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 <브로커>(제작: 영화사 집)가 10일(화)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이 참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 도쿄에서 화상 연결로 함께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올해 열리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본상 수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영화제는 몇 번을 가더라도 긴장되는 곳이다. 그러면서도 큰 기쁨이다. 이번 초청은 최고의 월드 프리미어가 아닐까 싶다”고 칸 진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영화의 주요 소재인 ‘베이비박스’에 대해서는 “일본에도 있고 한국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관심을 가졌다. 아이를 둘러싸고 선의와 악의가 존재하는 사람들이 펼쳐가는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브로커 ‘상현’ 역의 송강호는 “6~7년 전에 고레에다 감독님으로부터 이번 작품의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됐다. 오래 전부터 감독님의 작품 세계를 좋아했고 존경하는 예술가였기 때문에 출연 제안이 영광스러웠다”며 “감독님의 영화는 차가운 얘기로 시작해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끝나는 얘기일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영화는 오히려 따뜻하게 시작해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더라”고 전했다.
또 “섬세하고 치밀한 디렉션을 줄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자유로웠다. 감독님은 항상 배우들의 얘기를 듣고 싶어했다. 그리고 배우들을 존중하며 우리가 가진 것을 꺼내줬다”고 곁에서 지켜본 고레에다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 설명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크랭크인 전 봉준호 감독과 식사를 했다며 “봉 감독이 여러 조언을 줬다. ‘외국에서 영화를 찍는 만큼 불안한 마음이 크겠지만 일단 촬영이 시작되면 무조건 송강호에게 맡기면 된다’고 하더라. 또 ‘송강호 배우는 태양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현장이 밝게 빛나고 촬영 또한 잘 될 것’이라고 나를 안심시켰는데 함께 작업해보니 맞는 말이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강동원은 ‘상현’과 함께 베이비 박스를 발견한 ‘동수’를 연기했다. 파트너 송강호와는 12년 전 <의형제>(2010)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강동원은 “그때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봤지만 호흡도 더 잘 맞고 대화도 더 잘 통하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에 송강호는 “<의형제> 시절엔 강동원 배우가 마냥 청년 같았다. 반면 지금은 원숙하다. 삶을 이해해서 그런지 그때에 비해 깊이감이 생겼다”고 화답했다.
이지은은 이번 작품에서 아기 엄마 ‘소영’ 역을 맡아 평소 시도하지 않았던 탈색 머리와 과한 스모키 메이크업 등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배두나 선배와 단편영화로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다. (출연) 제안을 받고 <브로커>에 먼저 캐스팅된 배두나 선배에게 전화를 해서 여쭤봤다. 선배님도 제게 ‘그 역할과 너무 잘 어울릴 거 같다’고 하시더라. 좋아하는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확신을 가졌다”고 전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이지은 배우를 캐스팅 우선 순위에 뒀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촬영 일정으로 현장에는 참석하지 못한 배두나는 고레에다 감독과 <공기인형>(2010) 이후 12년 만에 재회했다.
극중 형사 ‘수진’을 연기한 배두나에 대해 히로카즈 감독은 “<공기인형> 이상으로 연기가 더 연마됐다. 빈틈도 없고 버릴 게 없는 연기였다. 다시 한 번 대단한 연기를 보게 되어 놀라웠다”고 놀라움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사의 미묘한 타이밍, 잠깐 뒤돌아보는 순간 등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정말 다채롭고 저력이 대단한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며 배두나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주영은 ‘수진’(배두나)의 후배 ‘이 형사’ 역을 맡았다. “형사라고 하면 고정된 관념이 있었는데 고레에다 감독님의 영화 속 형사는 달랐다”며 “형사들이 아이 엄마 ‘소영’을 쫓을 때도 그 속사정을 궁금해하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대본에 잘 드러나 있었다”고 인상 깊었던 부분을 전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배우진에게 수 차례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을 전하고 싶었다.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가능한 한 글로 전달하려 했다”며 편지를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브로커>는 6월 8일(수) 개봉한다.
사진제공_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