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코랄리 파르자
배우: 데미 무어, 마가렛 퀄리, 데니스 퀘이드
장르: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41분
개봉: 12월 11일
간단평
외모지상주의와 인간의 탐욕을 기발하게 풍자한 영화 <서브스턴스>가 관객을 찾는다. 사물의 근간 혹은 본체 등의 의미를 지닌 ‘서브스턴스’를 타이틀로 내세운 이 영화는 ‘나’와 ‘젊은 나’와의 전무후무한 대결을 그린 바디 호러. 젊고 예쁘든 늙고 안 예쁘든 본질은 하나라는 사실을 망각 혹은 애써 무시하면서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일을 과장되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한때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명예의 거리까지 입성했던 대스타였지만, 지금은 TV 에어로빅 쇼를 진행하는 신세인 ‘엘리자베스’(데미 무어). 자기 이름을 내건 쇼에 자긍심을 갖고 왕성하게 활동 중이지만, 50세 생일날 프로듀서 ‘하비’(데니스 퀘이드)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는다. 이유는 ‘어리고 섹시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성으로서 더 이상 상품 가치가 없다는 사형 선고에 절망한 그녀는 우연히 기적의 약물에 관한 정보를 접한다. 바로 ‘서브스턴스’, 주사 한 방으로 ‘더 나은 나’가 될 수 있는 기적의 물질이다. 엘리자베스가 여성을 소비하는 세간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었다면, 함정이 있을 것이 뻔한 약물 따위야 가볍게 무시하고 말았겠지만, 인간이 그렇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기만 하겠는가. 그랬다면 이 영화는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것!
늙은 엘리자베스와 서브스턴스 주사로 탄생한 젊고 아름다운 ‘수’(마가렛 퀄리), 이들은 둘로 분열(?)된 한 몸이건만, 마치 ‘나’와 ‘다른 나’가 투쟁하듯 두 몸처럼 따로 놀다가 결국 점차 파국으로 치닫고 만다. 총량 불변의 법칙 같이 한쪽이 승승장구할수록 다른 한쪽은 쪼그라들기 마련인 형세인데 이 영화는 그 과정을 현미경과 돋보기를 수시로 바꾸어 들며 생생함을 넘어 역겨울 정도로 자세하게 중계하고 있다. 전신 노출은 물론이고 욕실 바닥에 껍데기처럼 널브러져 있는 신체, 특정 부위의 클로즈업 등 여성의 몸으로 스크린을 가득 메우고 있다. 때문에 그릇된 미의 관념, 젊음에 대한 맹종 같은 사회적 통념에 대한 통렬한 한방이든 두 방이든 그 의도가 어떠하든 보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감정이 고개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 점을 논외로 한다면 독특한 발상과 기막힌 표현법, 데미 무어의 열연, 비비드한 미장센 등 매우 영화적인 작품으로 보는 맛이 큰 영화다. 제77회 칸영화제(2024) 각본상 수상작이다.
2024년 12월 11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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