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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도, 연극배우도 아닌 그냥 배우, <숨> 박지아
2007년 4월 24일 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생소하더라.
영화 자체가?

아니, 박지아란 사람이. 내가 연극을 잘 보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숨> 이전에 김기덕 감독의 영화 두 편에 출연했다는 사실 말곤 확실한 게 없더라.
그래. 내가 생소했겠지. (웃음)

일단 <숨>의 연은 평범한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캐릭터를 이해하는 게 쉽진 않았을 것 같다. 물론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다 그렇지만. 예전에 출연한 <해안선>이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도 그랬듯이.
쉽지가 않았다. 항상 그렇듯이. <숨>은 표면적으로 남편의 바람으로 인해 사건이 벌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가 캐릭터를 이해하는 관점은 그보다 깊어질 필요가 있었다. 남편의 바람 때문에 발생한 치정문제로는 납득이 안 되더라. 그래서 과거를 스스로 설정하고 거슬러가야 했다.

캐릭터의 과거를 스스로 가정한 건가?
그런 셈이지. 이 여자에게 분명 결혼 전, 연애기간이나 중매 기간이 있었을 테고 결혼해서 애를 낳는 어느 정도의 세월을 짐작해가는 가정 하에서부터 시작을 했다. 이 여자가 이렇게 된 데에는 남편하고의 결혼 생활, 혹은 그 이전에 남편과는 상관없었을 수도 있는 과거의 기억들, 즉 유년 시절이나 가정사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 같은 것들. 아예 캐릭터의 처음을 설정하고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런 이해를 지니고 있어야 드라마가 엉성해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짧은 기간이지만 촬영하는 내내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영화에서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의 내면까지 다 받아들이고 생각하려고 한 거지. 물론 표현되는 게 쉽진 않으니까 그런 것들이 영화에선 단순히 그저 그렇게 표현됐을 수도 있겠지만, 난 <숨>을 위해서 캐릭터의 이전 상황들을 좀 많이 갖고 가는 것으로 시작해서 촬영에 들어갔던 거다.

<숨>을 보고 나니, 만약 ‘<시간>의 연인이 <숨>의 부부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란 생각을 했다. 그 지독한 사랑이 이런 애증으로 발전했다 생각하면 그것도 재미있을 거라고.
아까 말씀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 같은데 내 상대역인 하정우 씨와 촬영하며 의견을 많이 교환했었다. 하정우 씨 같은 경우는 나보다 시나리오를 먼저 받았었고 시나리오가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봤던 상황이기도 했고.

하정우 씨보다 캐스팅이 늦었나보다.
하정우 씨가 이미 되어있었고 내가 나중에 된 거지. 어쨌든 정우 씨한테 내가 ‘이게 단순히 남편의 바람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여러 가지 추론도 해봤다’고 하면서 의견을 내놓는데 내 생각하고 많이 다르지 않더라. 그런 식으로 그 이전 상황들을 추측했지만 그 부분이 아까 말처럼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어떤 한 사람의 작품이 지난 작품들과 연관을 가지면서 맥락이 이어질 수 있는 것처럼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도 그런 것 같다. <숨>의 부부관계를 놓고 생각해보면 <시간>과 연관 지을 수도 있고, 또 4계절을 묘사하는 걸 보면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그려볼 수도 있고, 또 여자가 추후에 남편의 아내로 복귀하는 양상을 보면 <해안선>이 떠오르는 부분이 없지도 않다. 작품 간에 일부일지라도 연관 지을 수 있는 코드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숨>에서 찰흙 공예 하는 장면 있잖나. 설마 직접 만든 것?
아, 그건 작가분이 만들어 주신 거다.

그래도 나름대로 작품에 손질하는 모습이 나오던데, 원래 취미가 있던 건 아닌가?
촬영 전, 그런 부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 같아서 조금 준비를 했다. 다행히 아는 분 중 공방하는 분이 계셔서 어설프지 않으려고 며칠 공방을 다니면서 연습을 하고 간단한 기술을 익혔다. 물론 쉽지가 않더라. 그냥 간단하게 감독님이 써준 시나리오 내에서 내가 따라할 수 있는 걸 배워서 흉내 낸 것뿐이지. 그리고 그런 걸 하려면 손톱을 기르면 안 된다 그래서 손톱도 다 잘랐었다.

