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버린 이에 대한 피끓는 증오와 분노를 진정시키고자 똑 같은 방법으로 해(害)를 돌려주는 행위. 최근 영화계의 이슈로 떠오른 소재는 바로 이 ‘복수(Revenge)’이다. 칸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의 키워드가 바로 ‘복수’였고 감금방에서 15년간 ‘복수’를 결심하며 살아온 오대수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은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역시 영화 <킬빌>을 통해 4년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난 뒤 오로지 ‘빌’을 죽이기 위해 살아가는 여성 킬러 ‘브라이드’의 ‘복수’를 이야기하고 있다. ‘복수’는 이제 더 이상 낯설거나 두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관객들은 이제 그보다 끔찍하고 잔인한 응징, 가해자의 처참한 최후를 눈으로 보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올드보이>에게 심사위원 대상을 선사하며 개인적인 호감을 감추지 않았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복수극 <킬빌 Vol.1>의 두번째 이야기 <킬빌 Vol.2>는 바로 전편에서 끝내지 못했던 복수극의 최후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씨네필들이 <킬빌 Vol.2>을 기다린 이유는 브라이드의 복수와 빌의 최후에 대한 궁금증 외에도 최소한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영화에 버금가는 신선함과 개성을 지닌 주옥 같은 음악, <킬빌 Vol.2>의 O.S.T 때문이다. 엔리오 모리꼬네의 심금을 울리는 서정적 선율과 낸시 시나트라의 애잔한 ‘뱅뱅’, 전설적 힙합집단 ‘우탱 클랜’의 리더 RZA의 음악까지 <킬빌 Vol.1>의 O.S.T는 속편의 O.S.T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어쩌면, <킬빌 Vol.1>이 개봉했던 2003년 당시 ‘살육의 꽃’이라는 엔카곡 한 곡으로 인해 국내 음반 발매가 금지됐었던 까닭에 일본대중문화가 완전 개방된 올해 초, 뒤늦게 전편의 O.S.T가 국내 발매를 시작했다는 점이 이들의 음악에 대한 갈망을 더욱 부추겼을 수도 있겠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킬빌 Vol.2>의 O.S.T 역시 뛰어난 뮤지션들의 음악들이 공존하는 기쁨을 준다. 음악선곡에 있어 탁월한 감독의 능력도 능력이거니와 올해로 탄생 75주년을 맞이한 21세기가 낳은 위대한 영화음악가 엔리오 모리꼬네의 주옥같은 선율, 멀티 플래티넘 셀링을 기록하는 RZA, 컨츄리 음악의 거장 쟈니 캐쉬, 남부의 락을 이끈 허스키 보이스의 챨리 피더스, 섹스 피스톨즈의 매니저로 활동한 펑크록의 귀재 말콤 맥라렌까지 <킬빌 Vol.2>의 O.S.T는 클래식과 팝, 컨츄리에서 펑크록에 이르기까지 영화만큼 현란한 음악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음반은 타란티노의 절친한 영화동지이자 <엘 마리아치><황혼에서 새벽까지><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든 영화들의 음악을 직접 담당하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여준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직접 참여하여 그 내공을 다졌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 하다.
빌을 죽이겠다는 복수를 다짐하는 브라이드의 낮은 목소리로 시작하는 <킬빌 Vol.2>의 O.S.T는 그룹 Shivaree의 ‘Goodnight Moon’으로 이어진다. 국내 영화 <일단 뛰어>에도 삽입되어 인기를 끌었던 이 곡은 보컬 Ambrosia Parsley의 허스키하면서도 스산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노래. 자신를 지켜주던 사람이 떠난 뒤, 마치 작은 아이처럼 모든 것을 무서워하는 자신의 모습과 빨리 잠이 들어 어서 아침이 오길 바란다는 내용을 노래하는 곡. 섹스 피스톨즈를 기획한 펑크록의 대부 말콤 맥러렌의 ‘About Her’ 역시 오래도록 귀에 남는다. 과거에 연인이었던 브라이드에게 빌이 피리를 불어주며 들려주는 ‘파이메이의 전설(The Legend Of Pai Mei)’과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앞둔 브라이드와 빌의 긴장감 가득한 대화 역시 O.S.T를 통해 되살릴 수 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두번째로 흐르는 카지 메이코 (梶芽衣子)의 ‘우라미부시 (Urami Bushi)(怨み節)’도 필청해야 할 곡. ‘원념’이라는 제목의 뜻처럼 한을 품은 여자의 원한을 노래하는 슬프고도 처연한 곡으로 브라이드, 베아트릭스 키도의 한을 잘 대변하는 곡이다. 카지 메이코가 출연한 영화 <女囚さそり>시리즈 중 <女囚さそり : 701號 怨み節>(1994)에 삽입된 곡으로 <女囚さそり>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킬빌>의 작업 중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진 작품이다. 마치 우리 나라의 트로트처럼 친숙한 음이 의외로 편안하게 다가온다. 이 밖에도 <킬빌 Vol.2> 예고편의 초반과 후반에 흐르는 "The Trio"는 엔리오 모리꼬네가 작곡한 곡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의 삽입곡이기도 하다.
<킬빌 Vol.2>의 O.S.T는 영화가 그러하듯이 숨겨진, 혹은 묻혀진 명곡들을 찾아내어 적절한 양념과 함께 버무려 퓨전 스타일의 영화 속에서 녹여낸다. 클래식부터 컨츄리송, 펑크록까지 골고루 제자리를 찾아간 음악들은 여전히 충실하고 푸짐하다. 하지만 왠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킬빌 Vol.1>에서 낸시 시나트라가 애절하게 부르던 ‘뱅뱅(Bang Bang)이 그리워지는 것은 O.S.T 역시 속편은 1편 따라잡기 힘들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일까.
Goodnight Moon
Song by Shivaree
There's a nail in the door
And there's glass on the lawn
Tacks on the floor
And the TV is on
And I always sleep with my guns
When you're gone
There's a blade by the bed
And a phone in my hand
A dog on the floor
And some cash on the nightstand
When I'm all alone the dreaming stops
And I just can't stand
What should I do I'm just a little baby
What if the lights go out and maybe
And then the wind just starts to moan
Outside the door he followed me home
Well goodnight moon
I want the sun
If it's not here soon
I might be done
No it won't be too soon 'til I say
Goodnight moon
There's a shark in the pool
And a witch in the tree
A crazy old neighbour and he's been watching me
And there's footsteps loud and strong coming down the hall
Something's under the bed
Now it's out in the hedge
There's a big black crow sitting on my window ledge
And I hear something scratching through the wall
Oh what should I do I'm just a little baby
What if the lights go out and maybe
I just hate to be all alone
Outside the door he followed me home
Now goodnight moon
I want the sun
If it's not here soon
I might be done
No it won't be too soon 'til I say
Goodnight moon
Well you're up so high
How can you save me
When the dark comes here
Tonight to take me up
The mouth from woke
And into bed where it kisses my face
And eats my hand
Oh what should I do I'm just a little baby
What if the lights go out and maybe
And then the wind just starts to moan
Outside the door he followed me home
Now goodnight moon
I want the sun
If it's not here soon
I might be done
No it won't be too soon 'til I say
Goodnight moon
No it won't be too soon 'til I say
Goodnight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