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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기도하고, 매 순간 감사하며 (오락성 6 작품성 6)
당신얼굴 앞에서 | 2021년 10월 21일 목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감독: 홍상수
배우: 이혜영, 조윤희, 권해효, 김새벽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85분
개봉: 10월 21일

간단평
미국에 사는 ‘상옥’(이혜영)은 아주 오랜만에 여동생 ‘정옥’(조윤희)의 집을 방문한다. 아직 어스름한 아침, 잠든 동생의 얼굴을 가만히 지켜보던 그녀는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메모를 하고 외출 전 기도를 올린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그녀에겐 모든 순간이 감사하다.

<당신얼굴 앞에서>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왕년의 여배우 ‘상옥’의 24시간을 그린 드라마다. 영화는 홍상수 감독이 전작들에서 채택했던 내러티브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상옥’의 일상을 천천히 따라가며 대사와 내레이션을 통해 그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갑작스러운 줌 인과 줌 아웃, 대사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 순간적인 집중력을 끌어내는 감독 특유의 연출도 여전하다. 하지만 권해효와 조윤희, 김새벽, 신석호, 서영화 등 익숙한 홍상수 사단 배우들 속 새롭게 등장한 이혜영의 얼굴은 상당히 낯설다.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을 떠올리면 세련되고 날 선 그의 이미지가 영화에 잘 어울릴까 싶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혜영은 담백하고 무덤덤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 사이에 튀는 듯 자연스럽게 녹아 들며 시선을 끈다. 섬세한 완급조절이 더해진 힘 있는 어조는 연극적인 대사와 맞물리며 독특한 울림을 빚어낸다.

영화의 제목으로도 쓰인 “당신 얼굴 앞에 천국이 숨겨져 있다”는 ‘상옥’의 말에서는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상옥’과 홍상수 감독의 태도가 비친다. 매 순간 기도하고, 매 순간 감사하는 ‘상옥’의 모습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홍상수 감독의 26번째 장편영화로 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 초청작이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칸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됐으며 홍상수 감독의 칸 진출은 이번이 11번째다. 배우 김민희가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2021년 10월 21일 목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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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과 배우 이혜영이라는 예상치 못한 조합이 뿜어내는 시너지를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당신 얼굴 앞에 천국이 숨겨져 있다”는 주인공 ‘상옥’(이혜영)의 대사,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삶을 감사하기로 결정한 그의 모습을 보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는
-권해효, 조윤희, 김새벽, 신석호, 서영화 등 익숙한 홍상수 사단 배우들과 전작들과 비슷한 연출, 홍상수 감독의 전작 좀 봤다면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특별한 사건 없이 전개되는 단조로운 스토리와 연극적인 대사는 호불호가 갈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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