일단 김기덕 감독 영화에 세편이나 나왔다. 그리고 세편의 영화에서 비중이 크건 작건 어두운 이미지의 역할을 소화했고. 그런데 이번 <숨>에선..
무슨 말 할지 알겠는데? (웃음)

짐작했겠지만 노래 부른 것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어이없진 않았을까? (웃음)

당황스럽긴 했지. (웃음) 일단 배우한테도 놀랐지만 김기덕 감독 영화에서 이리 발랄한 장면을 본 적이 있었던가 싶어서 놀랍기도 했다. 어쨌든 일단 <숨>을 포함해 이 배우가 기존에 보여주던 이미지와 너무 상반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좀 깬다는 기분? (웃음)
내가 처음에 시나리오 받고 생각한 건 사실 근사한 그림의 4계절을 불러내는 멋진 여배우였다. 봄의 사랑, 여름의 사랑, 가을의 사랑들을 내가 멋지게 장첸에게 선물하는 모습들을 상상하고 준비했었다. 그러니까 시나리오를 봤을 땐 근사하게 4계절을 노래하는 프랑스 여배우 같은 그런 근사한 이미지를 생각하고 자뻑했던 거지. (웃음)

그런데 영화에서는 지독하게 발랄하지 않나? (웃음) 어쩌다가?
감독님 생각에는 그럴 수 있는 여잔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충분히 따뜻하고 밝은 면이 있고 어설프더라도 누군가에게 애교도 떨 수 있는 여자인데 상황이 그 여자를 그렇지 못하게 만드는. 그래서 그 상황에서 그 여자가 보여주지 못하는 속내를 드러내고 싶었던 것 같고. 사실 난 노래만 할 거라 생각하고 노래만 그냥 외워서 와서 감독님한테 ‘노래만 하면 되죠?’하고 물었더니 ‘율동도 해야지’하시더라. (웃음)

율동도 직접 짠 건가?
직접 짠 거다. 점심시간에, 잠시 시간 줘서. 사실 내가 ‘노래도 못하고 율동도 어설픈데 지금 이렇게 급조하듯 하게 되면 굉장히 어색하고 화면에 이상하게 보일 텐데, 그냥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처럼 근사하게 분위기 잡고 노래하는 걸로 가면 안 되겠냐’고 제안했었다. 그랬더니 ‘노래 못해도 되고 율동이 어설퍼도 된다. 그냥 그런 마음이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거니까 노래도, 율동도 더 신나게 해라. 네가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따듯한 마음을, 사랑을 보여주면 된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그걸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런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인데 줄 사람도 표현할 수도 없는 여자의 상황을 보여주고 싶으셨던 거지.

준비했던 이미지와 달라서 당황이 많이 됐을 것 같은데.
그것보다 그 장면 찍을 때 장첸이 심각하게 문을 열고 막 들어와서 내가 노래를 시작하니까 못 견디고 막 웃더라. 그래서 애먹었다. (웃음) 어쨌든 감독님 말씀처럼 굳이 근사하게 해야 될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내가 원래 생각했던 부분을 버리는 건 상관없었는데 좀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초반 작업할 때쯤엔 내가 노래도 잘 못하고 괜히 엉성하게 어설픈 코메디같은 장면이 될 것 같아서 부담이 많이 됐었는데 시사회에서 보니 그냥 애교스러운 정도와 비스무리하게 느껴져서 약간 안심이 됐다. 또 어떤 분들은 김기덕 감독님 영화에 이런 밝은 장면이 거의 없어서 그 점을 좀 예쁘게 봐주신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다행히도 잘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웃음)

어쨌든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꽤 재미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노래는 잘 못하더라. (웃음) 어쨌든 이야기 듣고 보니 노래를 잘 했으면 의도와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 돼 버렸을 수도 있었겠단 생각이 든다.
난 잘 한 거 같은데. (웃음) 영화가 그렇게 나와서 어쨌든 다행스럽기도 하고. 감독님께서도 노래를 잘 하는가 못하는가가 보단 노래를 통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부분으로 표현해주길 원하셨던 것 같고. 사실 그 때 일단 나부터 감기까지 걸렸고 현장이 막 급박하게 돌아가서 정신이 없었다.

