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C. S. 포레스터의 소설 ‘굿 셰퍼드’를 원작으로 한 애플 TV+의 오리지널 <그레이하운드>. 독일군 U 보트 ‘울프팩’의 공격에 맞서 미국에서 영국으로 군수물자를 수송한 구축함들의 이야기를 다룬 전쟁영화다. 애플 TV+의 론칭과 함께 지난달 국내에서도 공개된 <그레이하운드>의 사소하지만 알찬 정보를 담고 있는 트리비아를 공유한다.
#원래는 극장 개봉용 영화였다.
2019년 1월, 소니픽쳐스는 당초 2019년 3월 극장 개봉이 예정되어 있던 <그레이하운드>의 개봉을 1년 이상 미루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로 개봉이 지속적으로 연기됐고 애플은 소니픽쳐스에 7천만 달러(한화 825억 원)를 지급하고 판권을 사들였다. 영화는 결국 2020년 7월 애플TV+에서 단독으로 공개됐다. 5천만 달러(한화 59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그레이하운드>는 당시 애플TV+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오리지널 작품으로 홍보됐다.
#톰 행크스, 알고보니 베테랑 각본가?
놀랍게도 주연배우인 톰 행크스가 각본과 제작까지 맡았다. 톰 행크스는 앞서 뮤지컬영화 <댓 싱 유두>(1996)부터 단편 다큐멘터리 <위대한 황야: 달에서의 걸음>(2005), 로맨틱코미디 <로맨틱 크라운>(2011)까지 세 편의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한 바 있다.
#원작과의 차이점은?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지휘하는 구축함 USS 킬링이 머핸급 구축함이지만 각색하는 과정에서 플레처급 구축함으로 설정이 변경됐다. 플레처급의 취역이 1942년 6월임을 고려하면 고증 자체가 틀린 셈이다. 다만 일부 관객은 현재까지 보존된 머핸급 구축함이 없기 때문에 촬영 상의 이유로 설정을 바꿨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다. 또 극중 대부분의 구축함은 함명이 아니라 콜사인(호출부호)으로 불리는데,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레이하운드’는 USS 킬링의 콜사인으로 원작에서는 ‘그레이하운드’가 아닌 ‘조지’였다.
#‘그레이하운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함선이다.
‘그레이하운드’의 함번은 DD-548로 실제로는 결번된 함번이다. 이러한 함번은 이외에도 DD-542, DD-543, DD-549 등이 있으며 각종 창작물에서 가상의 구축함으로 자주 등장한다고. 이밖에 영국 구축함 ‘이글’과 ‘해리’, 캐나다 해군 초계함 ‘디키’ 등 극중 등장하는 모든 함정들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함정이다.
#고증이 중요한 전쟁영화, 얼마나 정확할까.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42년 대서양에서 활동한 유보트는 40여 척이었다. 당시 대서양 전투에서 선단이 6척 이상을 잃으면 격전을 치렀다고 평가받는데, 1942년 내내 이런 선단들의 잠수함 격침 전과는 대개 한두척 정도에 불과했다고. 따라서 ‘그레이하운드’ 선단이 치른 대규모 전투는 어느 정도 과장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 극중 하급 장교가 함장에게 경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출항 중인 함선에서는 보고할 때를 제외하고는 경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밖에도 독일 유보트 지휘관 중 한 명이 무선 통신으로 ‘그레이하운드’를 조롱하는 장면 역시 사실과는 다르다. 만약 유보트가 무선 통신을 보낸다면 해군 함정은 무선 신호 방향 탐지기를 통해 유보트의 위치를 즉각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