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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 이정은, 연기 잘하는 그의 숨겨진 보석
2020년 3월 6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우리 지금 만나> 중 <여보세요>
<우리 지금 만나> 중 <여보세요>

<기생충>을 본 관객이라면 비가 거세게 몰아치는 밤에 가정부 ‘문광’이 초인종을 누르는 장면을 잊지 못한 것이다. 영화의 전후 분위기를 가르는 핵심적인 장면으로 이정은은 ‘문광’을 통해 대중에게 그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후 <타인은 지옥이다>, <동백꽃 필 무렵>, <나 홀로 그대>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그인데, 사실 <기생충> 이전에도 <변호인>(2014), <카트>(2014), <곡성>(2016), <택시운전사>(2017) 등을 비롯해 크고 작은 영화에서 신스틸러로 명품 조연으로 톡톡히 존재감을 뽐내 왔다.

연기 잘하는 배우 이정은의 숨은 보석 부지영 감독의 단편 <여보세요>(2018)를 소개한다.

 <우리 지금 만나> 중 <여보세요>
<우리 지금 만나> 중 <여보세요>

”지현씨”…“네, 혜교씨”

상대를 전지현과 송혜교로 부르며 전화로 이런저런 수다 떠는 두 여성. ‘전지현’이라 불리는 여성은 남한에 사는 ‘정은’(이정은)이다. 송혜교는 북한에 사는 여성(이상희)으로 남한에 가서 소식이 끊긴 아들을 찾고 있다.

식당 조리사로 일하는 ‘정은’은 밤에는 아르바이트로 건물 청소를 한다. 화장실 변기가 막히면 뚫는 것도 그의 몫이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보살피며 생활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정은의 생활에는 그다지 웃을 일이 없어 보인다.

자기 몸 하나 챙기기도 힘들 정도로 지친 정은은 어느 날 잘못 걸린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아들의 전화번호를 잃어버려 연락할 길이 없어져 발을 동동 구르는 북한 여성이다. 처음에는 귀찮기만 했던 그의 전화지만 ‘정은’은 어느새 전화를 기다리게 되고 서로 대화하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게 된다. 그렇게 남한과 북한에 사는 두 여성은 얼굴도 이름도 모른 채 ‘친구’가 된다.

이정은은 “나 역시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입장이고 아버지가 북한 출신이라 친족을 그리워하는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극 중 인물이 매우 가깝게 느껴졌다”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여보세요>는 <기사선생>, <우리 잘 살 수 있을까?>와 함께 엮여 장편 옴니버스<우리 지금 만나>로 작년 5월에 개봉했다.


2020년 3월 6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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