하긴 서대문 형무소를 가봐서 알지만 바람도 잘 통하는 곳일 텐데. 겨울에 봄옷입고, 여름 옷 입고. 꽤 추웠을 것 같다. 감기를 달고 살았을 것 같은데.
정말 감기에 너무 많이 걸렸다. 콧물이 막 질질 흐를 정도로 심하게. 장첸이 보다 못해서 알약을 주더라. ‘이거 진짜 잘 듣는 거니까 먹으라’구. 그리고 난방기를 떼놔도 열이 오질 않더라. 그냥 닿는 부분만 잠깐 뜨겁고 그것마저도 촬영 들어가면 켤 수도 없었지. 그리고 조명기도 몇 대 없었고. 그래도 촬영 전에는 벌벌 떨고 있다가 슛 들어가면 아무렇지 않게 얼른 하고, 계속 그랬다.

길에는 눈이 버젓이 쌓여있는데 여름옷입고 걸어가는 장면은 보는 내가 다 춥더라. (웃음)
지금도 생각만으로 살 떨리는 것 같다. (웃음)

그런데 중간에 아이가, 속된 말로 오두방정 떨면서 (웃음)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도 뜬금없었다, 한 편으로 웃기기도 했고.
사실은 그 씬이 그냥 엄마가 들어와서 애가 잠든 모습을 보는 그런 장면이었는데 그렇게 바뀐 거다. 근데 내 생각엔 아마 감독님은 엄마가 없을 때는 그렇게 까불 정도로 밝은 어린 애가 엄마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멈추는 아이의 행동과 표정을 보여주면서 이 여자의 삶도 같이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애가 느끼는 엄마가 그런 거지. 엄마가 들어와서 반갑게 엄마한테 달려가는 게 아니라 자신이 했던 걸 멈춰야 될 것 같은. 함께 그림을 그리던 좋은 시절도 있었지만 그 시간이 지난 그 때, 아이에게 엄마가 조금 이상하다 느낄 수밖에 없는 직감적인 것. 애기 입장에선 엄마가 뭔가 이상하고 본능적으로 부담스러움이 느껴지는 불안감의 심리 같은 게 표현된 것 같다.

이번 <숨>에 출연해서 김기덕 감독 영화만 세편 나왔는데 김기덕 감독과 인연이 된 계기는 뭔가? 처음 <해안선> 때 오디션이 있었단 말은 들었는데.
그 당시 오디션이 있었고 오디션을 봤었다. 그때가 김기덕 감독님께서 <나쁜 남자> 끝내고 <해안선> 준비할 때였고 난 공연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내가 하던 공연에 <나쁜 남자>에 출연했던 배우가 출연하던 중이었고 감독님은 <나쁜 남자> 개봉 후, 격려차 공연 보러 오셨다가 나를 본거다. 그런데 그 이전에 한번 뵌 적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그 때를 기억하셔서 ‘아, 그때 만났던 사람이네.’ 하시더라. 그런데 <해안선> 오디션 있다는 말을 내가 듣게 되었고, 그래서 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참가하게 됐다.

아. 우연찮게 눈에 띈 게 도움이 된 셈?
그런데 감독님이 날 염두에 둬서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했던 건 아니었다. 그냥 내가 예전부터 김기덕 감독님의 작품들을 워낙 좋아해서 오디션이 있단 말을 듣고 스스로 찾아간 거지. 운이 좋았다고 할까.

어쨌든 <해안선>은 오디션을 통했었지만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때는 감독님의 부름이 있었을 것 같은데?
<해안선> 촬영 후, 한참 시간이 지난 다음에 감독님과 우연찮게 만나서 같이 밥을 먹게 됐는데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더라. ‘지금 준비하는 영화에서 얼굴을 다 가리고 나오는 여자가 있는데 역할이 그래서 캐스팅하기가 쉽지가 않네. 그냥 지아가 하면 되지 않으려나?’ 라고 농담같이. 그래서 내가 하겠다고 해서 하게 된 거다.

<숨>도 마찬가지인가?
감독님 말씀으론 <숨>의 시나리오를 써놓고 여러 배우들을 생각했다가 내가 해도 괜찮겠단 생각을 갖고 계셨다더라. 그러다가 내게 전화를 하셔서 스케줄이 어떻게 되냐고 한번 물으신 적이 있었다. 그렇게 통화 끝내고 한참 지나서 다시 전화가 왔다. 그 때 내가 공연 할 때였는데 공연 전에 시간 잠깐 낼 수 있겠냐고 해서 그렇게 만났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썼는데 한번 지금 읽어봐라’고 하셔서 감독님과 만난 카페 그 자리에서 한 한 시간 동안 다 읽었다. 읽고 나니 감독님께서 ‘어떠냐, 해보고 싶은 생각 있으면 같이 하고 싶다’고 하셔서 하게 된 거다.

