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하명미
배우: 정이서, 김혜나
장르: 미스터리, 범죄,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8분
개봉: 8월 30일
간단평
어릴 때 자란 고향으로 돌아온 ‘정인’(정이서)은 할머니를 잃고 작은 마을에서 홀로 살아간다.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참견과 지적질을 해대는 이웃들과 한술 더 떠 끈적한 시선으로 정인의 빈틈을 노리는 사내들 등 주눅들어 살던 정인 앞에 도시에서 이사 온 자신만만하고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언니 ‘혜정’(김혜나)이 나타난다.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등 국내 미스터리·스릴러 장르를 대표하는 서미애 작가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녀의 취미생활>은 영화 <이끼> 세계관 속에 던져진 ‘델마’와 ‘루이스’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부조리와 불합리가 횡행하는 폐쇄적인 시골을 배경으로 하며 기존 질서에 반기를 둔 두 여성의 우정과 연대를 새겨 넣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고두심과 지현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빛나는 순간>의 제작을 담당한 하명미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감독은 한 어촌에서 동네의 최약체로 살았던 경험을 십분 살려 시골 마을의 배타적인 단면을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농촌 괴담’이라고 할 만큼 불쾌한 긴장감을 제대로 길어 올렸다. 때때로 드러나는 주민들의 혐오스러운 민낯, 인정이라는 허울 아래 폭력과 범죄에 둔감한 낮은 시민 의식 등을 효과적으로 조합하고 배치해서 정인과 혜정, 두 여성이 벌이는 아슬아슬한 행각에 설득력의 토대를 마련했다.
<기생충> <헤어질 결심> 등으로 눈도장 찍은 정이서는 연약해 보이지만 강단 있는 ‘정인’으로, 김혜나는 서울에서 온 센 언니 ‘혜정’으로 분해 침착하지만, 힘있는 연기로 킬링 워맨스를 완성했다.
2023년 8월 30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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