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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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도이 노부히로
배우: 히로세 스즈, 스기사키 하나, 키요하라 카야, 요코하마 류세이
장르: 드라마, 멜로, 로맨스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6분
개봉: 6월 24일
간단평
‘사쿠라’(키요하라 카야)의 20번째 생일을 맞아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한 ‘미사키’(히로세 스즈)와 ‘유카’(스기사키 하나). 하지만 언제나처럼 서프라이즈는 실패로 돌아가고, 오히려 사쿠라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으며 세 사람은 뭉클함에 젖어든다. 어린 나이에 세상과 이별한 후, 맏이인 미사키의 인도 하에 12년째 함께 살며 성장해 온 이들은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을 공유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직장인 미사키가 버스에서 우연히 어린 시절 좋아했던 ‘텐마’(요코하마 류세이)와 재회하면서 잔잔하던 일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괴물> 각본가가 직조한 판타지
스물한 살부터 스물여섯 살까지 소울메이트 같은 연인의 시작과 마지막을 섬세한 터치로 그려 깊은 공감을 일궈냈던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의 도이 노부히로 감독과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가 현실 기반 판타지 드라마 <짝사랑 세계>로 다시 뭉쳤다. 영화 <괴물>의 각본가이기도 한 사카모토 유지는 이번 작품에서 죽은 후에도 여느 인간과 다름없이 성장해 온 세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다.
영화는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인 사건을 다룬 도입부부터 화면 전체에 묘한 위기감과 위험한 공기를 부여하며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대한 관심과 몰입을 높인다. 특히 직장인 미사키, 대학생 유카, 동물원에서 일하는 사쿠라까지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현실 속 우리와 전혀 달라 보이지 않기에, 중반부 이들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는 반전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답게 초반의 긴장감을 영리하게 길어 올렸고, 이는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차분한 연출과 어우러져 판타지적 설정의 드라마에 단단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청춘스타 히로세 스즈, 스기사키 하나, 키요하라 카야가 한 화면에 담기길 원했던 각본가의 염원대로 각자의 개성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어우러짐이 훌륭하다. 그들이 거주하는 집을 비롯해 아기자기한 소품과 미술도 소소한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닿을 수 없기에 더 간절한 구원과 위로
이 영화의 본질은 반전이나 긴장감이 아닌, 현세계와 이세계 간에 결코 닿을 수 없는 현실에서 오는 안타까움과 진심의 전달에 있다. 엄마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을 품은 유카, 짝사랑했던 텐마에게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해 주고 싶은 미사키의 모습처럼, 영화는 사랑하지만 끝내 닿을 수 없는 세계를 이야기하며 구원과 위로, 위안의 감정을 조용히 건넨다.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는 ‘영화를 보고 나면 가장 솔직한 타이틀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극이 흐를수록 이 닿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 왜 '짝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명명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주인공들은 현실과 닿을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본래의 세계로 돌아가려고 애쓰다가 실패하기도 하지만, 이내 자신들의 세계에서 잘 살아갈 것이라는 희망찬 내일을 기약한다. 결국 죽음은 사라짐이나 소멸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또 다른 성장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더 이상 자신들의 죽음으로 인해 현실의 남겨진 이들이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애틋한 마음은 진심 어린 울림이 되어 관객의 마음을 차분히 두드린다.
2026년 6월 24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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