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
배우: 장만옥, 장 피에르 레오, 나탈리 리샤르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98분
개봉: 2월 1일
간단평
프랑스 영화 감독 ‘르네 비달’(장 피에르 레오)은 고전 명작 <뱀파이어>를 리메이크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홍콩 배우 ‘장만옥’(장만옥)을 뱀파이어 집단의 우두머리 ‘이마 베프’ 역으로 캐스팅한다. 그러나 파리에 도착한 그녀를 기다리는 건 창작의 활기가 사라진 썰렁한 현장과 지친 감독뿐, 결국 막다른 골목에 놓인 <이마 베프>는 완성을 눈 앞에 두고 길을 잃게 되는데.
<5월 이후>(2012)로 베니스영화제 각본상을, <퍼스널 쇼퍼>(2016)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초창기 작품 <이마 베프>(1996)가27년 만에 국내에서 정식 개봉한다. 루이 푀이야드 감독의 <흡혈귀단>(1915)을 오마주한 <이마 베프>는 고전 무성 뱀파이어 영화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프랑스 영화의 저물어가는 명성을 기록한 영화 속 영화, 영화에 관한 영화다. 장만옥이 본인 역으로 캐스팅돼 이제 막 유럽에 진출해 인종, 성차별적 시선에 시달리는 홍콩 배우 장만옥과 영화 속 영화 <뱀파이어>의 주인공을 연기한다. 프랑스 누벨바그 대표작 <400번의 구타>(1959)의 장 피에르 레오가 노쇠하고 신경질적인 ‘르네 비달’ 역을 맡아 시대에 뒤떨어진 뒷방 노인 취급을 받는 한물간 예술영화 감독으로 분했다. 이 두 인물의 조합을 통해 영화는 예술과 산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프랑스 영화 산업의 실태와 비효울적이고 불합리한 산업 구조에 자조 섞인 비판을 남긴다. 동시에 <뱀파이어> 스태프들의 대사에는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1990년대 아시아 영화와 할리우드에 대한 동경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극중 ‘르네’ 감독에 의해 재탄생한 <뱀파이어>의 실험적인 이미지는 파편적으로 짧게 삽입되지만 매 순간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으며 예술 영화의 존재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첨밀밀>(1994), <동사서독>(1996), <화양연화>(2000) 등 숱한 명작에 출연한 홍콩 배우 장만옥의 첫 해외 진출작이자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과의 첫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 주목할 시선 부문에 초청받은 장만옥은 이후 아사야스 감독의 <클린>(2004)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023년 2월 1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