솔직히 <숨>도 쉬운 영화는 아니잖나. 일단 이야기의 맥락은 짚어지지만 세부적으로 상징과 은유로 채워져 있어서 그걸 읽어내는 건 쉽지 않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을 법한데. 캐릭터 자체만 봐도 그렇고.
그러니까 욕심이 너무 나는데 사실 그 반대편에선 쉽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에 걱정이 들더라. 근데 너무 욕심이 나서 내가 하겠다고 덥썩했지. (웃음) 걱정은 일단 그 다음으로 미루고. 내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사람의 만남을 절박하게 갈구하는 상황이라는 게 와 닿더라. 물론 영화에 표현되는 현상을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내가 처음 시나리오를 읽은 느낌은 그랬다. 그러니까 그냥 남편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자기 삶에서 숨 쉴 수 없어서 어디선가 호흡하고 싶기에 편안한 숨을 필요로 하는 여자가 숨이 필요하지 않은 남자를 찾아간다는, 그게 너무 절박하게 와 닿아서 그걸 잘 표현해내지 못할까봐 일단 걱정이 많이 됐지. 그러니까 너무 안 됐더라고. 느낌이.

한편으론 연이 팜므 파탈스럽게 느껴졌다. 되게 악역 같다는 생각. 지독하게 고독한 장진의 낙을 끌어내어 이 남자의 밑바닥에 남겨진 생기를 죄다 빨아들인다는 느낌이랄까? 알고 보면 지독하게 나쁜 년인 거다. (웃음)
아, 그렇게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 감독님 영화가 말이 별로 없잖나. 그래서 생기는 일 인거 같기도 한데. 물론 모든 영화가 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해석이 많이 틀려지기도 하지만 특히 김기덕 감독님 영화가 그런 면이 좀 큰 거 같더라. 영화의 코드를 자기의 생각들과 맞추는 거지. 결국은 영화를 보고 나면 정말 상상도 못했던 얘기들을 할 때가 있으니까. 그런데 방금 전의 이야기도 그렇게 이해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쉽게 보면 장진을 위로하러 간 거지만, 사실 결과적으론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면 될 사람을 일 년이란 시간을 주면서 괴롭힌 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냥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고 어차피 죽을 사람인데 괜히 내가 그를 구해줄 수도 없으면서 꼭 구해주는 양, 봄을 주고 여름을 주고 가을을 주고, 결국 자신은 아이가 있고 남편도 있어서 결국은 가정으로 돌아가 버리는 여자니까. 어떻게 보면 나쁜 여자인 셈이지.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는 것 같지만 자기 욕심만 채우는 나쁜 여자인 셈이지.

한편으론 노골적이진 않아도 연이 남편에게 은근히 복수를 꾀하는 것 같았다. 남편의 외도를 자신이 답습하면서 그것을 남편 앞에 고의적으로 전시하는 듯한. 그러면서도 남편에 대한 일방적인 증오를 보이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남편 되게 사랑했나봐. 그래서 그런가. 그게 일방적인 시선에서 보면 연이 장진이라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한편에서 보면 그 이전에 너무 사랑했었던 남편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니까 다른 누군가에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사랑이 다른 어디로 보내지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사랑했던 거 같아. 남편을. 그니까 미워서. 바람피워서 미운 게 아니라 너무 사랑하는데 그 사랑을 외면하니까.

그래서인지 장진이 불쌍하고 연이 사악해보이더라. 장진에겐 껍데기 같은 사랑을 전하니까.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김기덕 감독님하곤 세 번째인데 현장에선 어떤가. 이젠 나름대로 익숙해졌을 법한데.
음, 질문하면 답해주는 편이다. 굳이 여기선 이렇게 해야 된다는 답을 갖고 계시진 않고. 본인이 쓰려고 생각한 그림들은 있겠지만 배우에게 그 그림처럼 해줘야 된다는 요구보단 이미 이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맡긴 배우의 감정이 흘러가는 걸 기다려주고, 본인은 이렇게 생각했지만 배우는 저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배려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야겠다는 정답에 배우를 맞추고 캐스팅한단 느낌은 안 든다. 그냥 같이 하자고 할 땐, 그 배우가 다르게 표현해도 진실 되게 표현할만한 애니까 같이 하자고 하는 것 같다. 이미 캐스팅할 때부터 그냥 그 배우를 믿는 느낌이랄까.

