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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투유’ 감독 인터뷰
본의 아니게 취중 속에서... | 2003년 5월 31일 토요일 | 서대원 이메일

[무비스트 리포트-<런투유> 강정수 감독과의 취중인터뷰] 동영상 보기

5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이미 일본에 100만 불에 선판매, 이어 홍콩 대만 등지에서도 러브콜을 받아 판권계약을 체결한 영화 <런투유>. 청춘남녀의 사랑과 방황을 그린 영화는 시나리오 작업 당시부터 한국보다는 일본, 아니 아시아를 상대로 제작됐기에 이 같은 영화의 발랄한 수출 행보는 일견 예고된 일이라 할 수 있다.

해서, 액션멜로물인 <런투유>는 일본에서 연기파 배우로 한 인기하는 친구들을 공수해와 한국 토종 가수이자 배우인 채정안과 함께 감각적 영상 안에 담아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한국보다는 일본 쪽에 영화는 내심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듯하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9월 초 개봉될 예정이다.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영화의 연출은 강정수 감독이 맡았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다섯 번째인 그는, 노출수위가 남달리 과시스러워 한때 수많은 남아(필자 포함)들의 귀추를 주목시켰던, 알고 보면 고개를 끄덕거릴 만한 영화의 장본인이시다. 최민수 박영선 주연의 <리허설>, 노랑나비 이승희의 <물위에 하룻밤>, 그리고 최민식 강문영의 <우리 사랑 이대로>. 그래서 필자는 솔직히 인터뷰를 하러 가는 동안 내심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더 많았더랬다.

살맛나는 고깃집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첫 대면한 강정수 감독은 사진보다 훨 동안의 인상을 가진 인물이었다. 원래는 간단하게 밥한 끼 먹으며 면담을 진행시킬 계획이었지만, 지글지글 타오르는 안창살스런 삼겹살을 보자니 어찌 쇠주가 안 그립겠는가? 하여, 예정에 없던 취중인터뷰로 이날 행사는 갑작스럽게 바뀌었다.

허나, 일 처리 하나만큼은 세상이 두 쪽 나도 확실히 하기로 정평이 난 필자이기에 기획기사의 일환인 ‘취중인터뷰’로 이 꼭지를 범주화시키진 않았다. 저번 때 <와일드카드>의 김유진 감독과 이만희 작가와의 기사 성격이랑 붕어빵이다 생각하면 된다. 다만, 술과 더불어 질펀하게 벌어진 여흥의 수위가 좀 오바했다는 정도가 다르다면 다를 뿐이다.

여명의 시기까지 쭉 이어진 이날 술자리를 통해 느낀 건, 매사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 넘의 돈이 영화를 제작하는 모든 과정에 있어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의 태생 환경 자체가 그러니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긴 하지만.

Q: <런투유>는 어떤 영화인가
강정수(감독):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청춘 남녀들의 방황과 이성을 그린 영화다.

Q: 일본의 유명배우들과 작업을 같이 했는데 어땠는지
한달반 정도 그 친구들과 술도 함께 하며 생활을 했는데, 일단 칭찬해주고 싶다. 너무나도 한국의 영화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배우로서의 자세도 잘 돼 있는 친구였고. 한국 배우들도 이런 점은 좀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친구들, 현재의 한국영화판을 굉장히 부러워한다.

Q: 전업 영화배우가 아닌 채정안이라는 가수이자 배우를 선택한 이유는
뮤직비디오를 보고 영화의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질 것이라 생각돼 캐스팅했다. 일본 쪽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였고.

Q: 채정안이 맡은 극중 경아의 의상이 상당히 눈에 띄던데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의 경아처럼 채정안을 그리고 싶었다. ‘경아’라는 이름도 그 영화에서 따왔고. 물론, 도발적으로 겉모습을 그리기 위해 그러한 의상을 준비했다. 여배우는 예쁘게 나와야 한다는 나의 생각도 포함돼 있고. 대략, 의상에만 천여만 원이 소비된 것 같다.

Q: 한국과 일본 중 어느 쪽이 영화 찍기에 편했는가
한국이다. 일본은 물가가 너무 비싸다. 또 제작일정도 빡빡한 상태라 시간이 많이 모자랐다. 그래서 담고 싶은 그림을 원하는 대로 충분히 담지 못했다. 대략, 한국에서 70% 일본에서 30% 비율로 해 촬영을 마쳤다.

Q: 일본과 한국의 현 영화판을 비교한다면
영화를 만들어가는 방식과 일정, 그리고 배우들이 영화에 임하는 자세가 우리와 다른 것 같고, 기획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우리와 달리 자신들의 생각이 적지 않게 반영되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토대가 돼 있다는 정도.

Q: 한국영화시장보다 일본 쪽에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맞는 말이다. 일본에서 한 9월쯤에 개봉될 예정인데 나를 포함해 많은 관계자들이 그곳 상황을 상당히 주시하고 있다. 처음 기획 자체가 그랬으니 뭐 어쩔 수 없다.

Q: 애초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때 상영된 바 있다. 왜 이렇게 상영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렸나
많은 문제가 있는데, 결정적으로 오까네(‘돈’이라 생각하시면 된다) 때문이라 생각하면 된다.

Q: 음악에 신경 쓴 흔적이 보이던데
원래 20대 때 음악을 했고, 지금도 상당히 좋아한다. 음악을 통해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아주 비싼 저작권 문제로 내가 바란 만큼 음악을 쓰진 못했다. (참고로 음악은 다섯손가락 출신의 임형순이 담당했다.)

Q: 그간의 영화들의 주제를 떠올려 보자면 공통적으로 ‘방황’이라는 민감한 단어가 생각나는데, 특별히 그러한 이유가 있나
젊은 날 내 자신이 방황을 많이 했기에 그랬을 것이다. 일종의 자화상??

Q: 또 우연하게도 당신이 연출했던 영화의 여배우들이 최고 모델이었던 박영선, 누드모델이었던 이승희, 가수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채정안. 다들 전업 영화배우가 아닌데 특별한 의도라도 있었나
아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그러한 캐스팅 결과가 나온 것이다.

Q: <리허설>의 주인공이었던 최민수와의 작업은 어떠했나
최민수에 대해 약간의 선입관들이 다들 있는데, 직접 같이 생활하다 보면 그렇지 않은 면이 더 많다. 무엇보다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에 대해 엄청난 공부를 하는 배우다. 그 외에도 좋은 점이 두루두루 있는 배우이기도 하고.

Q: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나
캐스팅은 벌써 끝난 상태고 영화는 버디물 형식의 액션드라마가 될 것이다. 배우는 연기파라는 것 외에는 미안하지만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라 밝힐 수 없다.

Q: 영화를 볼 친구들에게 전해줄 말이 있다면
일본 배우들의 액션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취재: 서 대원
촬영: 이 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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