 아픈 와중에도 강하다. 아까 말했듯이 가끔씩 품속에 숨겨놓은 칼을 꺼낸다. 연기하는 나로서도 깜짝 놀랬다. 미아에게 이런 면이 있구나! 싶었다. 또한 미아는 현실에 맞서 싸우기도 한다. 자신을 겁탈했던 총포상 주인을 때리면서도 에이즈가 걸리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말을 하는 미아의 모습은 여자가 봤을 때는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미아의 입장을 생각했지만 마음이 아프다.
영화의 소재가 동성애나 에이즈와 같은 것이어서 연기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주변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부분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배우는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나. 배우로서 욕심났던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역할을 위해 에이즈 환자들이 쓴 일기를 봤다고 들었다.
실제 그분들을 만났으면 더 많은 도움이 많이 되겠지만 만나지는 못했다. 연기 때문에 만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삶을 살고 있는 그분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분들이 썼던 일기를 보면서 감정을 익혔다.

김남길과는 처음으로 같이 연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둘의 연기호흡은 어땠나?
처음인데도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 둘이 처음으로 이름을 걸고 하는 영화라서 열심히 임한 것 같고, 그만큼 영화에 애정도 많았다. 영화 찍는 내내 같이 연기하고, 맡은 역할이 쉽지 않았기에 서로 어려운 점을 잘 알았다. 그런 이유에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고 많은 이야기도 나누면서 촬영했다.

첫 주연작품이라 부담감도 상당했겠다. 연기도 분명 잘 해야겠지만 촬영장의 분위기도 잘 이끌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인사는 열심히 했는데, 분위기는 잘 이끌지는 못했다. 그 부분을 남길 씨가 맡아서 잘 해줬다. 원래 촬영을 시작하기 전 그 장면의 감정을 고스란히 이어가기 위해 말도 별로 안 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남길 씨에게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웃음)

옆에서 봤을 때 김남길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촬영만 들어가면 딴 사람으로 변한다. 집중력이 뛰어나고 상대배우를 잘 챙겨준다. 평소에는 장난도 많이 치고, 개구쟁이다. 나와는 아예 반대다. 촬영하기 전날부터 계속해서 그 감정을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남길 씨처럼 카메라만 돌아가면 180도 변하지 못한다. 그 집중력은 부럽다.

수인의 자살을 막으려고 영화에서 방송을 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는 자살금지 구역이오니…….”하면서 말이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보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나온 나만의 애드리브였다.(웃음) 근데 그 장면을 안 쓴다고 감독님이 그랬는데, 어제 보니까 나오더라.(웃음) 감독님에게 왜 썼냐고 물어보니까 우리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라서 넣어봤다고 하더라.
영화가 잔잔하고 심각하게 가다가 방송하는 장면이 나오니까 더 웃겼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미아 캐릭터가 재미있어서 더 웃겼을 거라고 생각한다. 미아는 아픔을 갖고 있지만 재치가 넘친다. 그녀는 죽을 수 밖에 없는 병에 걸려서 인지 몰라도 남은 생애를 아름답게 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수인에게 가끔씩 위트 있는 말장난도 하고 겉으로는 무심하지만 뒤에서 다 챙겨주는 따뜻함이 있다.

영화를 보면 모든 대사가 직접화법이 아닌 은유가 담긴 말이라서 연기하기 힘들었겠다.
입에 잘 붙지 않아서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카페 ‘루트’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이야기가 펼쳐기지에 마치 연극 한편을 찍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전작과는 다른 캐릭터와 영화 스타일로 인해 연기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런 부분도 배운다는 생각으로 감정에 몰입해서 열심히 했다.

극중 수인은 요리를, 미아는 마술을 보여준다. 첫 마술 장면에서는 뿅! 하고 나타났다가 뽕! 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마술을 배웠다더니 나타났다 사라지는 역할인가 싶었다.(웃음) 근데 나중에는 직접 마술을 하는 장면이 나오더라.
처음에 나온 마술이 가장 어려웠다.(웃음) CG의 도움 없이 배운 만큼 잘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웃음) 원래 물에서 불을 나타나게 하는 장면도 있는데 그건 편집됐다. 더 좋은 마술 장면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아쉽다.