그다지 많은 걸 요구하기 보단 배우들의 본능적인 감각을 끌어내고, 요구할 것만 같은데.
일단 말이 없으시다. 그래서 여기서 이렇게 하고 여기선 어떻게 하고 그냥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그렇게 따라가면 되는데 그걸 안하시니까 나름대로 더 생각을 많이 해야 된다. 반대가 되는 거지. 자신을 최대한 스스로 끌어내게 되는. 그러니까 지금 이 씬에선 내가 뭘 해야 맞는지를 본인 스스로 체크하지 않으면 뭘 할 수가 없다. 말씀을 잘 안 해주시니까. 한편으론 그런 게 감독님의 방법일 수 있는 거고.

오히려 무언의 압박이 되겠다.
그럴지도. 일단 그래도 자연스럽게 내가 뭘 하면 되겠단 생각이 드니까 큰 부담까진 아니고.
김기덕 감독은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에도 단기간에 영화를 완성했다. 쉽지 않은 내용과 어려운 캐릭터를 단기간에 이해하고 설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뭐, 어렵지. 그냥 연기를 하는 것도 난 아직 어려운데 짧은 시간에 촬영이 끝나가니까. 촬영 전에 시나리오를 볼 땐, 이 씬에서 내가 취해야 될 반경이나 영화상에서 해줘야 될 부분들이 이런 느낌이란 걸 미리 파악하고, 오늘 이 씬은 이렇게 해야겠단 생각으로 현장에 간다. 그런데 막상 촬영이 끝나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면 오늘은 이것도 못했고, 이 씬도 망쳤고, 이 씬도 망쳤고, 찍는 내내 그랬다. 그래서 촬영이 다 끝나고 걱정을 많이 했고, 시사회 한다는 말 듣고 긴장되더라. 내가 내 눈으로 봐야 되니까, 내가 망친 것들을. 그런데 영화란 건 나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다보니 내가 망쳐버린 것들을 이렇게 저렇게 편집하고, 음악도 들어가고, 많은 것이 더 첨가되면서 혼자 막연히 걱정했던 것보단 무난하게 넘어가게 된 것 같다. 그 짧은 시간동안 찍으면서 인물에 몰입하기 위해 걱정했던 것들이 내 능력과 무관하게 결과적으론 나왔으니까.

대부분 배우들이 겸손하게 그렇게 말하더라. 난 연기 못했는데 편집을 잘했더라고. (웃음)
난 진짜 못 했다. 그런데 촬영기간도 짧아서 걱정을 많이 했고.

영화에서 대사가 별로 없다. 처음 대본을 받아보고 ‘왜 내 대사는 별로 없어.’하고 투덜거렸을 법도 한데. (웃음)
처음 <해안선>때도 대사가 없었지. 그래서 이건 뭐, 막막했지. 가령 ‘화를 낸다’를 어떻게 화를 내라는 건지, 손을 올리라는 건지 아니면 인상을 쓰라는 건지. 그때는 그랬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 걱정은 안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최근 이런 질문들에 답하다보니 스스로 생각하게 된 건데, ‘아, 큰 걱정은 안하고 찍었네!’ 싶더라. 그러니까 <해안선> 땐, 대사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되는 건지 고민스러웠는데 이번엔 걱정을 별로 안하고 찍었더라. <해안선>때와 달리 요령이 생겼다고 할까. 말을 하고 안하고에 따라 방법이 달라지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거지. 예를 들면 배고프다는 걸 내가 ‘배가 고파’라고 말을 하는 것과 ‘아~’(배고픈 시늉)라고 하는 것과 같이 방법이 틀려지는 거라 생각하는 것처럼.

앞에서 김기덕 감독 영화 두 편에 나온 게 연습이 됐을 법도 한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있더라.

그런데 평범하지 않은 연기를 하다가 평범한 연기를 하면 되레 더 힘들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사실 평범한 것도 많이 한다.

