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박원상, 우미화, 최덕문, 조희봉, 이지원, 박서연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0분
개봉: 5월 22일
간단평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가던 ‘경은’(박서연)이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한다. 딸을 잃은 ‘경은’의 아빠 ‘병호’(박원상)는 남은 가족을 제쳐두고 사건의 진상 규명에만 몰두하지만 기나긴 싸움에 지쳐 쓰러지고, 그 충격으로 기억을 잃은 그는 목포와 안산, 진도를 정처 없이 배회한다. 그러는 동안 ‘병호’의 아내 ‘수현’(우미화)은 무기력에 갇혀 그런 남편의 모습을 외면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마주하는 부모님을 묵묵히 견디던 첫째 딸 ‘채은’(이지원)은 참아왔던 두려움을 터뜨린다.
지난 10년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간간히 우리 곁을 찾았지만, 이를 소재로 한 극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영화 프로젝트 ‘봄이 온다’를 기획한 연분홍치마와 4·16참사가족협의회가 공동제작해 더욱 의미가 깊은 <목화솜 피는 날>은 가족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의 지난 10년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병호’는 직장까지 그만두며 진상 규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반면에 ‘수현’은 딸의 죽음과 남편의 병증을 외면하고 일상에 집중하는데, 영화는 상처를 마주하는 태도가 상반된 부부의 갈등을 통해 유가족이 껴안고 있는 응어리를 밀도 있게 보여준다. 더불어 경제적 보상과 관련된 외부의 오해와 조직 내부적인 갈등 등 유가족과 활동가 집단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도 여과 없이 담았다. 전반적으로 감정적 과잉을 억누르고 최대한 사실적인 이야기를 직조하려 한 노력이 엿보이는 가운데 박원상, 우미화, 최덕문 등 베테랑 배우진의 깊이 있는 연기가 어우러져 진정성을 더한다. 그날의 기억을 공유하는 이들이라면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느낄 수 있겠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녹두꽃>, <소방서 옆 경찰서> 등을 연출한 신경수 감독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2024년 5월 21일 화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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