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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지만 격렬한, 숨은 그림 찾기 (오락성 7 작품성 7)
무명 | 2023년 4월 25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청얼
배우: 양조위, 왕이보, 저우쉰, 장정의
장르: 스릴러, 액션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2분
개봉: 4월 26일

간단평
1941년 진주만을 기습 공격한 일본은 조계지인 상하이를 점령하고 그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 일본 조직 내 침투한 비밀 요원들은 정체를 숨긴 채 은밀하게 움직이는 중, 망명을 신청한 한 공산당 간부의 담당자가 된 ‘허 주임’(양조위)은 그의 거처를 찾아간다.

현재와 과거의 시간대를 재구성한 영화 <무명>은 고요하지만 격렬하고, 차갑지만 뜨거운 스파이 영화로 퍼즐 맞추기의 묘미가 살아 있는 작품이다. 193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세월 동안 발생한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널뛰기하듯 배치했고, 그 시작과 끝을 비틀고 비선형적으로 맞닿게 함으로써 극에 몰입감을 끌어 올렸다. 일본 조직 내 스며든 혼재한 스파이들, 다시 말해 공산당에 맞서기 위해 일본과 연합하려는 국민당과 이러한 국민당 안에 침투한 또 다른 공산당 스파이들 등 한마디로 우군도 아군도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구도 덕분에 관객은 인물 하나하나의 행동과 표정, 조그마한 단서까지 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결말에 다다를수록 진실을 알아차리는 데서 오는 쾌감이 상당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감각적인 미장센과 일촉즉발의 공기를 품은 당시의 분위기를 세세히 재현해서 시대극의 면모 또한 갖췄다. 특히 후반부 ‘허 주임’ 양조위와 ‘예 선생’ 왕이보가 격돌하는 일대일 액션 시퀀스는 압도적인 박진감으로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손색이 없다. ‘양조위로 시작해서 왕이보로 마무리한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아이돌 출신 배우 왕이보가 대배우 양조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 존재감을 과시한다. <범죄분자>(1999)로 평단에 이름을 알린 청얼 감독이 양조위와 함께한 <라만대극소망사>(2016)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스파이 액션 누아르다.


2023년 4월 25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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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짚어주고 설명해 주는 영화는 이제 그만~ 관객을 위한 여백을 선호한다면 상당히 흥미로울 스파이 액션물
-액션 위주의 스파이물을 기대했다면, 상당히 정적이라는 + 불친절하게 느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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