아, 연극 말인가?
맞다. 내가 영화를 통해 노출된 건 조금 세고 비정상적인 인물들이었기에 나 자신조차 많이 어둡게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연극에선 그렇지 않았다. 물론 연극도 무난하지 않은 연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영화보단 훨씬 평범한 역할을 한 적이 많다. 어쨌든 나 자신은 내가 표현해내는 것들에 애정을 지니는 편이다. 그리고 사실 난 코미디영화도 너무 좋아하고, 재미있고 웃기는 걸 많이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숨>은 마치 연극을 보는 것 같기도 하더라. 특히 연이 장진을 면회할 때, 연이 벽지를 바꾸는 장면들은 마치 무대에서 배경을 전환하는 작업처럼도 느껴졌다. 연극을 한다는 기분도 느껴졌을 것 같은데?
물론 들었지. 그게 왜냐면 봐서 알겠지만 보안과장이 모니터로 보는 씬들 있잖나. 그게 결국엔 누군가의 관점에서 나를 보는 행위가 되니까. 마치 내가 창문을 통해서 누군가를 관찰하면 창문 너머의 광경이 무대가 되는 것처럼. 또 지금 이렇게 인터뷰하는 모습을 기자님이 카메라로 찍어주면 이게 무대가 되는 거고. <숨>에서도 보안과장의 모니터가 보는 공간은 무대가 됐던 거지.

그럼 영화와 연극을 겸한 입장에서 영화와 연극의 차이가 많이 느껴지겠다.
음. 물론 큰 차이가 있겠죠? 연극과 영화는 일단 크기부터 굉장히 차이가 나니까. 그런데 난 그 차이를 알겠지만 그냥 모른 척 하고 싶다. 배우는 누구인척 하거나 어떤 인물인척 하는 게 아니라 그 인물의 진심을 말하거나 대신 이야기해주면 되는 거다. 근데 그건 무대에서나 영화에서나 마찬가지다. 물론 카메라 앞에선 고갤 어떻게 돌려주면 예쁘게 나오겠단 생각을 할 수 있고, 무대에선 내가 어떻게 걸어야 그 인물답겠다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사실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일 뿐이지. 그 인물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는 건 영화든 연극이든 마찬가지니까. 다른 부분이 많지만 난 크게 다르지가 않다. 결국은 연기를 하는 거니까.

그럼 혹시 무대나 카메라 중 어디가 더 편하다는 생각은 없나?
다 불편한데! (웃음) 무대는 무대대로 매일 매일이 너무 고통이고, 또 영화는 영화대로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마다 그렇다. 그런데 그냥 아닌 척 할 뿐이지. 내가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의 과정이 아니라 관객은 결국 결과를 보게 되니까.

그런데 연극은 극이 끝나면 바로 청중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영화는 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기다려야 된다. 두 장르를 끝낸 뒤의 감흥의 차이는 있을 것 같은데?
조금 시간이 좀 달라지는 거지. 공연은 커튼콜이 끝나는 순간, 오늘 공연이 어땠는지 바로 듣게 되는 거고, 영화는 촬영이 끝나고 작품이 완성된 후에 영화를 본 관객의 평이 따르는 거고. <숨>도 개봉하면 관객 평이 막 올라오겠죠. 누군가는 인터넷에 ‘거지같았다!’ 이럴 수도 있는 거고. (웃음) 결국 공연보고 공연평 올라오는 거나 마찬가지지. 단지 연기 후 평가가 따르는 유예기간이 있는 거랄까.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예전부터 원래 좋아했다는데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사실 여성에게 불쾌하게 여겨질 부분이 있다. 물론 함의는 그게 아니라 해도 단순히 현상을 받아들이면 여성으로서 불쾌해질 수 있는 거다. 여자로서 그런 부분이 의식되진 않던가?
<해안선> 끝나고 몇몇 글에서 여자를 폄하하는 거 아니냐는 글을 봤다. 그 때 또 한참 페미니즘이니 하면서 여성인권에 대한 시선이 부각되는 때였고. 그런데 영화라는 건 그런 이야기들을 해야 되는 것 같다. 감독님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니 그 이야길 하면 되고, 거기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 이는 글을 올리는 거고, 또 이 사람들의 말에 다른 의견이 있으면 그건 아닌 거 같다고 말하면 되고. 그런데 뭐가 옳다거나 나쁘다는 이야기를 할 건 아닌 거 같다. 현실적인 문제제기는 그런 부분을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이 하면 되는 거지. 저널리스트든 사회운동가든. 그리고 영화에서는 극단적일지라도 창조적인 허구를 통해 현실을 짚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해안선>이 여성을 폄하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동시에 그런 상황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잖아.

