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쿠보타 마사타카, 코니시 사쿠라코, 소메타니 쇼타, 벡키, 오모리 나오
장르: 범죄, 멜로, 로맨스, 액션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07분
개봉: 12월 17일
간단평
‘데구루루’ 댕강 잘린 목이 바닥에 구르고, 긴 칼로 푹푹 찌르는 게 예사인 피가 철철 넘치는 현장이건만, 귀엽고 기발하다. 어딘가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잔인하지만, 체감도 낮은 범죄 액션물을 찾는다면 <퍼스트 러브>는 꽤 괜찮은 선택이다. 90년대 야쿠자 영화부터 <착신아리>(2003) 등 호러, <도코아포칼립스: 최후의 결전>(2015) 등 액션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허를 찌르는 스토리와 독창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온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사랑’ 이야기로 돌아왔다. 그간 장르의 융합을 끊임없이 시도해온 그답게 조폭 액션을 배경 삼아 순수한 사랑을 그려 넣는다.
촉망받는 복서 ‘레오’(쿠보타 마사타가)는 뇌종양으로 시한부를 선고받는다. 야쿠자 조직원 ‘카세’(소메타니 쇼타)는 형사 ‘오토모’(오모리 나오)와 짜고 조직이 유통하는 마약을 가로챌 계획을 짠다. 디데이, 예상치 못한 여성 ‘모니카’(코니시 사쿠라코)가 변수로 떠오르며 꼬이기 시작한다. <퍼스트 러브>는 조직의 배신자, 부패한 경찰, 시한부 선고를 받은 권투 선수 그리고 약물 중독 여성을 구성지게 엮어, 장르와 형식의 파괴를 꾀하며 거침없는 폭주극을 완성한다. 덤인 듯 핵심인 듯 로맨스를 동력 삼아 나가면서 때때로 실소를 유발하는 유머코드로 애교를 발휘한다. 죽은 애인의 복수심에 불타 어마무시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주리’(벡키)를 비롯해 과장된 캐릭터가 보이는 과잉의 수위가 적당해 유치 찬란으로 흐르지 않는 점도 영화의 미덕이다.
2020년 12월 15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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