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생인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뷰티풀 라이프>, <굿 럭>, <오렌지 데이즈> 등 수많은 걸작 드라마를 연출한 일본 드라마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석 같은 존재이다. 각본의 흐름 속에서 연기를 충실하게 이끌어주는 연출력 때문에 배우들로부터 깊은 신뢰를 얻어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작품이라면 꼭 출연하겠다는 배우들이 많을 정도로 실력파 연출가이다.
시선과 시선, 그 거리와 진실을 성실한 눈길로 구현화 시킨 연출로 이제까지의 단순한 남녀 관계의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보는 사람의 눈동자를 순화시키는 ‘촉촉함’을 담아 전해 준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유려하고도 서사적인 풍경을 그려내면서 추억을 한장한장 넘기는 듯한 편집으로 감동적인 모습들을 주마등처럼 표현해 낸다.
사카모토 유지 작가와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콰르텟]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된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감독 제의를 받고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연출을 맡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동안 함께 작업하면서 사카모토 유지의 각본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각본을 읽은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20대의 로맨스를 그린 청춘 드라마이지만, 기존 로맨스 영화의 틀을 넓힐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연애를 시작하고 행복함을 만끽하다 조금씩 변해가는 주인공 ‘무기’와 ‘키누’의 감정이 섬세한 온도차로 그려져 있어 그 높은 완성도에 놀랐다고. 이에 감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실제 촬영도 순차적으로 이어가며 하루하루 거짓없이 매 장면을 찍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들은 혹여 가볍게만 느껴질 수 있는 로맨스 영화에 깊은 밀도를 쌓아 올리며 따뜻하고 감성적인 연출과 더불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도이 노부히로 감독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상 생활에 제약이 많은 요즘 시대에 “영화 속에서 ‘무기’와 ‘키누’가 만나고 싶을 때 만나서 눈을 맞추고 손을 잡는 것이 당연했던, 흔한 날들의 모든 것을 애틋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주길 바란다”며 연출의 변을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