<해안선>과 <사마리아>는 비슷한 국면이 있었다. 여성이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론 남성들의 비루한 욕망을 구원하는 출구 같다는. 오히려 난 남자란 게 저 정도밖에 못 되는 존재인가 싶더라. 그런데 <해안선> 찍을 땐 힘들었을 거 같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처음이기도 했고.
처음이어서 좀 힘들었지. 그런데 사실 내가 <숨>보단 <해안선>때가 나았다. (웃음) 그때는 멋모르기도 했고, 촬영하던 섬도 너무 좋았었다. 힘든 걸 되게 즐거워했었던 것 같고. 지금은 그때보단 나이도 좀 들었고, 그때와 다르게 책임감이 더 많아지기도 했고. <숨>이 더 힘들긴 힘들었던 거 같아. 심리적으로.

영화 찍다보면 시나리오도 많이 변하잖나. 그런데 듣는 바에 의하면 김기덕 감독님은 전환이 굉장히 빠르다더라. 그래서 영화도 단기간에 완성되는 거고. 그런데 기존 이야기의 포맷이 금방 금방 바뀌는 순간들을 박지아 씨는 적응하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면 즉흥적인 연기가 필요한 연극을 많이 경험했으니까. 그래서 어쩌면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박지아란 배우가 참 어울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바뀌는 부분들이 내가 관통하고 있는 연이라는 인물 안에서 정해지지 바깥에서 뜬금없이 변화가 요구되진 않는다. 그러니까 배우가 그냥 그 인물만 잘 취하고 있으면 이렇게 저렇게 상황이 바뀌어도 이렇게 저렇게 취하면 되니까. 사실 감독님이 특별하게 요구를 하는 부분도 별로 없고. 그런데 그게 나여서가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아마 비슷할 거다. 그 인물에 대한 것만 갖고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장첸과 호흡을 맞췄는데 장첸이 한국말을 못하니까 애로사항이 없지 않았겠다.
그런데 알아듣는다. 내가 뭘 하려는지. 예를 들어서 뭘 살며시 들어서 ‘당신을 때리려고 해’를 표시 안 해도 알고 대응하는 식이다. 일단 시나리오 자체를 이해하고 있으니까. 그 정보 안에서 내 말의 뉘앙스와 감정의 표현을 받을 줄을 알더라. 사실 촬영 전에 만나기가 힘들어서 연기에 대한 의견 교환이 전무한 상태였다. 근데 촬영 때 의견을 교환한다면 통역을 통해서 이야기해야 되는데 굉장히 빨리 진행되는 상황 안에서 이런 과정은 어렵겠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많이 됐다. 하지만 첫 촬영해보니까 경험이 많고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니까 알더라. 예를 들어 탁구 치는 것처럼 쳐서 보내면 받아쳐온다. 그러면 내가 그걸 또 받아치면 되는 거고. 그러니까 장첸도 진이란 인물을 품고 있고 나도 연이란 여자를 품고 있으니까. 서로의 입장이 이렇더란 걸 잘 알고 있으니 말이 통하지 않아도 금방 할 수 있게 되더라. 그래서 처음 걱정했던 것보단 훨씬 수월하게 찍었지. 사실 많이 배웠다. 내가. 정말 영화를 이렇게 하는 거라는 걸. 워낙에 많은 경험을 했고 노력도 함께 하는 배우더라. 괜히 그냥 장첸이 유명한 배우가 아니구나 싶더라.

