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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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에드워드 버거
배우: 랄프 파인즈, 스탠리 투치, 존 리스고, 카를로스 디에즈, 이사벨라 로셀리니
장르: 드라마, 스릴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0분
개봉: 3월 5일
간단평
교황의 예기치 못한 죽음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로렌스’(랄프 파인즈)는 단장으로 선거를 총괄하게 된다. 각지에서 모인 추기경단은 신임 교황 자리를 놓고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 좀처럼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다.
쨍한 현악기 선율과 함께 발걸음을 재촉하는 한 남자를 비추며 시작하는 영화의 오프닝은 이후 긴박하게 돌아갈 ‘콘클라베’ 의식을 암시하는 듯하다. 투표권을 지닌 추기경단은 각기 다른 지향점 아래 삼삼오오 그룹을 짓기 시작한다. 선종한 교황의 유지를 받들어 시대의 흐름에 부응해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는 진보파, 이와 대척점에 있는 전통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보수파, 가톨릭 내부의 주요 요직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자와 아프리카 대륙 출신 추기경까지. 보이지 않는 물밑 작업이 시작된 와중에 마지막 추기경이 도착한다. 그는 최고 험지인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사역 활동을 해 온 ‘베니테즈’(카를로스 디에즈)다.
콘클라베에 모인 추기경단은 성직자의 성스러운 풍모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바로 이 대목이 영화 <콘클라베>의 가톨릭 내부의 통렬한 자기비판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진보를 지향하는 독단주의, 보수를 지향하는 수구주의, 성스캔들, 남성우월주의, 매관매직까지. 여느 단체에서나 흔히 볼 법한 인간 군상을 다 모아 놓은 듯. 그렇다고 이 영화의 목적이 가톨릭 내부의 부조리와 병폐를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는 데 있다는 이야긴 아니다. 오히려 치부를 드러내되, 이를 인정하고 쇄신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로렌스의 단호한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 누구든, 교황으로서 자격이 없는 후보라면 냉철하게 선을 그은 로렌스인데, 그가 마지막에 받아들이는 충격적인 진실은 과연… 이는 <콘클라베>의 최대 반전이라 하겠다. 랄프 파인즈가 고뇌하는 단장으로 분해 안정적으로 극을 이끈다. 넷플릭스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2022)을 연출한 에드워드 버거가 메가폰을 잡아, 또 한 편의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 수상작이다.
2025년 3월 5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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