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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범 감독은 <시집>의 주제에 대한 물음에 ‘이민을 먼저 간 사람이 늦게 간 사람보다 많은 걸 차지하고 있다. 그런 소유권에 대한 갈등을 그려보고자 했다’고 답했다. 또한 감독으로서 연기에 대한 주안점이 뭐라고 생각했는가란 질문에 ‘연기를 조금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거의 연기하지 않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완전한 표현력을 지녀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기자회견장에서 대부분의 질문은 주연배우를 맡은 송혜교에게 이어졌다. 첫 해외진출작이기도 한 <시집>에 출연한 것에 대해 ‘이 작품이 할리우드 진출작이라 알려졌지만 과장된 것이다. 뉴욕의 독립영화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할리웃 진출에 대한 여부를 묻자 ‘할리우드는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작품에 매진하면 얻어질 수 있는 일이다. 언어적 공부도 필요하다’는 포부를 은연중에 드러냈다. 또한 ‘언제나 좋은 배역이나 스크립트가 있다면 독립영화에도 도전할 수 있다’며 ‘저예산이니 만큼 독립영화에 출연했을 땐 큰 부담이 없고 그만큼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긍정적 견해를 보였다.
송혜교는 <시집>에서 90%이상이 영어로 이뤄진 대사로 연기했다. 이에 대해 ‘처음으로 영어대사를 하게 된 작품이라 어려웠지만 그만큼 연습이나 점검을 많이 했다.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이 선생님처럼 잘못된 발음을 잡아주곤 했다’고 한다. 함께 출연한 여배우 에쉬나 커리도 ‘영화를 보면 잘 알겠지만 전문가적인 태도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시집>은 <물 속의 물고기는 목말라하지 않는다>라는 단편영화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대되기도 했던 손수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며 송혜교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다. <시집>은 미국 한인 동포에게 시집 온 한국인 숙희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적 갈등과 운명적인 결말을 선사하는 스릴러다.
2008년 10월 5일 일요일 | 부산_취재 및 사진: 민용준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