영화를 찍으면서 사건사고가 많았다고 들었다.
제작보고회 때도 말했지만 미아가 바다에 들어가는 장면을 찍고 나서 응급실에 실려갔다. 연기도 고생했는데, 연기 외적으로 사건사고도 많아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스텝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너무 고생을 한 나머지 영화의 모든 촬영이 끝나고 나서는 서로 못 알아 볼 정도였다.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장면은 베드신 일 것 같다.
마지막 두 주인공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니까 남길 씨와 함께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다 나온 것 같다. 언론시사 때 남길 씨가 <미인도>를 생각하고 오신 분들은 실망할 거라고도 얘기 했는데, 어쩌면 그런 장면이 없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촬영당일, 남길 씨는 모든 얼굴 근육을 다 써가면서 감정에 몰입하고 나 또한 감정에 휩싸여서 눈물을 흘리며 연기했다. 그 장면을 잘 찍기 위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촬영에 임했다.
본인 생각에 정말 미아가 수인을 사랑한 건가?
처음엔 연민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발전한 거라고 생각한다. 미아가 수인을 보고 한 순간에 빠졌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동안 미아는 사랑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가 마지막에 휘몰아친 거다. 폭풍처럼.(웃음)

연기 수업을 오랫동안 받았다고 들었다. 그만큼 연기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을 것 같다.
배우로서 닥치는 장애가 있는데, 물러서지 않고 직접 부딪혀보고, 알아가려고 노력한다. 이게 다 연기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그렇다. 많은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연기 정말 잘하고 싶다. 하지만 그게 하루 아침에 안 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노력 또 노력한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600:1의 경쟁률을 뚫고 <미쓰 홍당무>에 캐스팅 되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봤을 때 특이한 보이스 톤과 더불어 약간은 푼수 같은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해 냈다.
이경미 감독님이 정말 잘 이끌어줬다. 따로 연기에 대한 주문은 없었고, 오디션만큼만 하라고 말했다. 근데 막상 오디션 때 뭘 했는지가 생각이 안 나더라.(웃음) 그래서 그 때 찍은 테이프 돌려 보면서 연기 연습했다.

그러고 보면 강단이 좀 센 것 같다.
연기할 때는 그래야 할 것 같다. 실생활에서는 잘 나서지 못하고 좀 소극적이다. 이제 연기는 직업이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주고도 싶기에 강한 마음을 먹고 연기에 임한다.

<펜트하우스 코끼리>에서 씬 스틸러 (Scene Stealer)로 나왔다. 무거운 영화의 분위기를 “저는 서기 2079년에 왔습니다.” 대사로 한 번에 날려버렸다.
(웃음)그 대사 때문에 감독님과 스텝들 모두 웃었다. 그러나 관객들이 재미있게 봤던 것과는 다르게 연기를 하는 입장으로서는 많이 힘들었다. 너무나 독특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혔다.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까 구토도 하고,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제는 즐거운 영화 하고 싶다.

<폭풍전야>도 그리 즐거운 영화는 아닌데…(웃음)
아니다. 즐겁게는 촬영했다.(웃음)
앞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해보는 것도 좋겠다. 한없이 즐거운 영화니까 말이다.
로맨틱 코미디 너무 좋아한다. <노트북>같은 멜로영화도 좋아한다. 알콩달콩한 이야기와 각각의 캐릭터가 참 사랑스럽다. 감동도 있고 영화에 삽입된 음악도 너무 좋다.

보기와는 달리 나도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 매주 금요일 밤 아이스 크림통과 팝콘을 먹으면서 보는 그 재미!
(웃음)맞다. 삶의 활력소가 된다. 근데 영화를 많이 보는 것 같다. 당연히 영화기자지만 말이다.(웃음)

아무래도? 영화를 좋아하니 이러고 있는 것 같다.(웃음) 영화도 영화지만, <우리 결혼했어요>로 예능에 처음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얻은 것은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결혼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는 측면도 좋았다. 하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도중 하차했다는 게 아쉽다. 선호 씨와의 좋았던 부분이 많은데, 그걸 제대로 표현 못한 게 아쉬웠다. 영화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기에 잘 헤쳐나갔지만, 예능은 적응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더욱더 힘들었다.

그럼 앞으로 영화에서 쭉 볼 수 있는 건가?
아마도 그럴 것 같다. 예능은 너무 어렵다.

<폭풍전야>로 첫 주연을 맡고 새로운 연기를 해냈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영화만 생각하면 고생한 것 밖에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연기에 욕심을 갖고 노력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

2010년 4월 2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0년 4월 2일 금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44 )
again0224
잘봤습니다   
2010-04-14 12:42
s4789y
과속스캔들에서 봤어요.   
2010-04-14 10:31
ekwnj
그냥 대사 없을때가 나았던듯..   
2010-04-10 21:38
dulcemente
예쁘따~~   
2010-04-10 20:18
gkffkekd333
미인이네요   
2010-04-08 23:33
nicegoguma
이쁘다..ㅋㅋ   
2010-04-08 18:33
slevin2
지금까지 연기들은 좀 아쉽던데..더 성장하시겠죠..   
2010-04-08 05:14
faricaal
이 야~~ 눈에 확띠네
마스크와 볼룸이 장난이 아니네,,^^)/   
2010-04-0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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