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국내에서 수많은 인기를 누렸던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분위기에 일본의 스모를 소재로 한 <으라차차 스모부>의 컨셉을 그대로 차용한 뒤 태권도라는 한국적 소재를 뒤엉켜 놓은 섞어 찌게 같은 느낌의 영화가 되어 버린 <돌려차기>는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너무도 많은 작품이다. 우선<슬램덩크>와 <으라차차 스모부>를 그대로 차용을 하면서 가공 없이 감독의 색깔보다는 그저 흥행에 눈높이를 맞춘 점은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감독이 아니라 제작사의 의도를 파악하고 맞추어 찍은것 같다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우선 김동완이라는 배우는 아역 배우 출신이기는 하지만 현재 그룹 신화의 멤버로 잘나가는 하이틴 히어로 스타를 영화에 출연시킨 것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흥행을 위한 캐스팅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적중을 했는지 벌써부터 김동완의 팬들은 좋아하는 모습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또 시티콤 출신 배우들인 현빈, 조안을 함께 출연시켜 영화 전체를 시티콤처럼 너무도 가볍게 만들고 있다. 거기에 한술 더 뜨는 김태현의 억지 연기와 박지연의 어색한 연기는 영화를 점입가경으로 몰아넣고 있다. <슬램덩크>처럼 개성강한 캐릭터들과 얽힌 인물 구조 그 속에 숨어있는 개인적인 아픔들과 사연들은 전형적인 스토리로 진부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으라차차 스모부>의 아기자기한 애정관계와 우정 그리고 무엇인가 남는 그런 것을 따라하려고 애는 썼으나 애정관계는 어설프기 그지없고 우정은 어긋나고 있으며 남기는 무엇인가는 웃음 속에 묻히고 만다. 조안을 두고 김동완과 현빈의 관계는 조안의 어색한 연기와 불분명한 성격 탓에 보는 이로 하여금 조안의 성격을 의심케 하고 있으며 패싸움으로 인한 정학 위기에서 문지윤은 “왜 자신만 무기정학이냐”고 외치면서 같이 자르라고 한다. 그러면서 우정을 강조하지만 그 우정은 다음 장면인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상대편 선수들을 회칼로 협박하는 장면에서 우정이 아닌 조폭의 서열 관계로 변질되고 만다. 웃기려면 무진장 웃기면서 나아가든가 울리려면 확실히 울리던가 해야 하는데 어느 쪽도 만족 시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김영호와 김갑수가 영화의 재미를 넣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어눌하고 바보 같은 모습으로 다가올 뿐 영화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영화라기보다 한편의 청춘 시티콤 같은 느낌을 주는 <돌려차기>는 한명의 배우를 더욱 멋지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김동완의 영화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