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6분
개봉: 11월 29일
간단평
‘돼지의 뇌를 이식한 사람은 돼지일까, 인간일까’ 아들 ‘미나토’(쿠로사와 소야)로부터 의미심장한 질문을 받고 당황한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 이를 기점으로 아들의 행동에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사오리는 용기를 내 학교를 찾아가 상담하기에 이른다. 교장 선생과 담임 ‘호리’(나가야마 에이타)의 부자연스러운 태도에 그녀는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눈치챈다.
아들이 담임선생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책임을 묻는 엄마, 이에 결백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담임, 반에서 괴롭힘 당하는 학생 ‘요리’(히이라기 히나타), 요리와 친해진 미나토까지 올해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괴물>은 과연 ‘괴물’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화살표를 돌리게 하는 여러 레이어를 지닌 작품이다. 형식적으로 챕터를 구분하지는 않았지만, 세 파트로 구성된 이 영화는 엄마, 담임, 그리고 두 소년을 주축으로 해서 이야기를 진척시켜 나간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선인과 악인은 누구인지 시종일관 물음표를 던지며 긴장감 있게 서사를 쌓아 올린다. ‘괴물 찾기’에 몰입하던 관객이 다다르게 되는 종착지는 결국, 상호 간에 신뢰가 약해지고 소통이 어려워진 현대를 살아가는 단절되고 고립된 우리들의 모습이다. 여기서 주목할 지점은 편견과 선입견으로 진실을 보지 못하는 어른과 달리 높은 회복탄력성을 지닌 아이들의 힘이다. 틀에 갇히지 않는 유연한 사고와 넘어져도 일어나 다시 뛸 수 있는 힘을 지닌 아이들을 사회나 기성세대가 보호라는 명목하에 억압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한편으로 <괴물>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치고는 상당히 영화적인 장치와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가 길어 올린 서스펜스와 감독의 설득력이 더해져서, 스토리텔링의 묘미가 한층 높아졌다. 초반부를 박력 있게 몰아붙인 ‘사오리’역의 안도 사쿠라를 비롯해 미나토와 요리로 분한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의 연기가 지극히 자연스럽다.
2023년 11월 28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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