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 회견이 5일(토) 오후 신세계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렸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함께했다.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어느 가족>(2018)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일본을 벗어나 해외(프랑스)에서 외국 배우들과 작업한 첫 작품으로 편집, 각본, 연출을 맡았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프랑스 영화계의 대스타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를 주축으로 한 드라마. 현 애인, 전 남편, 매니저 위에 여왕처럼 군림하는 ‘파비안느’ 앞에 엄마에게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딸 ‘루미르’(줄리엣 비노쉬)가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출중한 업적을 남긴 아시아 영화인 및 단체에 수상하는 상인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선정했다.

감독은 “내 영화 인생은 부산영화제와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영화 100주년 해에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큰일”이라고 영화제를 향한 각별함을 드러냈다.

해외에서 외국어로 제작한 경험에 대해 “뛰어난 통역사를 만나 다행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하면서 “언어로 직접 소통하지 못하기에 가능한 한 편지로 전달했다. 국내 작업할 때도 손편지를 애용하지만, 이번에는 의식적으로 횟수와 내용을 늘렸다”고 소통 방식에 관해 말했다.

또 “촬영을 거듭할수록 언어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언어를 뛰어넘어 생각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영화 작업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작년 칸수상작 <어느 가족>을 비롯해 그간 <아무도 모른다>(2004),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등 감독은 가족을 테마로 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이에 감독은 “이번에는 가족 드라마를 의도하기보다 ‘연기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했다. 여배우 ‘파비안느’를 중심에 놓고 여배우가 아닌 딸과 젊어서 세상을 떠난 라이벌, 세 인물을 축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갔다”고 취지를 전했다.

“손꼽히는 미모로 격찬받던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까뜨린느 드뇌브의 매력을 다면적으로 생생하게 표현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딸, 어머니, 할머니 그리고 배우인 그녀의 얼굴과 다층적인 모습을 그리고자 여러 시도를 했다”고 중점 둔 바에 대해 말했다.

이어, “어둡고 무거운 영화를 만든다는 자각은 없으나 그렇게 느끼는 관객이 꽤 있는 것 같다. 감독으로서 내면에 음과 양을 지니고 있는데 이번엔 양(陽)적인 면을 끌어내고 싶었다”면서 “영화 본 후 밝음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악화된 한일 관계와 자국 내 상황에 대해 감독은 “수년 전 부산영화제가 정치적 압력으로 개최가 힘들었던 시기에 전 세계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향한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를 냈고 나 역시 미미하지만, 힘을 보탰었다. 그런 역경의 시기를 거쳐 더욱 굳건해졌다고 본다”면서 “영화인이 연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우회적으로 견해를 밝혔다.

또, “평소 작업할 때 국적을 특별히 의식하기보다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다. 동시대를 함께하는 아시아 감독, 허우 샤오시엔, 이창동, 봉준호 감독 등에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영화 작업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현장에서 만나는 영화인과의 교류를 통해 내가 속한 국가나 사회공동체보다 훨씬 더 큰 영화라는 공동체 안에 있음을 실감한다.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영화를 통해 연대하는 경지와 심경을 느꼈을 때 정말 행복하다”면서 “그런 시간을 거쳐 감독으로, 한 인간으로 성장했다고 느끼기에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진솔하게 답했다.


● 한마디
영화로 연대하다.. 다가오는 말!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19년 10월 6일 일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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