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에단 호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필립 에팅거, 세드릭 디 엔터테이너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2분
개봉: 4월 11일
시놉시스
이제는 역사 속 관광명소가 되어버려 신도들은 잘 찾지 않는 '퍼스트 리폼드' 교회의 목사 '톨러'(에단 호크)는 자신의 하루를 털어놓을 수 있는 일기를 쓰기로 한다. 일기는 컴퓨터가 아닌 노트에 직접 써서 지우고 수정 없이 솔직한 자신을 그대로 남기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신도 '메리'(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찾아와 자신의 남편을 만나달라고 부탁한다..
간단평
'퍼스트 리폼드'는 초기 미국 기독교 정착기에 세워진 역사적으로 의미를 지닌 곳이지만, 이제는 관광객이 드문드문 방문하는 관광 교회의 지위에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크고 부유한 '풍성한 삶' 교회의 재정적인 지원에 의지해 유지·운영되는 이 작고 적막한 공간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은 목사 '톨러'(에단 호크)다.
중년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말라비틀어진 고목 같아 보이는 목사는 신앙적으로도 사적으로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1년이라는 시한을 두고 손일기를 쓰기 시작했노라고 고백하는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언뜻 패배주의에 사로잡힌 듯하기도 혹은 신앙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몸짓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의 적요한 삶 속에 교회의 신도인 젊은 부부가 뛰어든다. 임신한 아내(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아기의 탄생을 고대하지만, 남편(필링 에팅거)는 아이가 태어나 살아갈 세상에 회의적이다. 극렬한 환경주의자인 그는 세상이 망가지는 모습을 좌시할 수 없다.
개인적 아픔과 좌절에 침잠해 있던 목사는 젊은 신도 부부와의 만남을 계기로 내부에서 외부로 시선을 돌리고, 사회를 병들게 하고 오염시키는 문제들을 직시하게 된다. 환경 파괴 나아가 건강하지 못한 사회로 몰아가는 여러 집단과 그들을 엄호하는 각계각층과 법과 제도들을 향해 목사는 '철퇴'를 내리려 한다.
<택시 드라이버>(1976), <성난 황소>(1980) 등으로 날선 시각을 보여온 각본가이자 감독 그리고 비평가인 폴 슈레이더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70대의 노장이 주목한 당면한 문제들을 상징적으로 풀어낸 화법이 은근하게 다가오고, 몇몇 장면은 또렷이 각인될 정도로 인상적이다.
가급적이면 심리적·시간적으로 여유로울 때 보길 권한다.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 그리고 대사를 곱씹을수록 다채로운 해석을 만나게 될 것이다. <레이디 버드>(2018), <유전>(2017), <문라이트>(2016), <더 랍스터>(2015) 등을 제작·배급한 A24 작품이다.
2019년 4월 12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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