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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식스티나인>은 무라카미 류의 만연체 위트가 번뜩이는 동명 소설이 그 원작. 일본에선 작년 7월초 개봉했으며, ‘켄’역의 츠마부키 사토시는 이 영화로 제29회 호우치영화상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상영 뒤, 이상일 감독과 안도 마사노부가 단상에 올라 무대인사를 전했다. 특히 안도는 ‘안도 아이시떼루’, ‘각고이’ 등을 외치는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수줍게 무대인사를 전하기도(그리고 기자간담회까지 안도의 수줍음은 계속됐다...).
코믹 코드가 짙은 유쾌발랄한 터치가 인상적인 영화 <69식스티나인>. 이상일 감독은 과연 원작의 명성이 갖는 무게감을 떨치고, 자기만의 어떤 색깔을 넣기 위해 노력했을까. 이에 대해 이상일 감독은 “굳이 내 색깔을 넣기 위해 노력하진 않았다. 각본을 비롯해 영화 속에 혼융된 모든 것들이 내 속에 있는 또 하나의 색깔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깔끔한 답변으로 응수했다.
그는 또,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1969년을 어떻게 봤는지, 오늘날 1969년을 소구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1969년에 대한 생각은 라스트신에 나름대로 넣었다고 생각한다. 현시점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의미는 내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없다. 1969년은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라 회고보단 회생이라고 할까 그런 의미가 크다. 그당시 젊은이들의 열기, 에너지 등을 그려내는 의미다”라고 명쾌한 대답을 전했다(어찌됐든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실제 경험이 담긴 이 스토리가 스크린에 옮겨진 모양새가 나쁘지 않았던 모양. 극중 ‘나카무라’의 모델이 된 친구와 아직까지 절친한 류는 호텔에서 이 영화를 보고 감회에 젖었다는 것!).
한편 모자로 패션포인트를 준 꽃미남 안도는 기자간담회 초반에 “이런 장소에서 얘길하는게 일본에선 드문 일이라 질문에 잘 대답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겸손한 운을 떼더니, 통역에게만 들리는 소곤소곤 목소리, 수줍은 표정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기자간담회장에는 안도의 팬들이 플랜카드 등을 들고 사랑스런 표정으로 그를 지켜봤지만, 그 자체가 쑥스러워 눈길을 잘 주지 못한채 통역에게 “굉장히 창피해”, “당황스러워”라는 말을 했다는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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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영화들을 많이 보고 있는데, 좋아하는 한국감독들이 많다. 그중 강렬한 사람이 김기덕 감독이었다. 감독님도 <키즈리턴>을 보고, 내게 인상깊었다고 하셨다. 개인적으로 기회가 되면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 그의 영화들은 유리 모자이크같은 느낌으로, 굉장히 아름답고 섬세하다는 생각이다. 그 유리파편들이 내 목으로 파고든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간추린 대답이 그것.
음악과 통통 튀는 영상의 매치가 감각적인 청춘영화의 맛깔을 제대로 내고 있는 <69식스티나인>. 안도가 ‘원작의 정치성이 배제됐다’고 표현한대로, 원작을 읽은 관객이라면 그 비교의 남다른 재미도 있을듯.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얼마전 내한하기도 했던 츠마부키 사토시, 이상일 감독이 “일본배우치고 드물게 감수성이 풍부한 배우”라고 칭찬한 안도 마사노부가 주연한 이 영화는 앞서 말했듯, 오는 25일 관객들을 찾아온다.
취재: 심수진 기자
사진: 이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