상대적으로 하정우 씨는 언어가 통해서 호흡 맞추는데 안정적이었을 것 같다.
처음 볼 때 예전에 내 공연을 봤다고 하더라. 나보다 나이가 어려서 누나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런데 나나 정우 씨나 그다지 성격이 쾌활한 편이 아니라 낯을 많이 가렸었다. 그래도 촬영 중간에 서로의 캐릭터와 연기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지. 직접 의사소통을 하니 편한 점이 많긴 했다.
<시간>에서도 그랬지만 <숨>에서 나온 집도 꽤 인상적이더라. 인테리어도 그렇고. 구조도 그렇고.
거기가 그 조각 만들어주신 분집이다. 그 분이 작업실도 빌려주시고, 댁도 빌려주시고, 결국 그렇게 그 근처에서 다 촬영했다. 집이 너무 예쁜데 영화현장이 되면서 막 긁히고 그래서 결국엔 감독님이 촬영보다 바닥 긁히는 걸 더 조심하라고 그럴 정도였다. 진짜. (웃음)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를 다시 쓰는 경우가 많다.
아니지 않나? (웃음)

조재현 씨는 다섯 번이나 출연했는데.
아~맞다.

하정우 씨도 두 편이었고. 일단 본인부터가 세 편째네!! (웃음) 그런데 평범한 여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나?
많지~! (웃음)

특별히 영화를 통해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또 <숨>의 연 같은 역할을 준다 해도 또 해보고 싶고, 반대의 역할을 준다고 해도 또 해보고 싶다. 역할의 성향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재미를 느끼면서 연기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작업 현장인가라는 것도 그래서 중요하고. 물론 하고 싶지 않은 캐릭터도 분명 있겠지만 그런 건 별개다. 그냥 <숨>보다 과해져도 상관없고 훨씬 무난해져도 상관없다. 그냥 조근 조근한 아줌마도 해보고 싶고, 옆집 언니 같은 거도 좋다. 있는 듯 없는 듯 저 여자가 나왔었나 싶은 것도 해보고 싶고.

옛날에 <버스 정류장>에서처럼? 그리고 그 전에도 출연작이라고 나온 건 많던데.
프로필에 경력 상으로 나온 건 많다. 사실 <마리아와 여인숙>처럼 엑스트라가 대부분이지. 어쨌든 그래도 경력은 경력이니까. (웃음) <버스 정류장>같은 일상적인 역할도 사실 재미있었다. 무난한 수학선생님이었는데 튀지 않는 그런 역할이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가만히 뭔가를 해야 되는데 튀어서는 안 되니까 그게 더 어려운거 같아요.

사실 <버스 정류장>은 개인적으로 기억에 뚜렷이 남는 영화다. 왜냐면 내가 극장에서 영화볼 때 정확히 7명 있었으니. (웃음)
정말? 요즘 케이블 채널에서 종종 하더라.

한번 기회 되면 확인해봐야겠는데. (웃음) 이제 다시 연극도 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려 한다. 지금 영화를 찍고 있으니까 연극은 안하겠다거나 이런 건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은 건 배우지, 영화배우도 연극배우도 아니니까.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이 영화에 있으면 영화배우가 되는 거고 연극에 있으면 연극배우가 되는 거고.

가장 최근에 했던 연극은 뭐였나?
<장군 슈퍼>라고, 극단 청국장이라는 곳에서 만든 거다. 요즘 새로 만들어진 극단인데 거기서 <춘천, 거기>라는 작품도 했었다. 그리고 <장군, 슈퍼>공연 중에 김기덕 감독님이 캐스팅 제의를 했었다. 사실 감독님이 그 공연 중에 촬영하시겠다고 박박 우기시는 걸, 공연과 영화를 절대 같이 할 수는 없고, 하고 싶긴 한데 그렇게 진행하시면 할 수가 없다고 했더니 감독님이 공연 끝나기를 기다려주셨다. 그래서 공연 끝나자마자 촬영을 시작하게 됐지.

혹시 그냥 뭔가 막연하게라도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냥 뭐, 연기 인생에서 대단한 배우가 되겠다는 이야기할 나이는 이제 지난 것 같네. (웃음) 내가 재미있는 건 꾸준히 쥐고 계속 하고 싶다. 그러다보면 내 그림이 점점 선명해지겠지. 그런 거지, 뭐. ‘뭐가 되겠습니다.’ 이런 건 이젠 아무래도 내겐 아니다. (웃음)

2007년 4월 24일 화요일 | 글: 민용준 기자
2007년 4월 24일 화요일 | 사진: 권영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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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thgml999
잘됐으면 좋겠네요   
2007-04-25 00:23
kgbagency
김감독님 영화에 많이 나오셨네요^^   
2007-04-2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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