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관객이 봐줄까?”
초등학교 친구들 사이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드러낸 <우리들>(2015)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거머쥔 윤가은 감독이 7일(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신작 <우리집>(제작: 아토ATO)를 공개하며 그간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김나연, 김시아, 주예림, 안지호가 함께했다.
<우리집>은 매일같이 싸우는 부모님 사이를 걱정하는 초등학교 5학년 ‘하나’(김나연)가 동네에 사는 또래 동생 ‘유미’(김시아), ‘유진’(주예림) 자매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다. 안지호는 ‘하나’의 중학생 오빠 ‘찬’역을 맡았다.
전작 <우리들>과 직접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비슷한 또래의 어린이들을 다시금 주인공으로 세워 ‘집’에 관한 아이들의 생각과 고민을 녹여냈다.
윤가은 감독은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관객이 보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우리들>을 통해) 그런 영화를 좋아해 주는 분들도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개봉할 수 있을 줄도 몰랐던 영화로 예상치 못한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이 컸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상황이 응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들>에서 어린이들이 서로 예민한 감정을 주고받으며 싸우고 상처받았다면 <우리집>에서는 자신들이 가진 고민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며 힘을 합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윤 감독은 “가족은 내가 오랫동안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온 주제다. 내가 아이일 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이제 주어진 것 같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실제적 고민을 담은 이야기를 계속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정해진 대본 없는 즉흥 연기로 오디션을 치르고 일부 장면을 연기한 배우들은 그 과정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하나’역의 김나연은 “버스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 한 즉흥극은 우리의 생각을 그대로 쓸 수 있어서 색다르고 좋았다”고 답했다.
‘유진’역의 주예림은 “보통은 대본을 주고 오디션을 보는데 이 영화는 노는 것처럼 상황극을 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윤가은 감독은 “어린이들은 모든 속도가 성인보다 느리다. 영화 완성이라는 목표하는 바를 이루면서도 아이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중심에 두는 게 우리 촬영의 가장 큰 숙제였다”면서 “(아이들의 상태를) 잘 모를 때는 ‘지금 괜찮아?’, ‘더워?’, ‘화장실 가고 싶어?’, ‘쉴까?’ 같은 질문을 많이 하자는 걸 촬영 제1 원칙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배포한 자료집에는 촬영 현장에서 공유한 ‘촬영 수칙’을 공개했다.
‘어린이 배우들과 함께 하는 성인분들께 드리는 당부의 말’이라는 부제목의 ‘촬영 수칙’에는 “어린이 배우들과 신체 접촉을 할 때는 주의해주세요”, “어린이 배우들을 칭찬할 때는 외적인 부분보다는 배우로서의 태도와 집중력 등에 더욱 초점을 맞춰 주세요” 같은 상세한 지침이 담겼다.
윤가은 감독은 “<우리들> 당시 촬영 경험을 통해 어린이 배우들과 함께할 때 (어른들이)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을 알게 됐고 이번 작품에서는 그 내용을 잊지 않도록 다른 스태프에게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집>은 8월 22일(목) 개봉한다.
● 한마디
-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모범. <우리들>이 보여준 쓸쓸한 현실감에는 미치지 못한다.
(오락성 6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9년 8월 8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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