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장-루이 트린티냥, 아누크 에메, 앙트완 사이어, 수어드 아미두, 모니카 벨루치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90분
개봉: 10월 15일
간단평
해변가에 서 있는 남과 여 그리고 그 주위를 뛰노는 어린 소년과 소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흐르는 프란시스 레이의 ‘빠~바밤 빠바바바밤, 빠바바밤~’의 경쾌한 선율, 끌로드 를르슈의 <남과 여>(1966)의 시그니처 장면이다. 유명 카레이서인 남자 ‘장-루이’(장-루이 트린티냥)와 영화사 비서로 일하는 여자 ‘안느’(아누크 에메)는 각각 또래의 아들과 딸을 둔 학부모다. 우연히 만나 상대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나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남과 여 20년 후>(1986)로 이별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줬던 그들이 <남과 여: 여전히 찬란한>(2019)으로 배우와 감독 그대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카레이서로 명성을 떨쳤던 ‘장-루이’는 현재 치매로 기억 속에서 헤매고 있다. 작은 상점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던 ‘안느’는 그의 소식들 듣고 망설임 끝에 찾아간다. ‘장-루이’는 사랑했던 연인 ‘안느’를 기억하지만, 앞에 선 여성을 알아보진 못한다. ‘안느’의 방문을 계기로 ‘장-루이’는 과거의 기억 속으로, 또 현재에서 상상의 여행을 떠난다. 차를 타고 추억의 장소를 방문하는 남과 여, 반짝반짝 빛나는 햇살이 눈부시게 노년의 그들을 비춘다. 여지없이 프란시스 레이의 선율이 그들을 감싸고, 젊은 날의 모습이 중첩되며 아련하게 향수를 끌어올린다. 캐릭터와 배우의 시간은 동시에 흘러 5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별다른 서사와 대사 없이도 인생과 사랑, 늙음에 대해 되짚어 보게 한다. <남과 여: 여전히 찬란한>이 각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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