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산드라 오, 피벨 스튜어트, 더모트 멀로니, 오데야 러쉬
장르: 스릴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83분
개봉: 5월 11일
간단평
미국의 한 외딴 농장에서 딸 ‘크리스’(피벨 스튜어트)와 양봉을 하며 살고 있던 ‘아만다’(산드라 오)에게 그녀의 삼촌이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골과 유품을 챙겨 찾아온다. 그날 이후 ‘아만다’ 모녀의 평온한 삶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한인 이민자 가정의 무너진 아메리칸 드림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하우스 오브 서>(2010)로 샌디에이고아시안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한국계 미국인 아이리스 K. 심 감독이 비슷한 소재의 신작을 선보인다. 그런데 이번엔 다큐멘터리가 아닌 호러 영화다. 그것도 이 장르에선 마니아층이 꽤 탄탄한 샘 레이미 감독과 손잡고 말이다. 여기에 인기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와 <킬링 이브>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한국계 캐나다 배우 산드라 오가 주연이라니 호기심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다.
<엄마>는 생전의 한으로 이승을 떠나지 못한 미국 이민자 1세대 어머니의 혼, 딸을 향한 뒤틀린 집착과 비뚤어진 모정, 그리고 억압의 대물림을 소재로 삼은 할리우드 호러 스릴러다. ‘한’이라는 소재 자체도 다분히 한국적인데 초록색 때수건부터 시작해 한복, 하회탈, 제사상 같은 한국적인 이미지가 넘쳐난다. 하물며 제목조차 ‘마더’가 아니라 ‘엄마’(UMMA)다. 한국인으로서 반가운 작품이지만 아쉽게도 완성도는 기대에 못 미친다. 배우들의 어눌한 한국어는 몰입을 방해하고 무리수처럼 보이는 뜬금없는 설정도 자꾸 튀어나온다. 어설픈 시각 효과는 화면이 어두운 데도 티가 난다. 독특한 점은 제작자로 참여한 샘 레이미 감독의 자취가 영화 내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인데 특히 몇몇 시퀀스는 <드래그 미 투 헬>(2009)의 특정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다소 허무맹랑해서 웃긴 B급 호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2022년 5월 11일 수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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