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신구, 김지숙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시간: 84분
개봉: 1월 18일
간단평
지난 2006년 타계한 고(故) 신상옥 감독의 미공개 유작 <겨울 이야기>가 아들 신정균 감독과 조동관 촬영감독 등 후배 영화인들에 의해 후반 작업을 마무리 짓고, 18년 만에 관객을 찾는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님>(1961), <빨간 마후라>(1964), <벙어리 삼룡>(1964), <마유미>(1990) 등 한국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다수 배출하고 1994년 한국인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는 등 한국영화사의 거목이라 불리던 신상옥 감독의 마지막 작품은 늙음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다.
1970년대 일본 노인 복지제도의 근간을 뒤엎고 ‘개호보험’(장기요양보험) 제도의 도입을 이끌어낸 밀리언셀러 ‘황홀한 사람’을 원작으로 한 <겨울 이야기>는 아내의 죽음 이후 그 충격으로 인해 치매에 걸린 한 노인(신구)과 그를 돌보는 며느리(김지숙)를 통해 치매 가정의 고통과 갈등, 화해를 그린다. 영화는 인간의 이성이 상실되고 마침내 존엄성까지 파괴되는 질병인 치매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와 그의 가족, 그 중에서도 며느리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 과정에서 시큰둥한 태도로 냉정한 말을 내뱉는 손주나 아내에게 간병을 일임한 남편, 수험생 아들과 남편으로도 모자라 시아버지의 간병까지 도맡게 된 며느리 등 치매 노인을 둔 가족의 면면이 현실적으로 묘사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지금, 노인에 대한 복지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시사하는 유의미한 작품이다. 다만 20여년 전 제작된 만큼 현대의 젊은 관객 입장에선 말 그대로 ‘벽에 똥칠’을 하거나 며느리를 아내로 착각해 스킨십을 시도하는 노인과 직장까지 그만두며 시부를 돌보는 며느리의 관계에 몰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원로 배우 신구가 치매를 앓는 노인 역을 맡아 알몸 연기를 불사한다.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를 돌보는 며느리는 1977년 연극으로 데뷔해 수십 년간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한 김지숙이 연기한다.
2023년 1월 18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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