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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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현진
배우: 염혜란, 최성은, 우미화, 박호산, 백현진, 아린
장르: 드라마, 코미디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106분
개봉: 3월 4일
간단평
부구청장 승진을 염두에 둔 완벽주의 구청 과장 ‘국희’(염혜란). 탁월한 업무 능력으로 승승장구해온 그녀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팔랑귀 구청장과 사사건건 앞길을 막아서는 라이벌 동기(박호산)의 훼방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팀 내 사고뭉치 초짜 ‘연경’(최성은)은 하루가 멀다 하고 자잘한 사고를 친다. 결정타는 집에서 터졌다. 완벽한 모녀 관계라 믿었던 딸(아린)이 돌연 절연을 선언하며 집을 나가버린 것. 철저히 통제해온 국희의 완벽한 일상에 예측 불허의 구멍이 뚫리기 시작한다.
사파테아도! 구두 굽이 바닥을 때릴 때마다 터져 나오는 경쾌한 리듬이 극장 안을 휘젓는다. 틀에 박힌 일상을 깨부수는 에너지를 장착한 두 명의 '오피스 집시'가 관객을 찾는다. 신예 조현진 감독의 데뷔작 <매드 댄스 오피스>는 우연히 배운 플라멩코를 매개로 한 두 여성의 성장기이자, 그 자체로 한 편의 시끌벅적한 천방지축 소동극이다. 영화는 공무원 사회의 딱딱한 공기를 춤의 유연한 스텝으로 휘저어 놓으며, 자칫 인생의 스텝이 꼬일지라도 그조차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음을 유쾌하게 격려한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불협화음 속의 조화를 갖췄다. 초반에는 다소 중구난방의 소란처럼 보이지만, 착실히 한 스텝 한 스텝 캐릭터와 서사를 다듬어 나가 종내에는 주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졌을 법한 현실적인 질문들, 관계의 서툼이나 자존감 같은 고민거리를 다루고 있어 높은 공감도를 확보했다. 영화는 다소 투박하고 날 것의 느낌이 없지 않으나, 데뷔작에서 보여준 이 패기 있는 행보는 조현진 감독의 다음을 기분 좋게 응원하게 만든다. 가벼운 웃음과 묵직한 메시지 사이의 적절한 농도 조절 핵심에는 주연으로 나선 염혜란의 연기가 있다. 그녀는 이 무대의 중심을 잡는 최고의 바일라오라(플라멩코 여성 무용수)처럼 극의 밸런스를 조정하며 작품을 탄탄하게 견인한다. 그녀의 짝으로 나선 최성은 역시 어리숙함과 결기 사이를 오가는 새로운 얼굴로 관객 앞에 서서 준수한 파트너십을 선보인다.
이들이 빚어낸 영화의 메시지는 선명하고도 뜨겁다. 타인의 눈치를 보지 말고, 집시처럼 자유롭게 네 갈 길을 가라는 것. 스텝이 좀 꼬이면 어떤가, 그저 그 자리에서 다시 풀어버리면 그만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리듬에 몸을 던지라는 응원은 일상의 무게에 짓눌린 우리 모두에게 시원한 해방감을 선사하며, 때로는 엉망진창인 하루조차 하나의 근사한 춤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현실적인 고민과 판타지적 열정이 조화를 이룬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어느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레(Ole)!”라는 추임새가 터져 나올지도 모른다.
2026년 3월 4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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