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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일본영화? 그것도 맞지만, 일본의 영화전문잡지 「키네마준보」가 뽑은 2003년 최고의 일본영화 ‘베스트 10’이다. 그와 함께 선정된 남우주연상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출연했던 츠마부키 사토시(妻夫木聰)가 수상했는데, 그 스물 다섯 살의 미소년이 이룬 쾌거는 생각보다 훨씬 엄청난 것.
왜냐하면 역대 50년 동안 20대 배우가 「키네마준보」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사토시가 두 번째이기 때문. 알음알음 CD로 구워가며 본 일본 드라마, 혹은 ‘부천’이나 ‘부산’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필모그래피를 제외하고, 우리에겐 영화 <워터 보이즈(ウォ-タ ボ-イズ)>로 잘 알려진 귀여운 꽃미남 츠마부키 사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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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배경을 가진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오는 10월 29일, 국내 관객들을 찾아온다. 그리하여 지난 20일,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린 츠마부키 사토시가 프로듀서와 함께 내한해, 리츠칼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호텔의 삼엄한 경비 탓인지, 철저한 정보 관리 탓인지 팬들의 얼굴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된 내한기자회견. 그래서일까 속으로는 츠마부키 사토시를 실제로 보는 것이 무척이나 신났지만, 기자도 덩달아 덤덤하게 그의 모습을 지켜봤다.
조명으로 더욱 빛나는 사토시의 해맑고 귀여운 눈빛은 영화에서 봤던 모습보다 근사했는데, “오늘 이렇게 와 줘서 감사해요. 한국에 처음 방문했는데, 추울 거라 생각해서 두꺼운 자켓을 입고 왔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따뜻하더라구요. (웃음) 기자회견 끝내고 따뜻한 막걸리를 먹고 싶어요”라고 첫 소감을 밝혔다.
일본에서 전국 오디션 사상 최다기록인 300만명 중 그랑프리를 먹고, 화려한 첫 발을 뗀 그는 이날 내한기자회견에서 “배우라는 직업을 무척 좋아하고, 좋은 작품이 들어오면 쉬지 않고 일한다”고 말했는데, 그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의 기준은 한 마디로 ‘직감’. 시나리오를 한번 봤을때 ‘하고 싶다’, ‘하고 싶지 않다’라는 느낌이 척 하고 온다는 것.
신조 중 하나가 ‘후회하지 말자’라는 이 앳된 꽃미남은 시종일관 밝고 진지한 얼굴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 인상깊은 모습을 남겼다.
「“언젠간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 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네,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이와 같은 프랑소와즈 사강의 건조하면서도, 멋진 소설 속 한 구절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과연 그 속에서 츠마부키 사토시가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조금만 기다려보시길.
취재: 심수진 기자
사진: 이기성 피디
▶ 곧 츠마부키 사토시 공동 인터뷰가 공개될 예정이니, 많이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