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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치열, 처참, 허무 (오락성 8 작품성 7)
이니셰린의 밴시 | 2023년 3월 15일 수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마틴 맥도나
배우: 콜린 파렐, 브렌단 글리슨, 케리 콘든, 배리 키오간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4분
개봉: 3월 15일

간단평
1923년 아일랜드의 외딴 섬마을 ‘이니셰린’. 절친 ‘파우릭’(콜린 파렐)과 ‘콜름’(브렌단 글리슨)은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떨 정도로 돈독한 사이다. 어느 날 ‘콜름’은 돌연 ‘파우릭’에게 절교를 선언하고 그것도 모자라 그가 말을 걸 때마다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겠다는 무시무시한 엄포를 놓는다. ‘파우릭’은 관계를 회복해보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가기만 한다.

지난 12일(현지시각) 개최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 9개 후보를 올려 화제를 모은 <이니셰린의 밴시>는 비록 무관으로 그쳤으나 그토록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가 짐작이 가는 작품이다. 영화는 논리와 이성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 관계의 본연에 대해 예리한 시선으로 고찰한다. 나이를 먹을 대로 먹은 두 남자가 절교라는 유치한 행위를 해나가는 과정은 절대 우스꽝스럽거나 치졸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고요하지만 치열하고, 때론 처참하기까지 한 둘의 대립과 허무한 결과는 같은 시기 일어난 아일랜드 내전과도 닮아있다.

마틴 맥도나 감독은 전작 <킬러들의 도시>(2008), <세븐 사이코패스>(2012) 그리고 <쓰리 빌보드>(2017)로 쌓아온 독보적인 스타일과 기량을 십분 발휘한다. 사소해 보였던 작은 불씨가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튀며 큰 불로 번져간다는 플롯부터 서늘한 유머감각, 희비극이 한데 섞인 모순적인 장면과 대사들까지 영화의 모든 순간에 감독의 인장이 박혀 있다. <킬러들의 도시>, <세븐 사이코패스>에서 맥도나 감독과 함께한 ‘파우릭’ 역의 콜린 파렐은 물론 그와 함께 극의 주축이 되는 브렌단 글리슨, 케리 콘든, 배리 키오간 모두 이번 작품으로 오스카 주·조연상 후보로 선정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골든 글로브 3관왕, 베니스국제영화제 2관왕에 올랐다.

2023년 3월 15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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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도시>, <세븐 사이코패스>, <쓰리 빌보드> 마틴 맥도나 감독의 신작! 이번에도 골든 글로브, 베니스국제영화제, 영국 아카데미 등 유수 시상식 각본상을 휩쓸었다는데
-냉소적인 유머와 모순적인 상황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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