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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제대로 짚어주마! '형사 Duelist' 리뷰 | 2005년 8월 30일 화요일 | 최경희 기자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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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독한 사랑을 한다고 연애 카운슬링을 원할 때, 곧잘 직업과 취미를 살려 이명세 감독의 <지독한 사랑>을 추천했다. 한국영화 스타일리스의 원조 ‘이명세’는 불륜의 사랑마저 애절함을 넘어 다이나믹한 에너지를 숨긴, 말 그대로 지독한 사랑으로 그려냈다. 그가 인자함의 대가 ‘안성기’를 냉혹한 킬러로 변신시켜 완성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액션의 ‘차이’가 한국영화의 스타일을 바꾸는 역사로 ‘기록’된지도 무려 6년이 지났다.

이명세의 필모그래피에서 ‘사랑’은 인물에게 생동감을 불어넣는 에너지원이었다. 단순히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스타일리쉬한 액션으로 기억하는 관객이 있다면 6년 만에 선보이는 <형사:Duelist>(이하 ‘형사’)는 그 액션의 업그레이드 버전쯤에서 호기심을 자극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니다!! <형사>는 스타일과 액션이 날실과 씨줄을 이루면서 정교하게 ‘사랑’을 직조한다. 이명세 감독이 끝까지 놓치지 않고 가는 단일한 주제, 사랑은 ‘숙명론’을 타면서 마치 꽃잎이 떨어지는 형상의 매혹적인 대결로 스크린에 박제된다.

자객 ‘슬픈 눈’(강동원)과 다모 ‘남순’(하지원)의 추적은 곧바로 대결로 접어든다. 그 대결이 점차 난이도를 높이면서 서로의 검안에 감정을 실어 나를 때, 액션을 숨을 죽이고 움직임은 또 다른 언어로 환골탈태해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형사>의 오프닝은 한 이야기꾼의 나레이션과 함께 여성의 음기가 농축된 엉덩이를 클로즈업 하면서-영화 속 18세기의 조선-현실로 넘어온다. 이처럼 극의 전체적인 진행상황과 큰 관련이 없는 이야기로 시작해, 슬픈 눈과 남순의 숙명적 대결을 본격적으로 그리는 것은 이명세의 스타일이나 재미를 위한 장치가 아니다.엄밀히 따져, 두 남녀의 감정선을 따라 움직임(대결, 액션)이 각각 상이한 의미를 상징하기에 시공간의 제약이 가져다주는 현실성을 벗어나기 위한 방편이다.

몸으로 표현하는 감정이 진정 말로 환원되어야 할 때 ‘대결’이 중지됨을 방지하기 위해, 드라마를 완성하기 위해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하는 이야기꾼은, 이명세가 몸의 언어만 가지고도 내러티브를 만들 수 있음을 실험/증명하는 '단초'라 볼 수 있다.

어둠 속에서도 태양의 은공을 입은 자객 ‘슬픈 눈’은, 바람을 옷 삼아 검을 벗 삼아, 남성의 육체가 하늘거리는 천안에서 감정의 또 다른 언어를 섬세하게 창출함을 제대로 보여준다. ‘여성’이라는 그릇을 비우고 대신 육체의 강인함을 드러낸 ‘남순’은 확실히 <형사>에 ‘말’이 얼마나 (영화 안에서) 구태의연한 장치였던가를 일깨워준다.

가장 대중적인 ‘실험영화’ <형사Duelist>는 다르게 표현하자면 영화 전체가 슬픈 눈과 남순의 육체에 관한 거대한 관음증이 스타일을 압도하는, ‘이명세표 스타일’의 새로운 영화적 전진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다. 스타일에 함몰되면서까지 끌어낸 동작의 ‘언어’는 기본으로 먹고 가는 요즘 영화의 스타일과 확연히 구분된다.

스타일의 역사는 지금부터 새로 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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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7keien
스타일리쉬는 GOOD...   
2006-10-09 00:48
finshine
요 아래 piyoco 님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자기가 이해 못한다고 쓰레기라고 욕하고...
그런 사람들 말 듣고 자기도 또 덩달아서 욕하고...
그런 한심한 사람들을 위해서 유치할 정도까지 정말 이해하기 쉬운,
조폭 영화, 멜로 영화 나오면...실컷 실실 웃으면서 봐놓고,
자기가 영화에 대해 정말 잘 아는 매니아가 된 양,
요즘 영화는 너무 뻔하다고 욕하고...
한심한 사람들 참 많습니다...
티켓 한장당 수십만원 하는 오페라나 음악회는 접하지도 못하고,
어렵게 봐 놓고도 촌스럽단 말 들을까봐 한마디도 제대로 못 꺼내면서
영화가 언제부터 이렇게 쉬운 매체였던가...   
2006-01-11 13:15
finshine
맨 밑에 coolcool79 님 글 보고서 한 마디 남깁니다.
"영화가 뭔데 ?" 라뇨...
특정 지식인들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음악회나 오페라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들어도 괜찮은 멋진 작품이고,
영화는 아무나,막말로 개나 소나 아무나 다 봐도 누구나 이해할수 있는
쉬운 작품이어야만 한다는건가요...
영화 티켓값이 오페라보다 싸니깐 그렇게 느끼는건지...
제작비나 제작 기간으로 봐도 영화는 분명히 큰 매체입니다.
한번 만들면 여러번 상영할 수 있기 때문에 관객 1 인당 부담해야 하는
티켓 값이 싸게 먹힐 뿐이지, 절대 하찮은 매체가 아닙니다.
개나 소나 다 접할 수 있으니깐 이런 양태까지 벌어지는거죠...
자기가 이해 못하면 쓰레기라고 욕하는 네티즌도 문제고...
이게 좋은 작품인지 나쁜 작품인지 헷갈려하다가
그런 네티즌들 말 듣고서 나쁜 작품이라고 확정짓는 사람도 문제고...   
2006-01-11 13:10
piyoco
새로운것은 알려고도 하지않고 모르는것은 나쁜것이라고 말하는 우리나라 영화소비자들의 행태 문제있다.대중적으로 친절한 영화가 좋다는건 누구나 다 아는 것.의도한것과 함량미달을 헷갈리지 말아 주시길. 매일매일 조폭영화나 멜로나 코미디만 쏟아져 나오는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시길 씁쓸한것도 삼킬줄 알아야 문화가 발전한다. 그딴거 다 필요없고 영화는 재미있기만 하면된다.라고 생각하는분들 영화나 인생의 이면에 대해 한번더 곱씹어 보는 재미를 한번 느껴보시길. "왜"라는 질문을 찾고 느껴보시길. 재미없다고 씹어대지만 말고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는 문화가 되길 바라는건 너무큰 기대일까..   
2006-01-01 05:11
littlehawk
미치도록 좋아하거나. 죽도록 싫어하거나. 새로 써지는 이미지적 언어의 시작인데- 미치도록 좋아하는 쪽을 택하는게 좋을것 같은데요??   
2005-10-03 01:03
xpaltm66
재밌던데.탱고노래도 좋았고..눈오는 장면 적막함도 멋졌다   
2005-09-23 00:28
godard
경희님과 나와의 생각의 차이를 보여주는 리뷰   
2005-09-20 00:49
idchecker
최경희 기자님 일반 민초들도 알아들을수 있는 말로 설명해 주시면 고맙겠는데요... 제대로 짚어 준다고 해서 봤는데 더 헷갈리네...   
2005-09-1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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