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꽃 기자]
예언 끝에 생긴 탐욕… 우아한 대사로 물들다
셰익스피어 비극 ‘맥베스’ 영화로
흑백 화면의 그윽한 연기 사이로 늙은 여인이 나타나 영주 ‘맥베스’(덴젤 워싱턴)에게 의미심장한 예언을 건넨다.
“이후에 왕이 될 것입니다”
<멕베스의 비극>은 영국 대문호로 불리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희곡 ‘맥베스’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예언 이후 탐욕이 생겨난 ‘맥베스’는 ‘덩컨 왕’(브렌단 글리슨) 암살 계획을 세우지만, 고뇌도 끊이지 않는다.
이때 목소리를 높이는 아내 ‘맥베스 부인’(프란시스 맥도맨드)은 남편을 한껏 부추긴다.
“나약하시군요, (…) 제 손도 당신처럼 빨갛지만 마음은 창백하지 않습니다.”
‘맥베스’가 말한다.
“마음속에 전갈이 가득하오, 사랑하는 부인”
원작 희곡의 감각을 반영한 듯한 화려하고 우아한 문어체 대사가 끝없이 이어진다.
“고대적이면서도 극도로 새로워” 해외 평론가 호평
대중적인 만족도는 미지수
지난해 9월 뉴욕필름페스티벌에서 최초 공개된 이후 해외 평론가들은 호평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추구하고 그에 따라 도덕적 상처가 생기는 것. 예술적 기교와 예리한 지성을 통해 구현되면서 고대적이면서도 극도로 새로운 느낌이 든다”고 썼다.
“밀도 높고, 독창적이고, 완전히 봉인된 경이로움“(Times(UK)), “독일과 프랑스의 표현주의 감성을 자극하는 섬세한 프로덕션”(The Jewish Chronicle)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대중적인 측면에서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물의 내적 고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작품 특성상 캐릭터의 연극적인 독백이 많고 추상적인 대사도 끝없이 이어진다.
반면 일관적으로 담백하게 연출된 흑백 영상이 볼거리를 중시하는 관객에게는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카우보이의 노래> 조엘 코엔 단독 연출
오스카 섭렵한 덴젤 워싱턴 & 프란시스 맥도맨드 조합
연출은 조엘 코엔 감독이 맡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카우보이의 노래>(2018)를 공동 연출한 동생 에단 코엔 감독 없이 단독으로 작업했다.
주연 배우는 ‘맥베스’역에 덴젤 워싱턴, ‘맥베스 부인’역에 프란시스 맥도맨드다. 두 사람 모두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공통점이 있다.
덴젤 워싱턴은 <트레이닝 데이>(2001)로 남우주연상을,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파고>(1996) <쓰리 빌보드>(2017) <노매드랜드>(2020)로 여우주연상 3관왕에 오른 바 있다.
두 배우의 저력 있는 연기가 작품에 힘을 불어넣는 측면이 크다.
브렌던 글리슨이 ‘덩컨 왕’, 코리 호킨스가 ‘맥더프’역을, 버티 카멜이 ‘뱅쿼’역을 연기한다.
<맥베스의 비극>은 할리우드 배급사 A24를 통해 지난해 말 일부 북미 극장에서 개봉했다. 애플TV+를 통해 오는 14일(금) 글로벌 관객을 만난다.
2022년 1월 7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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